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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은 대표님] 친구의 친구를 아시나요

[김재은 대표님] 친구의 친구를 아시나요

by 김재은 대표님 2019.05.07

어느 날 전혀 생각하지도 않은 사람으로부터 도움을 받은 적이 있는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 사람이 나에게 도움을 줄 이유가 없는데도 말이다.
어쨌거나 고마운 일인지라 그 사람에게 이유를 물었지만 뚜렷한 대답을 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왜 그럴까?
오늘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바로 그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함이다.
너나 할 것 없이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아주 사소하게라도 누군가를 도운 적이 있을 것이다. 길을 가다 길을 묻는 어르신에게 길을 안내하거나 물건을 들어다 드린 일도 있을 것이고, 아파트 경비실 아저씨에게 수고하신다는 말씀과 함께 음료 한 병이라도 드린 일, 아니면 지하철에서 몸이 불편한 사람에게 자리를 양보한 일도 있을 것이다. 기억은 가물가물할지 모르지만 장삼이사라면 아마도 누구나 일상에서 이런 경험을 해 보았을 것이다.
즉 내가 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세상에 나눈 것이다. 말 그대로 ‘give’를 한 것이다.
그 ‘give’가 씨앗이 되어 자라나고, 사람과 사람을 거쳐 결국 누군가의 ‘give’가 나에게 돌아온 것이다. 여기서 하나, 나는 가까운 사람을 도왔는데 이상하게도 그 사람은 나를 돕지 않고 ‘잘 모르는 사람’이 나에게 ‘give’를 하는 걸까?
약한 결합의 강점(The Strength of Weak Ties)이란게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마크 그라노베터 교수의 논문에서 나온 말이다. 일반적 상식과는 달리 가까운 사람들보다 간헐적으로 접촉하는 약한 네트워크(weak ties)로부터 더 많은 도움을 받는다는 것이다. 연구를 위해 조사를 해보니 새로운 직장을 찾는 구직자들에게 도움이 된 것은 강한 네트워크(strong ties)보다 약한 네트워크였다는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지만 뭔가 생각할 거리를 주는 것은 틀림이 없다.
내가 무심코 한 선한 행동이 돌고 돌아 낯선 누군가로부터 나에게 다시 돌아온다는 것, 얼마나 즐겁고 흥미 있는 일인가. 여기서 작은 제안을 하나 하고 싶다.
일상 속에서 작지만 선한 행동을 습관처럼 해 보자는 것이다. 그리고 이왕 하는 거라면 정성을 들여 해보면 좋겠다.
영화 역린에 나온 중용 23장 구절은 이러하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에 배어 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혀지고 밝혀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정성을 들여 내가 할 수 있는 선한 행동, ‘give’를 하자.
그 ‘give’가 숱한 사람들을 돌고 돌아 나에게 온다. 행복의 선순환이 일어나는 것이다.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비밀이 여기에 숨어있는 것이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선순환을 믿고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들을 포함한 나에게 다가온 작은 인연에 정성을 다해보자.
대신 그 가까운 사람들에게 ‘기대’는 갖지 말자. 우리에겐 ‘친구의 친구’가 있고 그들이 언제인가 나에게 도움을 줄 테니까.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눈부신 5월, 내가 할 수 있는 ‘give’를 통해 즐거운 순환의 물꼬를 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