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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판권 교수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관계

[강판권 교수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관계

by 강판권 교수님 2019.05.20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관계는 그 어떤 것도 서로 요구하지 않는 사이다. 누군가에게 요구할 때 불편함이 생기기 때문이다. 특히 사람관계에서 힘든 것 중 하나가 뭔가를 요구할 때다. 인간은 부부관계, 부모와 자식관계, 선후배관계, 친구관계, 연인관계 등 일상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관계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대부분 관계 속에서 상처를 받는다.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고 나면 관계를 피하거나 만남을 줄이기도 하지만 심할 경우 대인기피증까지 이른다.
일상에서 상처를 덜 받으면서 살아가려면 만남의 대상을 바꿀 필요가 있다. 하늘과 땅은 만남의 대상에서 아주 중요하다. 사람들은 매일 하늘과 만나지만 하늘과 만난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인간은 하늘이 없다면 한순간도 살 수 없지만 하늘에 대해 고마워하는 마음을 갖지 않는다. 사람들은 매일 기상예보를 통해 하늘의 움직임을 생각하지만 정작 하늘과 관계를 맺지 않는다. 매일 하늘과 관계를 맺으면 하루를 편하게 보낼 수 있다. 하늘은 시시각각 변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은 인간의 삶은 물론 모든 생명체의 삶에 큰 영향을 준다. 하늘은 시시각각 변하지만 어떤 것도 인간에게 요구하지 않는다. 하늘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기 때문에 인간은 하늘에게 기도한다. 땅도 하늘처럼 인간이 매일 만나는 대상이지만 땅에 대해 감사하는 사람은 아주 드물다. 땅에 농사를 짓는 사람은 땅의 소중함을 알고 있지만 도시에서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땅을 잊고 산다. 땅을 잊고 산다는 것은 자신의 뿌리가 어디 있는지를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하늘과 땅과의 만남은 정말 엄청난 일이다. 인간은 하늘과 땅 사이에서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이 하늘과 땅과의 관계를 제대로 맺기만 하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보면 인간이 하늘과 땅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인간이 하늘과 땅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하늘과 땅이 건강해야만 인간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사람 중에서 건강한 하늘과 땅을 만나면서 살아가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매일 미세먼지와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미세먼지의 일상화는 인간이 지구와 맺은 관계가 아주 좋지 않다는 뜻이다. 지구와 좋지 않은 관계는 인간이 자초한 것이다. 미세먼지는 하늘의 참모습을 막아버린다. 하늘의 참모습을 보지 못하는 삶은 정말 불행하다. 하늘의 참모습은 인간의 참모습을 드러내는데 아주 중요하다. 지금과 같은 하늘이라면 모네의 작품은 탄생할 수 없다. 모네의 작품 중 《건초더미》는 빛의 변화에 따라 자연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한국 사람은 이제 하늘의 빛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삶의 방식도 엄청나게 바뀔 수밖에 없다.
모든 관계는 다양한 모습으로 만날 때 유지할 수 있다. 다양한 모습은 언제나 하늘과 땅처럼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다. 누군가의 힘을 빌려서 드러내는 모습은 오래 유지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아름답지도 않다. 사람들이 세상과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스스로 당당하게 사사로운 욕망을 걷어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