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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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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 정부와 함께 '체육계 성폭력' 고강도 대책

대한체육회, 정부와 함께 '체육계 성폭력' 고강도 대책

by 뉴시스 기사·사진 제공 2019.01.15

대한체육회가 정부와 긴밀히 협조, 최근 잇따르고 있는 체육계 성폭력에 강력한 대책을 마련한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15일 오전 11시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제22차 대한체육회 이사회에 출석, 체육계 성폭력에 대해서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체육계는 성폭력 문제로 홍역을 앓고 있다.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이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기도 한 심석희가 조재범 코치에게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폭로한 데 이어 여자 유도선수였던 신유용도 과거 코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파문이 일고 있다.
이러한 '체육계 미투'는 다른 종목으로 번질 조짐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감내하기 어려운 고통 속에서도 용기를 내 준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그 용기에 위로 말씀을 드린다. 아울러 지원과 성원, 격려를 해 준 국민 여러분과 후원해준 정부, 기업 여러분들에게도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대한체육회는 내부 관계자들이 징계 및 상벌에 관여하면서 자행된 관행과 병폐에 대해 자정 기관으로서 기능을 다하지 못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국민 여러분에게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반성하기도 했다.
"정부와 긴밀한 협의 하에 조직적 은폐나 묵인, 방조 시 해당 연맹을 즉각 퇴출시키겠다. 지도자들이 선수들의 미래를 좌지우지하며 부당한 행위를 자행하는 것 또한 뿌리 뽑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체육계를 향해 강도 높은 쇄신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체육계에는 추문과 잡음이 끊이지 않았고 체육계 쇄신의 요구도 끊임없이 높아졌으나, 체육계는 달라지지 않았다"며 "이런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에 대한민국의 체육의 미래가 걸려 있다고 느낀다. 대한체육회는 명운을 걸고 내부를 혁신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 비서관·보좌관 회의에서 "피해자들이 용기 있게 털어놓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말한 것과 맥을 같이하는 발언이다.
이기흥 회장도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이번 사건을 계기로 광범위하고 철저한 심층 조사를 실시해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 최고 책임자로서 시스템을 완벽히 구축하고 정상화시키겠다.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쇄신하겠다"고 다짐했다.
"성폭력 가해자는 영구 제명하고 국내외 취업을 완전 차단하겠다"면서 "메달을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온정주의 문화를 철폐하겠다. 전수 조사해 결과에 따라 사법 처리 및 검찰 고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폭력 문제를 외부 기관에 위탁할 뜻도 내비쳤다. 이 회장은 "성폭력 조사 및 교육을 외부 전문 기관에 위탁 실시하도록 하겠다. 사안 처리를 외부 전문 기관, 시민 사회 단체, 한국 여성 인권 진흥원 등에 전권 의뢰하고 인권 전문가를 필수 참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체육계의 기조인 '엘리트 체육 시스템'의 근본적 변화도 시사했다. "정부와 협의 하에 엘리트 체육 육성 방식을 전면 재검토해 개선책을 마련하겠다. 도제식 훈련의 근원적 개선책을 만들겠다"면서 "정부, 시민단체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즉각적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알렸다.
한편 이 회장은 이날 이사회가 끝난 후 곧장 자리를 떴다.
<뉴시스 기사·사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