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풀어도 역부족…더 벌어진 상ㆍ하위 소득격차
재정 풀어도 역부족…더 벌어진 상ㆍ하위 소득격차
by 뉴시스 기사·사진 제공 2021.02.19
지난해 4분기에도 상ㆍ하위 가계 소득 격차가 더욱 벌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경제위기가 취약계층에게 특히 치명적이라는 것이 다시 한 번 드러난 셈이다. 재난지원금은 물론 각종 보조금, 금융지원 등 재정의 역할도 양극화를 막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점 역시 여실히 나타났다.
19일 통계청의 '2020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소득 분배 상태를 나타내는 지표인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4.72배로 1년 전(4.64배)보다 0.08배포인트(p) 증가했다. 5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이 1분위보다 4.72배 많다는 의미다. 이 지표는 수치가 클수록 소득 불평등의 정도가 심한 것으로 해석한다.
특히 근로ㆍ사업소득 등 시장소득만을 기준으로 한 5분위 배율은 7.82배로 1년 전 6.89배보다 0.93배p나 증가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164만원)이 이 기간 1.7% 늘어난 반면, 상위 20%인 5분위 소득(1002만6000원)이 2.7% 증가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이 숫자만 보면 양 계층 모두 소득이 늘어난 것으로 보이지만, 소득유형별로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상황은 훨씬 심각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1분위 계층의 소득은 근로소득 등 노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소득은 크게 감소했고, 이를 정부 재정 등 공적이전소득이 메꾸면서 플러스(+)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재정 지원이 사라지면 당장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무늬만 증가'인 셈이다.
4분기 1분위의 근로소득은 13.2%나 감소했는데 이는 코로나19 여파가 닥친 작년 1분기부터 4분기 연속 추락이다. 소득 하위 20~40%인 2분위 근로소득 역시 5.6% 감소하면서 1년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대면서비스업종을 중심으로 내수 업황이 쪼그라들면서 임시ㆍ일용직 근로자의 휴ㆍ실직이 늘어왔던 것이 소득 통계에서도 드러난 셈이다.
1ㆍ2분위의 사업소득은 각각 6.2%, 3.0%씩 증가하는 모습이 보였지만, 역시 섣불리 긍정적으로 해석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보다 소득 상위 계층인 3분위(-5.7%), 4분위(-5.1%), 5분위(-8.9%)에선 사업소득이 일제히 감소했다는 점에서다. 1ㆍ2분위 소상공인의 장사가 잘 돼 사업소득이 늘어난 것이 아닌, 3ㆍ4ㆍ5분위 자영업자들이 소득 감소로 아래 계층으로 이동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 보는 게 더 타당하다는 해석이다.
이에 반해 5분위의 근로소득(+1.8%)은 전 소득 분위 가운데 유일하게 증가를 나타냈다. 3ㆍ4분위는 증감이 0%로 현상이 유지됐다. 망가진 내수와 달리 수출에선 개선세가 나타나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대기업 고소득 근로자들의 벌이에는 큰 타격이 없었다는 의미다.
저소득층이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건 결국 정부 덕이었다. 공적연금(국민ㆍ공무원연금 등), 기초연금(노령연금 등), 사회수혜금(근로장려금ㆍ아동수당) 등 공적이전소득이 1분위에선 17.1%, 2분위에선 25.0% 증가하면서 이들의 소득 추락을 막아낸 것이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2차 재난지원금 등 이전소득의 증가가 (근로ㆍ사업소득 감소를) 상쇄한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 해도 5분위 배율 상승 자체는 재정 지원도 벌어지는 양극화를 막는 데 분명한 한계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근로소득 등 시장소득의 증대 없이 세금에 의존하는 인위적 방식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시장에서 진행되는 양극화 악화는 한동안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공적부조로만 메꾸기에는 재정 여력도 결국 한계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3분기에 이어 두 분기 연속 분배가 악화돼 또 마음을 무겁게 한다"며 "당장 피해계층을 보다 두텁게 지원하기 위한 1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작업에 속도를 내고 3월말까지 정부ㆍ지자체 직접일자리 90만+알파(α)개 제공에도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기사ㆍ사진 제공>
19일 통계청의 '2020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소득 분배 상태를 나타내는 지표인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4.72배로 1년 전(4.64배)보다 0.08배포인트(p) 증가했다. 5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이 1분위보다 4.72배 많다는 의미다. 이 지표는 수치가 클수록 소득 불평등의 정도가 심한 것으로 해석한다.
특히 근로ㆍ사업소득 등 시장소득만을 기준으로 한 5분위 배율은 7.82배로 1년 전 6.89배보다 0.93배p나 증가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164만원)이 이 기간 1.7% 늘어난 반면, 상위 20%인 5분위 소득(1002만6000원)이 2.7% 증가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이 숫자만 보면 양 계층 모두 소득이 늘어난 것으로 보이지만, 소득유형별로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상황은 훨씬 심각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1분위 계층의 소득은 근로소득 등 노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소득은 크게 감소했고, 이를 정부 재정 등 공적이전소득이 메꾸면서 플러스(+)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재정 지원이 사라지면 당장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무늬만 증가'인 셈이다.
4분기 1분위의 근로소득은 13.2%나 감소했는데 이는 코로나19 여파가 닥친 작년 1분기부터 4분기 연속 추락이다. 소득 하위 20~40%인 2분위 근로소득 역시 5.6% 감소하면서 1년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대면서비스업종을 중심으로 내수 업황이 쪼그라들면서 임시ㆍ일용직 근로자의 휴ㆍ실직이 늘어왔던 것이 소득 통계에서도 드러난 셈이다.
1ㆍ2분위의 사업소득은 각각 6.2%, 3.0%씩 증가하는 모습이 보였지만, 역시 섣불리 긍정적으로 해석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보다 소득 상위 계층인 3분위(-5.7%), 4분위(-5.1%), 5분위(-8.9%)에선 사업소득이 일제히 감소했다는 점에서다. 1ㆍ2분위 소상공인의 장사가 잘 돼 사업소득이 늘어난 것이 아닌, 3ㆍ4ㆍ5분위 자영업자들이 소득 감소로 아래 계층으로 이동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 보는 게 더 타당하다는 해석이다.
이에 반해 5분위의 근로소득(+1.8%)은 전 소득 분위 가운데 유일하게 증가를 나타냈다. 3ㆍ4분위는 증감이 0%로 현상이 유지됐다. 망가진 내수와 달리 수출에선 개선세가 나타나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대기업 고소득 근로자들의 벌이에는 큰 타격이 없었다는 의미다.
저소득층이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건 결국 정부 덕이었다. 공적연금(국민ㆍ공무원연금 등), 기초연금(노령연금 등), 사회수혜금(근로장려금ㆍ아동수당) 등 공적이전소득이 1분위에선 17.1%, 2분위에선 25.0% 증가하면서 이들의 소득 추락을 막아낸 것이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2차 재난지원금 등 이전소득의 증가가 (근로ㆍ사업소득 감소를) 상쇄한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 해도 5분위 배율 상승 자체는 재정 지원도 벌어지는 양극화를 막는 데 분명한 한계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근로소득 등 시장소득의 증대 없이 세금에 의존하는 인위적 방식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시장에서 진행되는 양극화 악화는 한동안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공적부조로만 메꾸기에는 재정 여력도 결국 한계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3분기에 이어 두 분기 연속 분배가 악화돼 또 마음을 무겁게 한다"며 "당장 피해계층을 보다 두텁게 지원하기 위한 1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작업에 속도를 내고 3월말까지 정부ㆍ지자체 직접일자리 90만+알파(α)개 제공에도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기사ㆍ사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