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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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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 새해 벽두부터 장바구니 물가 비상…"소비자 부담 가중"

신축년 새해 벽두부터 장바구니 물가 비상…"소비자 부담 가중"

by 뉴시스 기사·사진 제공 2020.12.29

2021년 신축년(辛丑年) '흰 소의 해' 새해 벽두부터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식음료 가격인상이 본격화되는데다 배달대행업체 수수료 인상으로 인한 외식업체들의 가격 인상이 현실화될 수 있어서다.
또 국내에서 생산되는 식재료와 해외에서 수입되는 곡물 가격이 올 한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면서 가공식품 인상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코카콜라·포카리스웨트 가격 줄줄이 인상 예고
코카콜라음료는 내년 1월부터 편의점용 코카콜라 가격을 100∼200원 올린다. 캔은 1400원에서 1500원, 1.5ℓ 페트병은 3400원에서 3600원으로 인상한다. 탄산수 '씨그램'도 1300원에서 1400원으로 오른다.
일반 음식점에 납품하는 업소용 코카콜라 가격도 이달부터 인상됐다. 음식점 점주에게 코카콜라 공급 시 적용하는 할인율을 조정한 것이지만 사실상 가격 인상과 다름없다.
국내 코카콜라 유통을 담당하는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매년 코카콜라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편의점용 코카콜라 가격을 인상한 것은 2016년 11월 이후 4년 2개월 만이다.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코카콜라 가격 인상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동아오츠카도 내년 1월부터 편의점용 '포카리스웨트' 245㎖ 판매가를 1300원에서 1400원으로 7.7% 인상한다. 2018년 5월 이후 약 2년 반 만이다.
편의점용 '오로나민C' 120㎖는 1200원으로 기존 대비 20% 오른다. '데미소다' 250㎖ 가격은 1200원에서 1400원으로 16.7% 높인다. 해태htb도 편의점용 '평창수' 2ℓ 가격을 1400원에서 1500원으로, '갈아 만든 배' 1.5ℓ는 3900원에서 4300원으로 인상한다.

◇배달앱 수수료 인상→외식업체 가격 인상 우려↑
배달대행업체 수수료 인상이 외식업체가 판매하는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배달 수요가 증가하자 배달대행업체는 외식업체를 대상으로 한 수수료 인상에 나섰다.
생각대로, 바로고, 부릉 등 배달 대행업체는 1월1일부터 배달비를 인상할 계획이다. 수수료 인상은 프랜차이즈 피자, 치킨, 햄버거 등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과 인건비 등이 증가하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피자, 치킨 등은 할인 행사를 많이 하지만, 코로나19로 경제상황이 악화된 만큼 소비자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식품업계, 가격 인상도 초읽기…국내 식재료 가격 '껑충'
식품업계의 고민도 커지는 모습이다. 코로나19 여파로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해 가격 인상을 자제했지만 식재료 가격 상승으로 더 이상 가격 인상을 미루기 힘든 상황이 오고 있어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으로 20㎏ 쌀 소매가격은 6만600원으로 집계됐다. 1주일 전 가격인 6만478원보다 122원 올랐고 1개월 전 6만242원보다 358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년전 가격과 비교하면 쌀 가격 상승은 더욱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1년전인 2019년 12월28일 20㎏ 쌀 소매가격 5만1891원 대비 올해 가격은 16.78% 상승한 것으로 계산된다.
찹쌀 1㎏ 소매 가격은 4906원으로 1년 전 4409원 대비 11.27% 올랐다. 콩 500g 소매가격은 5327원으로 1년 전 4761원 대비 11.88% 올랐고 팥 500g 소매가격은 9033원으로 1년전 7247원 대비 24.64%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고구마(밤 1㎏), 감자(수미 100g)는 각각 5838원, 294원으로 1년전 가격인 4010원, 246원 대비 45.58%, 19.51% 가격이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축산물도 대부분 1년전 가격대비 올랐다. 한우등심 100g 9060원→9744원, 한우양지 100g 5692원→6005원, 한우안심 100g 1만1332원→1만2496원, 국산냉장 삼겹살 100g 1778원→2121원, 목살 100g 1724원→2004원 등으로 상승했다.
닭고기의 경우 도계 1㎏ 소매가격이 5215원으로 1년전 5254원 대비 소폭 내림세를 보였지만 식품에 많이 사용되는 계란 특란 30개 기준 소매가격은 5720원으로 1년전 5316원 대비 7.5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식량작물과 축산물의 가격 상승세는 즉석밥을 비롯해 편의점 도시락 등의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고 재료비 인상 감당하지 못하는 외식업체들도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설 수 있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주요 곡물 수입액 오름세는 가공식품 가격 인상 요인
소맥, 옥수수, 대두박, 대두 등 우리나라의 주요 곡물 수입액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식품업계가 생산·판매하는 가공식품의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중국을 비롯해 유럽과 미국 등 세계 곡물 시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국가와 지역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노동력 부족 현상을 겪었고 이는 곡물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밀은 유럽·북미·흑해 지역에서의 작황이 좋지 않아 가격이 올랐고 옥수수는 중국의 수입 증가와 미국 재고량 감소 등으로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설탕은 세계 최대 설탕 생산국인 브라질, 태국 등에서 생산 감소로 가격이 상승세다.
이 같은 상황을 수치로도 나타났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지난 5월 이후 10월까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국제 제품 가격에 실제로 반영되지 않은 이유는 환율 하락의 덕을 많이 봤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해외 주요 국가에서 들여오는 곡물 수입분들은 3~6개월 이후 대금을 지급하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최근의 상승분은 2021년 상반기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곡물가격 인상을 반영한 밀가루 수입 및 공급업체가 출고가 인상에 먼저 나서고 밀가루를 사용한 빵, 과자, 라면 등의 판매가 인상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식품업계 "곡물가 상승세 이어지면 가격 인상 불가피"
실제로 식품업계 일각에서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주요 식량작물과 축산물 가격 상승세가 내년에도 이어지고 해외에서 들여오는 곡물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A업체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이 올 한해 장마 등으로 크게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년에도 이런 상황이 이어질 경우 가격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B업체 관계자는 "미국과 호주산 밀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를 경우 밀가루값 인상이 현실화될 수 있고 이는 식품업계 전반적인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내년 초 식품업체들이 곡물가격 상승분을 반영해 판매하고 있는 가공식품에 대한 도미노 가격 인상을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부 곡물의 불안정한 수급이 전체 곡물 가격 상승을 촉발할 것으로 예상한다. 곡물 수입분 상승분은 2021년 상반기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제 곡물의 가격 상승이 생산자 물가지수 상승을 촉발하고 결국 가공식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뉴시스 기사·사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