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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박규영 "스위트홈, 인생 터닝 포인트…악역 해보고 싶어"

[인터뷰]박규영 "스위트홈, 인생 터닝 포인트…악역 해보고 싶어"

by 뉴시스 기사·사진 제공 2021.01.07

투톤핑크머리에 야구방망이를 휘두르는 베이시스트. 배우 박규영이 넷플릭스(Netflix)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을 통해 성공적인 이미지 변신을 일궜다.
지난해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정신병원 간호사 남주리 역을 맡아 청순한 면모를 드러낸 그는 K-크리처극과 만나며 강렬한 걸 크러쉬 매력으로 존재감을 각인했다.
4일 화상으로 만난 박규영은 스위트홈과의 첫 만남에 대해 "기존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설레었고 재밌었다"고 기억했다.
인간들이 저마다의 욕망으로 인해 괴물로 변해간다는 독특한 세계관 속에서 박규영은 괴물과 기꺼이 맞서는 강단 있는 베이시스트 윤지수를 연기했다.
박규영은 "처음 봤을 때 지수는 강하고 걸크러쉬 매력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화법이나 목소리를 통해 그런 매력을 주고 싶었고 외적으로도 개성이 강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탈색, 화장, 피어싱 등으로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또 강한 모습을 보이지만 누구보다 여리고 아픈 감정이 있는 인물이다. 개성과 감정에 신경 쓰면서 표현했다"고 강조했다.
윤지수를 표현하기 위해 기타 연주와 액션 연기에도 공을 들였다.
박규영은 "베이스라는 악기를 다뤄본 적이 없다. 지수가 오랜 시간을 다룬 악기라 익숙하게 보이고 싶었다. 3개월 정도 꾸준히 레슨을 받았다"며 "야구도 방망이를 손에 쥐어본 적이 없는데 쇠방망이가 정말 무거웠다. 야구방망이가 주 무기기 때문에 스크린 야구장에서도 연습하고 액션 스쿨에서도 지도를 많이 받았다"고 회상했다.
베이스를 연주하는 첫 등장 신에 대해서는 "지수의 캐릭터를 보여주는 첫 등장이라 신경 썼다. 단순히 시늉만 하고 싶지 않아서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 그 장면을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액션 연기 또한 첫 도전이었다. 괴물과의 전투 장면과 관련해서는 "상상에 기반을 두어서 연기하는 거라 감독님 스태프들, 선배님들과 호흡이 중요했다"면서도 "크로마키에서뿐 아니라 괴물 분장을 한 배우들과 호흡해서 조금은 수월했다. 액션 연기가 처음엔 생소했지만 하면 할수록 익숙해지고 괜찮은 그림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만족해했다.
인상 깊은 괴물로는 '연근괴물'을 꼽았다. "웹툰에서도 가장 인기가 있었던 연근이가 인상깊었어요. 연근이는 김설진 안무가님이 연기를 해주셨는데 처음 촬영한 괴물이기도 해요. 실제로도 설진 선배께서 연기하는 모습을 봐서 더 애착이 가는 것 같아요. 사람 몸이 어떻게 저렇게 움직이고 목소리가 나오지하면서 감탄하면서 봤어요."
괴수 호러 장르지만 박규영은 독실한 국어교사 정재헌(김남희 분)과 애틋한 로맨스까지 그려내며 '케미 요정'으로도 활약했다.
박규영은 "제가 잘했다기보다 좋은 동료를 만난 복이라고 생각한다. 남희 선배님에게 동기부여를 많이 받았다"며 "모든 상황, 감정, 공간에 대해 정말 많이 공부하시고 해석이 안 되면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아마도 서로에게 배우고 시너지를 얻으면서 자연스럽게 케미가 나온 것이 아닐까 싶다"고 언급했다.
극 중 재헌과의 감정에 대해서는 "러브라인이라기보다는 고립된 상황에서 오는 전우애와 이성으로서 호감 사이인 어디쯤 있는 감정이 아닐까"라면서 "재헌의 마지막 고백에서 자신의 마음을 확인하게 된 거 같다. 그 이후 감정적으로 변화가 있었을 것이다"고 해석했다.
이어 "재헌이가 고백하는 장면에서 '그것도 신의 뜻이에요'라고 묻자 '아니에요. 제 뜻입니다"라고 답한다. 그 대사를 되뇌면서 감정을 모았다"고 부연했다.
반항기 넘치는 고교생 이은유(고민시)과 그려낸 워맨스와 관련해서는 "민시가 다가와 주지 않았다면 가능했을까 생각이 든다"며 "지수와 은유는 앙숙이지만 서로 위로를 받기도 한다. 친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케미가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지수 외에 하고 싶은 캐릭터는 이도현이 연기한 은혁이다. 박규영은 "도현이가 연기를 잘해서 그런지 캐릭터가 너무 매력 있더라. 냉철한 표정을 가지고 감정이 없어 보이지만 도현이가 미세한 근육으로 표현을 다 해냈다. 그런 인물을 맡으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스위트홈'은 지난달 18일 190여개국에 동시 공개돼 한국은 물론 11개국에서 일일 인기순위 1위, 미국선 3위까지 오르는 등 화제를 모았다.
박규영은 "넷플릭스 퀸스겜빗을 너무 재밌게 봤는데 그 다음 순위에 스위트홈이 있더라. 아직도 어안이 벙벙하다. 한국 작품과 내 연기를 세계에 알리게 돼서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넷플릭스 작품은 전 세계에서 본다는 것이 큰 이점인 것 같다. 내 연기를 다른 나라에서 본다는 것이 신선하고 엄청난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새로운 도전이었던 '스위트홈'이 연기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됐다고 짚었다.
그는 "스위트홈을 찍고 최근에 악역을 너무나 해보고 싶다. 외적으로도 살을 많이 빼서 날카로워 보이는 역할에 도전하고 싶다"며 "착하고 순해 보이는 캐릭터들을 꽤 했다.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연기를 하면 재밌을 것 같다"고 바랐다.
2016년 웹드라마로 데뷔한 박규영은 어느덧 6년 차 배우가 됐다. 평소 과거를 돌이켜보지 않는다는 그는 "주어진 것, 앞으로 할 것에 집중하니 시간이 흘렀다. '스위트홈'을 찍고 돌아봤는데 나에게 수고했다라고 말해주고 싶다.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스타일이어서 칭찬을 한 적은 없는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개성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색깔로 표현한다면 흰색이요. 어떠한 것을 입혀도 내 색깔만으로 재탄생하는 캐릭터나 연기를 보여주고 싶어요. 목표를 정하지는 않아요. 단지 매일 매순간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싶을 뿐이에요."
<뉴시스 기사·사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