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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에 마지막까지 봉사하고 싶어"

"생에 마지막까지 봉사하고 싶어"

by 평택교차로 김현 기자 2014.05.14

▲ 고희(古稀)에 봉사 시작한 김영명 씨

김영명 씨는 10년 전인 2004년에 봉사에 입문한 늦깍이 자원봉사자다. 그는 지인의 권유로 경기도 평택시 남부노인복지관에서 구연동화 교육프로그램을 수강한 뒤 유치원ㆍ보육원 아이들을 대상으로 구연동화 시연봉사를 시작했다.
김씨는 2004~2005년 구연동화 시연봉사를 통해 수백 명 아이들의 보이지 않는 상처를 치유해 줬다. 2006년부터는 시연봉사 대신 이미용 봉사를 돕기 시작했다.

"아이들과 1년간 쌓인 정이 있어 그만두기가 너무 아쉬웠었죠. 하지만 복지관 내 노인들이 하나둘 별이 되는 걸 보면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이들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이후 김씨는 지금까지 8년째 평택남부노인복지관에서 이미용 봉사를 돕고 있다. 오랜 시간 한 곳에서 봉사해 '터줏대감'이라고 불릴 정도다. 그는 이미용봉사가 있는 날이면 가장 빨리 와서 미용도구를 챙겨두고 봉사대상은 누구인이 꼼꼼히 확인하다. 봉사가 시작되면 몰려드는 사람을 정리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이미용 서비스는 복지관 이용자면 누구나 차례로 받을 수 있는데도 성미가 급해 자기가 먼저 왔으니 자기 차례가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이 있어요. 이럴 때 '자네는 저번 주에도 머리 다듬었잖아'라고 달래서 돌려보내기도 하고 '이 사람이 그러면 쓰느냐'면서 타이르는 일이 제 일입니다."

그는 "전화나 문자로 차례를 통보해도 되지만 남은 생애 동안 정든 복지관 사람들의 얼굴을 한 번이라도 보고 이야기 나누고 싶어 직접 이곳을 찾는다"며 "생애 마지막까지 봉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복지관 이야기를 더 듣고 싶다고 조르자 김씨는 "복지관 봉사에 늦었다"며 빠른 걸음으로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