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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판권 교수님] 커피문화와 인문학

[강판권 교수님] 커피문화와 인문학

by 강판권 교수님 2020.03.16

커피문화는 인문학의 미래다. 커피는 차와 더불어 인류 역사상 위대한 음료이다. 커피문화는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의 일상에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의 커피 소비량은 해마다 가파르게 늘고 있다. 기본적으로 커피를 생산할 수 없는 우리나라에서 커피가 국민의 일상을 바꿔 놓은 이유는 무엇일까. 커피는 꼭두서니과 늘푸른중간키나무이다. 커피나무의 학명(Coffea arabica L.)에는 커피에 대한 기본 정보가 담겨 있다. 커피의 학명을 붙인 사람은 동·식물의 학명을 라틴어로 체계화한 스웨덴의 식물학자 린네이다. 린네가 학명을 붙인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알려진 나무는 은행나무다. 커피나무의 학명 중 속명(Coffea)‘코페아’는 ‘커피나무’라는 뜻이고, 속소명(arabica)‘아라비카’는 커피나무의 종류를 의미한다. 아라비카는 세계 커피 생산량의 60~70%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커피 품종이다. 학명에는 커피의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았지만, 아라비카를 대표하는 에티오피아를 비롯한 동아프리카가 커피의 원산지다.
커피나무의 꽃은 하얀색이다. 커피나무와 형제인 치자나무의 꽃도 하얀색이다. 꽃이 진 자리에 열매가 달리면 꽃만큼 아름답다. 우리나라에서도 커피나무는 간혹 커피전문점에서 화분에 키우기도 하고, 비닐하우스에서 꽤 많이 키우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실물을 만날 수 있다. 나도 하루에 적어도 한 잔 정도 커피를 마신다. 나는 주로 직접 콩을 구입해서 아메리카노 형태로 마시지만 간혹 다양한 형태의 커피를 마신다. 나는 커피전문점을 방문할 때마다 사람들로 가득 차 있는 광경에 놀란다. 내가 사는 동네만 해도 커피전문점이 여러 곳이다. 전문점에 들어가 커피를 마시면서 사람들이 주문하는 메뉴를 보면 무척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람들이 커피를 즐기는 가장 큰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무엇보다도 커피의 무한 변신일 것이다. 커피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커피 종류는 기억하기 어려울 만큼 다양하다. 이 같은 커피의 다양성은 원두를 볶아서 만든 원액을 기본으로 삼아 여러 가지를 융합하는 방식 덕분이다. 게다가 커피전문점에는 커피의 원액을 넣지 않은 메뉴는 물론 커피와 더불어 먹을 수 있는 다양한 메뉴가 있다. 최근에는 커피와 빵의 결합이 유행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계절에 맞는 과일과 결합한 제품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오늘날 커피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과 결합하면서 우리나라의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이것이 제4차 산업혁명시대의 커피문화다. 인문학도 커피문화처럼 세상의 모든 것과 소통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의 인문학자들은 본인이 직접 커피를 마시면서도 아직 세상의 모든 것과 소통할 자세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세상의 변화를 주도해야 할 인문학자들이 오히려 세상의 변화를 따르지조차 못하는 것이 인문학 위기의 본질이다. 스스로 거침없이 학문의 경계를 허물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경계를 허무는 일은 인문학만의 과제가 아니다. 세상의 적잖은 갈등은 경계를 둘러싼 이해관계에서 발생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모든 분야에서 경계를 허무느냐에 달렸다. 경계를 허물어야만 그 자리에 새로운 것이 들어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