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이미지

경제·생활

경제·생활 : 웰빙/트렌드

장애 구분없는 ‘무장애통합놀이터’

장애 구분없는 ‘무장애통합놀이터’

by 뉴시스 2015.10.30

휠체어를 탄 채 그네를 탈 수 있다면?

놀이터 풍경이 조금씩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장애·비장애 아동들을 모두 고려한 이른바 '무장애통합놀이터'가 올해 국내 최초로 만들어진다.

무장애통합놀이터는 비장애 아동 위주로 만들어진 기존 놀이터 대신 장애와 비장애 아동들이 함께놀고 어울릴 수 있도록 고안된 곳. 장애인 전용 놀이터와는 다르다.

때문에 그동안 턱이 높아서, 계단이 많아서, 탑승 공간이 좁다는 등의 이유로 미끄럼틀과 시소를 타지 못했던 장애아동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오는 12월 서울 어린이대공원 내에 만들어질 무장애통합놀이터는약 2800㎡규모로 아름다운재단과 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이하무장애연대), 서울시설공단, 대웅제약 등이 협력해 조성된다.

엉덩이를 걸치고 다리와 팔의 힘을 이용해 탈 수 밖에 없었던 그네도 등받이와 벨트 설치로 몸을가누지 못하는 아이들이 탈 수 있다. 그런가 하면 바구니 모양의 그네도 선보여 장애인과 일반아동 여럿이함께 즐길 수 있도록 고안됐다. 회전 놀이시설 역시 휠체어에서 내리지 않고 이용할 수 있다.

지난 2013년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에 따르면 세계 인구 중 장애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15%. 10억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무장애통합놀이터가 보편적 놀이터란 개념으로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2005년 장애인 시민단체 무장애연대에서관련 개념을 연구한 지 10년 만에 결실을 보게 됐다.

물론 이전에도 장애아동을 배려한 놀이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지난 2006년과 2008년 서울숲과 국회 어린이집내에 무장애 놀이터가 생기긴 했지만 휠체어 통행로 확보 등 접근성 완화에만 초점을 맞췄을 뿐 실제로 장애아동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은 되지 못했다는지적이 많았다. 이에 따라 차제에 놀이기구 디자인부터 시공을 완전히 새로 했다.

이를 위해 재단 및 관계자들은 장애아동과 부모들의 놀이터 체험 모습을 관찰, 놀이행태를 분석하는가 하면 해외 시설을 답사하기도 했다.

지체장애인으로 독일의 통합놀이터를 직접 체험해보고 왔던 무장애연대의 배융호 사무총장은 "장애아동에게는 놀 권리 자체가 박탈되어 온 거나 마찬가지다"며 "40년 넘게 장애인으로 살면서 놀이터에 가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어려서 기구를 이용해 놀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고 당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모든 사람이 어울릴 수있는 사회가 되려면 어린 시절부터 장애를 넘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경험과 연습이 필요하다"면서 "통합놀이터가 그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개장을 앞두고 있는 '무장애통합놀이터'의 이름 공모전도 오는 28일까지 진행된다.

무장애통합놀이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거주 지역이나 연령에 제한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1인당 3편 이하로 공모할 수 있으며, 무장애통합놀이터의 새 이름과 그 의미를 작성해 제출해야 한다.

접수는 무장애연대(www.accessrights.or.kr) 홈페이지를통해 진행된다. 문의전화는 02-765-6835로 하면 된다.

<뉴시스 기사 ·사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