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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 스님] 시국과 코로나에 대한 단상

[정운 스님] 시국과 코로나에 대한 단상

by 정운 스님 2020.09.01

코로나19 전염증이 잠잠해지나 싶었는데, 8월 15일을 기점으로 확진자가 늘고 있다. 무엇보다도 안타까운 점은 종교로 인해 확진자가 늘어난다는 점이다. 종교와 국가가 대립하고 있는 양상이다.
인도 고대[B.C. 6세기], 석가모니 부처님 시대에는 전쟁이 일어나면 부처님이 직접 가서 싸움을 말리기도 했다. 전쟁을 일으키려던 왕들이 부처님 말씀을 듣고, 본국으로 되돌아가기도 했다. 또한 왕들과 귀족들이 성인聖人들에게 ‘어떻게 나라를 이끌고 사회를 이끌어야 하는지’를 물었다. 곧 종교가 사회를 걱정해 주고, 길을 제시해 주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동서양의 종교는 사회에 메시지를 던져줌으로써 사회를 주도하는 측면이었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는 그 반대가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국가가 경제적ㆍ정신적으로 힘들 때 종교가 사회를 끌어안고 보듬어주어야 하는데, 오히려 국가에서 종교를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즉 종교 단체 행사로 인해 코로나 전염을 확산시키고[필자의 의견], 집회 참여자들은 전염증 확진 검사를 받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으니, 도대체 어찌 된 일인가?
이 세상 어떤 일이든 그 무엇이든 누가 옳고 그르다고 판단할 수 없다. 하지만 그 판단 기준에 있어 분명한 것이 있다. 자신의 언행이 누군가에게 피해를 준다면 그것은 옳은 행위라고 볼 수 없다. 내가 귀찮다며 마스크를 쓰지 않음으로써 타인에게 피해를 준다면 이 또한 옳은 행위가 아닌 것이다. 또한 종교인이 자신의 종교를 위해 다른 종교에 피해를 입히거나 나라에 피해준다면 이 종교는 올바른 종교라고 볼 수 없다. 즉 내 기준점이 아니라 타인에게 피해를 입혔는지, 이익을 주었는지에 윤리 기준을 두어야 한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터에 인터넷에 안 목사님의 글이 올라왔다. ‘코로나 감염시대가 전해주는 메시지’라는 제목의 글이다. 그 내용을 소개하면 이러하다.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것은 잠잠하라는 뜻입니다. 손을 자주 씻으라는 것은 마음을 깨끗이 닦으라는 말입니다. 사람과 거리를 두라는 것은 자연을 가까이하라는 뜻입니다. 대면 예배를 하지 말라는 것은 언제 어디서나 하나님을 바라보라는 뜻입니다. 집합을 하지 말라는 것은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라는 뜻입니다”
현 실태를 긍정적인 시점에서 바라보는 목사님께 박수를 보낸다. 불교 경전[화엄경]에도 이와 비슷한 내용이 있다.
“대소변을 볼 때는 ‘모든 더러움을 제거하고, 탐ㆍ진ㆍ치 3독을 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길이 반듯한 길을 볼 때는 ‘마음을 정직하게 하고 청정심을 가져야지’라는 서원을 세워야 한다. 가시밭길을 볼 때는 ‘탐ㆍ진ㆍ치 삼독의 가시를 뽑아야지’라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다리(bridge)를 볼 때는 불법의 다리를 만들어 ‘깨달음의 저 언덕[彼岸]으로 건너가야겠다.’라는 서원을 세워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이들이 힘든 시기를 겪는다. 이런 때, 나의 이익이 아닌 타인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고, 이왕이면 밝고 긍정적인 쪽에 관점을 두자. 그리고 타인에게도 밝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하자. 그러면 부메랑이 되어 그대에게 행복이 올 것이다. 반드시 극복된다. 조금만 버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