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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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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심장 노리는 '심부전'…재입원·사망의 병

겨울 심장 노리는 '심부전'…재입원·사망의 병

by 뉴시스 기사·사진 제공 2021.01.06

영하권에 머무는 겨울 추위가 이어지며 심혈관계 질환에 빨간불이 켜졌다. 심부전, 협심증, 심근경색 등 심혈관계 질환을 가진 환자들에게 겨울 추위는 치명적이다.
추운 날씨에는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높아져 심장이 부담을 받게 된다. 뇌졸중이나 심장마비를 유발하기도 한다. 심부전 환자들을 힘들게 하는 입원 역시 증가한다. 실제로 심부전 입원 환자의 대부분은 응급실을 통할 정도로 위급한 상태다. 입원으로 인한 비용 부담까지 초래한다.
심부전은 심장이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해 체내 대사에 필요한 충분한 양의 혈액을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다양한 심장 질환의 마지막 단계에서 발생한다. 국내 심부전 환자 수는 2019년 기준 14만2000여 명으로, 5년 간 21.5% 이상 증가했다.
특히 겨울의 추운 날씨는 말초 혈관을 수축하게 해 좌심실 기능 부전 등을 초래할 수 있다. 심혈관계 질환 발병 위험을 높인다. 일본, 캐나다, 미국 등에서 심부전 입원의 계절적 추이를 분석한 결과, 입원 환자는 여름에 감소, 겨울에 증가했다.

◇퇴원 후에도 재입원 반복…막대한 입원비 부담
심부전 입원 환자는 이미 심각한 상태로 입원하기 때문에 퇴원 후에도 재입원 과정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만성 심부전 환자의 83%는 급성 심부전으로 1회 이상 입원하며, 퇴원 후 30일 간 환자 4명 중 1명이 재입원한다.
대부분 입원이 반복되는 패턴을 보이기 때문에 입원비 부담도 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심부전 환자의 진료비 부담은 2015년부터 연 평균 19%씩 증가했다. 2019년 기준 심부전 전체 진료비 부담의 90%가 입원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 겨울은 심장과 함께 환자들의 경제적 상황도 제동이 걸리기 십상이다.

◇입원 직후 초기 치료 선택이 삶 바꾼다
심부전 입원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보통 입원 환자들은 급성 심부전 입원 후 안정기를 거쳐 퇴원 후 만성 심부전으로 진행되는 질환의 진행 양상을 띤다. 이에 맞춰 입원 후 퇴원 전 진행하는 초기 치료 선택, 즉 가이드라인에 따른 최적화된 치료법이 중요하다. 재입원 감소는 환자들의 입원비 부담도 줄인다.
실제 해외에서는 인구 고령화 등으로 증가하는 심부전 환자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심부전의 체계적 관리와 지원을 통해 입원을 줄이는 성과도 보이고 있다. 또 현재 국내외 심부전 가이드라인에선 급성 심부전 환자의 초기 치료제로 유용성이 검증된 약제를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에 맞춘 최적화 치료 효과를 확인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급성 심부전 입원 후 안정화된 환자들에게 심부전 신약 치료 시 표준 요법 대비 심부전 중증도 평가와 예후에 사용되는 바이오마커(NT-proBNP) 수치가 감소했다. 심부전 재입원도 유의하게 줄었다. 입원 초기 최적의 치료가 시행됐을 때 심부전 악화와 재입원이 개선되는 결과다.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순환기내과 최성훈 교수는 “심부전은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증가하는 질환으로, 특히 입원으로 발생하는 비용은 환자들에 큰 부담이 된다”며 “ 재입원을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심부전 치료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지만 국내는 새롭게 등장한 심부전 재입원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증명된 약제의 입원 중 사용이 보험 기준상 허가되지 않아 부득이하게 퇴원 후 사용해야 하는 제한이 있다”며 “따라서 퇴원 후 불안정한 상태의 심부전 환자가 재입원 반복의 위험 상황에 놓이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뉴시스 기사·사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