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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 목사님] 오우무아무아

[한희철 목사님] 오우무아무아

by 한희철 목사님 2020.09.02

‘오우무아무아’라는 말은 낯설기만 합니다. 세상에 태어난 아기의 옹알이 같기도 하고, 막 말을 배우기 시작한 아기가 뜻도 없이 반복하는 말 같기도 하고, 어떤 단어 하나가 깊은 동굴 속을 지나며 만들어낸 메아리 같기도 합니다.
오우무아무아(Oumuamua)는 하와이 말(語)에서 따온 것으로, ‘먼 곳에서 온 메신저’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2017년 세계 천문학자들의 눈이 지구에서 약 3천4백만 km 떨어진 우주 공간을 향하던 중 미지의 물체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 물체는 지금까지 관측된 천체들과는 매우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었는데, 태양계 밖 다른 행성계에서 만들어져 태양계로 들어온 최초의 '성간(인터스텔라) 천체'로 파악이 됐습니다. 이를 처음 발견한 이들이 하와이대학의 연구팀이었기 때문에 하와이어로 된 이름을 얻게 된 것이었습니다.
다른 행성계에서 만들어진 천체가 태양계로 진입을 한 것을 인류 최초로 관측을 했으니, 천체과학자들이 흥분을 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태양계를 찾아온 뜻밖의 손님, 세계 각국의 연구진들은 낯선 천체의 비밀을 풀기 위해 오우무아무아에 관심을 기울여 왔습니다. 오우무아무아의 정체가 드러나면 우주의 기원을 밝히거나, 현대 천문학의 난제인 '암흑물질'의 비밀에 접근할 수 있는 단서를 얻을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오우무아무아의 모양은 길이 200m 폭 30m 정도의 기다란 고구마 모양으로 추정이 되는데, 이해하기 힘든 것이 있었습니다. 속도였습니다. 태양계 내 혜성과 소행성들은 평균 초속 19km로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반해 오우무아무아는 초속 87km라는 매우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이런 특이한 속도로 인해 천문학자들 사이에선 오우무아무아가 소행성인지 혜성인지를 놓고 논란이 일기도 했고, 일각에서는 외계인이 타고 다니는 우주선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오우무아무아가 태양 곁을 지날 때 물 성분의 얼음이 녹아 가스 형태로 빠져나가면서 가속이 붙어 일반적인 천체들보다 훨씬 빠른 속도를 내게 된 것이라고 보는 의견도 있고, 오우무아무아가 아직까지 우주에서 발견된 적 없는 수소 얼음으로 되어 있어 우리가 알고 있는 속도 이상을 낼 수 있다고 짐작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현재 오우무아무아는 빠른 속도로 태양계를 지나가고 있습니다. 최초로 관측된 2017년 10월에는 지구에서 3천4백만 km 떨어진 곳을, 2017년 9월에는 태양과 가장 가까운 곳을, 2017년 11월에는 화성 궤도를, 2018년 5월에는 목성 궤도를, 2019년 1월에는 토성 궤도를 지났으며, 2022년에는 해왕성 궤도를 지나 태양계 밖을 벗어날 것으로 예측이 됩니다.
우주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신비가 가득합니다. 우리의 지식으로 우주를 담는 것은 작은 컵에 바다를 담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문득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오우무아무아가 아닐까, 멀리서 온 메신저가 아닐까 싶습니다. 서로를 그렇게 바라볼 때,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특별한 의미가 될 수 있는 것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