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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봅시다]이집트가 단기간에 유병률을 확 낮췄던 이유는

[알아봅시다]이집트가 단기간에 유병률을 확 낮췄던 이유는

by 뉴시스 기사·사진 제공 2020.03.27

단기간에 적은 비용으로 C형간염 유병률을 낮춘 이집트의 사례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NEJM) 최신호에 소개됐다. NEJM은 논문 인용지수 70점 이상의 세계적인 의학저널이다.
대한간학회는 23일 “이집트의 사례는 코로나19 공포 확산의 현재, 정부와 의료계, 국민의 의지가 모이면 바이러스 질환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준다”고 밝혔다.
NEJM 19일자(현지시간)의 보고에 따르면 C형간염이 만연하던 이집트에서 국가적인 C형간염 퇴치 사업을 통해 단기간에 유병률이 4.6%에서 0.5% 이하로 크게 줄었다. 신규 감염자수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집트는 1950년~1980년대 광범위한 주혈흡충증 치료 과정에서 만성 C형간염이 만연, 성인 인구의 10% 정도가 감염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C형간염은 간경변증과 간암 등 간질환의 주요 원인이다.
지난 2014년 C형 간염 항바이러스 신약이 개발되자, 이집트 정부는 2018년까지 약 200만명 이상을 치료했다.
이후 2018년 5월 보건당국은 1년 안에 18세 이상 성인 6250만명을 대상으로 집단검진 및 치료를 완료하겠다고 선언했다. 국내에서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의료기관에 선별검사소를 설치했다. 공장, 사무실, 기차역, 사원, 경기장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검진 차량을 이용한 선별검사팀을 운용했다.
검진기간 동안 5800~8000개 검진팀이 하루 12시간씩 운영됐다. 신속진단키트(항체검사)는 협상을 통해 개당 0.58달러로 가격을 인하했다. 중합효소연쇄반응(polymerase chain reaction:PCR)을 이용한 확진검사 또한 4.8달러의 낮은 가격으로 책정됐다.
신속검사는 20분 안에 결과가 나왔다. 양성자는 2주 안에 근처 병원으로 자동 예약을 통해 PCR 검사를 진행했고, 확진 결과는 5일 이내에 통보됐다.
최종 확진자에겐 경구용 항바이러스제인 소포스부비르와 다클라타스비르를 12~24주간 병용 투여했다. 선별검사로부터 약제 투여까지 걸린 평균 기간은 약 10일이었다.
그 결과, 2018년 10월1일부터 2019년 4월30일까지 7개월간 전체 대상 인구 6250만명의 79.4%(4963만 여명)가 선별검사를 받았다. 검사에서의 양성률은 4.6%였다.
선별검사 양성자 중 바이러스가 검출된 경우는 76.5%였다. 이 중 91.8%가 치료를 시작했다. 치료가 완료된 환자 중 98.8%가 완치 판정을 받았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선별검사 비용은 1인당 40.7달러 소요됐다. 선별검사 양성자 1인당 추가 확진검사와 치료에 소요된 비용은 총 130.6달러다.
대한간학회 임영석 총무이사(울산의대 소화기내과 교수)는 “집단 선별검사를 통해 무증상 감염자를 발견하고 치료하는 전략이 통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우리 의료계와 정부도 충분히 시행을 고려해 볼 수 있는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C형간염 퇴치를 위한 정부의 의지와 의료계, 제약업계, 국민의 협력을 이끌어 낸다면 기적을 연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간학회는 지난 2018년 10월~2019년 1월 전남 구례군에서 주민 4235명을 검사해 17명을 확진하는 등 소규모 지역사회에서 C형간염 퇴치사업을 수행한 바 있다.
<뉴시스 기사·사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