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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공격적 마케팅에 다시 '북적'

유니클로, 공격적 마케팅에 다시 '북적'

by 뉴시스 기사·사진 제공 2019.11.20

유니클로가 매장에서 히트텍을 무료 증정하는 이벤트를 열면서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노재팬(No Japan)'을 적극적으로 헤쳐 나가겠다는 마케팅의 일환이다.
20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현재 '15주년 기념 감사제'를 진행 중인 유니클로는 히트 상품인 히트텍(발열내의), 플러피얀 후리스(플리스) 재킷, 울트라 라이트 다운 등을 최대 4만원 할인한 특별가에 판매하고 있다.
행사 내용 중에서 특히 구매 가격과 무관하게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을 구입하는 고객들에게 10만장의 히트텍을 선착순으로 증정한다는 점이 논란을 불러왔다. 1인 1장씩, 일일 수량이 소진되면 조기 종료될 수 있기에 오전부터 유니클로 매장에 줄이 늘어서 있는 모습이 어렵지 않게 발견된다.
무료증정 이벤트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잡음이 일었는데도, 유니클로 측은 히트텍 증정 이벤트를 알리는 보도자료를 지난 18일에도 배포했다. 차라리 노이즈 마케팅으로라도 사태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유니클로는 지난 7월 일제 불매운동이 시작된 이래 줄곧 대표적인 불매 브랜드로 지목돼 왔다. 손님이 오는 것을 방해하는 감시단마저 생기면서 몇 달째 오프라인 매장이 썰렁했던 것과는 달리, 공짜 내의 증정과 큰 폭의 할인으로 최근엔 오랜만에 매장이 분주한 상황이다.
이런 현상을 두고 시민들의 의견은 양분되는 양상이다. "공짜 내복을 받으려고 자존심을 팔았다"며 비난하는 이들과 "개인 소비의 자유를 왜 제약하려 하느냐"고 맞서는 사람들의 팽팽한 기싸움이다.
특히 사회 유명인사들도 이슈에 뛰어들면서 논란은 당분간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불매운동 초반 유니클로 일본 임원이 '한국의 불매운동은 오래가지 못한다'고 비하했고, 예전에는 전범기인 욱일기를 티셔츠에 새겨서 판매했으며, 최근엔 일본군 위안부를 조롱하는 광고를 제작한 게 유니클로"라고 했다.
서 교수는 "사이즈나 색을 고를 수 없는데도 고객들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며 "이런 회사에서 공짜로 나눠주는 내복을 꼭 받으러 가야만 하느냐"고 날 선 비판을 했다.
전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객원교수도 "'조선인들은 공짜라면 오금을 못 편다, 조선인들은 외상이라면 소도 잡아먹는다'가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의 대표적 혐한 담론이었다"며 "유니클로의 히트텍 무료 배포는 공격적 마케팅이 아니라 혐한 마케팅"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목소리에 "본인의 신념은 존중하지만 왜 불매운동을 강요하느냐", "대체재를 찾아보려 했으나 수 년 동안 만족하며 쓴 상품을 외면하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등의 의견도 나온다. 물론 이들은 드러내놓고 발언하지 않는다는 게 다른 점이다. 오프라인 매장엔 소비자가 뜸했어도, 유니클로 온라인몰에선 품절 사태가 속출한다는 점만 봐도 '샤이 유니클로', '샤이 재팬'족(族)들이 많다는 방증이다.
공짜 히트텍 소동으로 발열내의 시장도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기술이 뛰어나든, 마케팅을 잘 한 것이든 유니클로가 발열내의 시장을 폭발적으로 키웠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히트텍은 마땅한 대체품이 없어 유니클로를 찾을 수 밖에 없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이 회사가 주춤한 틈을 타 여름부터 국내 제조유통일괄(SPA) 브랜드가 점유율을 늘리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유니클로의 무료증정 이벤트에 신성통상의 SPA브랜드 '탑텐'도 맞섰다. 발열내의인 온에어 20만장을 증정하기로 한 것이다.
탑텐 관계자는 "한 해 동안 일본 SPA브랜드의 대항마로 소비자들의 많은 지지와 사랑을 받은 만큼 확실하게 보답하고자 준비했다"며 "온에어는 '한국인에게 일본 내복 안 입히겠다'는 염태순 신성통상 회장의 포부와 자부심으로 기획된 만큼 가성비의 상징적 아이템이자 탑텐을 대표하는 아이템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탑텐은 모달코튼 천연소재를 써 화학섬유를 사용하는 경쟁사보다 예민한 피부에도 자극적이지 않고 부드러운 착용감을 자랑한다고 강조한다. 온에어는 지난달까지 기획물량 대비 35%의 판매율을 기록 중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는 올해 처음으로 발열내의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달 초 흡습발열, 보온, 항균 기능의 '자주온(溫)'을 출시한 것이다. 캐시미어보다 얇고 섬세한 원사가 사이사이로 들어온 열에너지를 오랜 시간 머금어 보온을 극대화시켜 준다는 설명이다.
<뉴시스 기사·사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