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기도, 사기도 어렵다"…거래세 낮추면 '거래절벽' 해소될까
"팔기도, 사기도 어렵다"…거래세 낮추면 '거래절벽' 해소될까
by 뉴시스 기사·사진 제공 2021.03.19
"집을 팔지도 사지도 못하는 상황이예요."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장주로 통하는 '래미안대치팰리스' 단지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사실상 양도세 중과 회피 매물 거래는 이미 끝났고, 매물 잠김은 여전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현재 매도자와 매수자 간 가격 줄다리기 계속되는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매물이 워낙 부족하다 보니 집값은 떨어지지 않고, 당분간 거래가 안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정부가 지난해 대비 평균 19% 급등한 공시가격(예정)안을 발표한 가운데, 매도·매수자 모두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부동산시장의 '거래 절벽'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신학기와 결혼 등으로 이사 수요가 많은 계절적 호재에도 불구하고, 거래 절벽이 이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일정 호가 이하로 팔지 않겠다는 집주인과 집값이 하락하면 매수에 나서겠다는 매수 대기자의 눈치 보기가 치열하다.
정부는 공시가격 인상을 통한 보유세 부담 강화로 부동산시장에 매물이 증가하고, 집값이 하락하는 집값 안정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고가·다주택자들이 보유한 부동산이 시장에 나오면 정부의 바람대로 부동산시장의 무게 중심이 본격적인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17년 8·2대책을 통해 비과세 실거주 요건을 '2년 보유'에서 '2년 거주'로 바꾸고, 다주택자의 양도세율을 최대 40%에서 60%까지 올렸다. 또 2019년 12·16 대책에선 1주택자의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조건으로 '거주 요건'을 포함했고, 지난해 7·10 대책에선 다주택자의 양도세율을 최대 75%까지 상향시켰다.
오는 6월1일부터 기존 최고 65%였던 다주택자 양도세율이 최고 75%로 늘어난다. 통상 계약부터 소유권 이전 등기까지 2~3개월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3~4월에 양도세 부담을 피하기 위한 매물이 나와야 하지만 아직 체감할 수준으로 매물 출회가 활발하지 않다.
또 매물 잠김으로 인해 매도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면서 집값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일부 급매물 거래를 예로 들며 집값이 하락으로 전환되는 신호라고 해석하지만, 일부 거래만으로 부동산시장 전체를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다주택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고 버티기에 들어가거나 증여 등 우회적인 방법을 택할 경우 시장에 매물이 늘지 않아 집값이 하락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지난해 역대 최고치로 급증한 서울 지역 아파트 증여가 올해 들어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전국 아파트 증여 건수는 6142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9898건 대비 37.9%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증여 건수는 2167건에서 1026건으로 52.7% 줄었다. 지난해 3월(987건)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치이자, 2019년 1월(1511건), 지난해 1월(1632건)과 비교해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에서 증여 비중도 15.4%에서 7.3%로 줄었다. 아파트 거래는 매매·판결·교환·증여·분양권·분양권 전매·기타 소유권 이전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고가 아파트와 다주택자가 많은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에서 증여 비중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강남구는 5%에서 1%로, 서초구는 22%에서 11%로, 송파구는 11%에서 7%로 낮아졌다. 다주택자들이 지난해 매매나 증여 등 방법으로 보유 주택을 처분하면서 올해 증여 비중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보유세와 거래세가 모두 높아 부동산시장이 왜곡되고, 전체적으로 매물 잠김이 심화되면서 집값이 하락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발표한 '2020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동산 보유세 추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GDP 대비 거래세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고, 보유세 비중도 회원국 중 상위권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GDP 대비 부동산 관련 세금 비중은 4.28%로 2018년(4.05%)보다 0.23%p 늘었다. 부동산재산세, 자산거래세, 순자산세, 상속증여세를 포함하는 자산세가 3.33%, 개인 양도소득세 비중 0.95%를 더한 수치다.
부동산시장에선 보유세 부담을 강화하는 대신 양도세 완화를 비롯해 취득세 등 거래세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움직이는 부동산시장에서 거래세 인하 기시를 놓칠 경우 시장 왜곡이 발생하고, 자칫 실수요자가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으로 2·4 공급 대책이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실수요자들이 청약보다 매매로 선회하면서 집값을 다시 자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보유세를 꾸준히 올려 고가·다주택자에게 세금 부담을 늘리는 대신 한시적으로 양도세 중과를 완화해 부동산 거래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한시적으로 양도세 부담을 낮춰 다주택자들이 보유한 주택이 매물로 나오도록 유도해 공급을 늘려야 한다"며 "보유세를 올리되 양도세와 취득세를 인하해야 부동산시장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다주택자 상당수가 이미 증여 등 우회 방법으로 주택을 처분한 상황이라 최근의 매물 증가가 집값을 내릴 정도는 아니다”며 “공시가격 현실화에 따른 보유세를 꾸준히 강화하되, 양도세나 거래세를 낮춰 주택 거래를 활성활 시킬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기사ㆍ사진 제공>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장주로 통하는 '래미안대치팰리스' 단지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사실상 양도세 중과 회피 매물 거래는 이미 끝났고, 매물 잠김은 여전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현재 매도자와 매수자 간 가격 줄다리기 계속되는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매물이 워낙 부족하다 보니 집값은 떨어지지 않고, 당분간 거래가 안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정부가 지난해 대비 평균 19% 급등한 공시가격(예정)안을 발표한 가운데, 매도·매수자 모두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부동산시장의 '거래 절벽'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신학기와 결혼 등으로 이사 수요가 많은 계절적 호재에도 불구하고, 거래 절벽이 이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일정 호가 이하로 팔지 않겠다는 집주인과 집값이 하락하면 매수에 나서겠다는 매수 대기자의 눈치 보기가 치열하다.
정부는 공시가격 인상을 통한 보유세 부담 강화로 부동산시장에 매물이 증가하고, 집값이 하락하는 집값 안정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고가·다주택자들이 보유한 부동산이 시장에 나오면 정부의 바람대로 부동산시장의 무게 중심이 본격적인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17년 8·2대책을 통해 비과세 실거주 요건을 '2년 보유'에서 '2년 거주'로 바꾸고, 다주택자의 양도세율을 최대 40%에서 60%까지 올렸다. 또 2019년 12·16 대책에선 1주택자의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조건으로 '거주 요건'을 포함했고, 지난해 7·10 대책에선 다주택자의 양도세율을 최대 75%까지 상향시켰다.
오는 6월1일부터 기존 최고 65%였던 다주택자 양도세율이 최고 75%로 늘어난다. 통상 계약부터 소유권 이전 등기까지 2~3개월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3~4월에 양도세 부담을 피하기 위한 매물이 나와야 하지만 아직 체감할 수준으로 매물 출회가 활발하지 않다.
또 매물 잠김으로 인해 매도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면서 집값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일부 급매물 거래를 예로 들며 집값이 하락으로 전환되는 신호라고 해석하지만, 일부 거래만으로 부동산시장 전체를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다주택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고 버티기에 들어가거나 증여 등 우회적인 방법을 택할 경우 시장에 매물이 늘지 않아 집값이 하락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지난해 역대 최고치로 급증한 서울 지역 아파트 증여가 올해 들어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전국 아파트 증여 건수는 6142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9898건 대비 37.9%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증여 건수는 2167건에서 1026건으로 52.7% 줄었다. 지난해 3월(987건)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치이자, 2019년 1월(1511건), 지난해 1월(1632건)과 비교해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에서 증여 비중도 15.4%에서 7.3%로 줄었다. 아파트 거래는 매매·판결·교환·증여·분양권·분양권 전매·기타 소유권 이전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고가 아파트와 다주택자가 많은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에서 증여 비중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강남구는 5%에서 1%로, 서초구는 22%에서 11%로, 송파구는 11%에서 7%로 낮아졌다. 다주택자들이 지난해 매매나 증여 등 방법으로 보유 주택을 처분하면서 올해 증여 비중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보유세와 거래세가 모두 높아 부동산시장이 왜곡되고, 전체적으로 매물 잠김이 심화되면서 집값이 하락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발표한 '2020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동산 보유세 추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GDP 대비 거래세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고, 보유세 비중도 회원국 중 상위권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GDP 대비 부동산 관련 세금 비중은 4.28%로 2018년(4.05%)보다 0.23%p 늘었다. 부동산재산세, 자산거래세, 순자산세, 상속증여세를 포함하는 자산세가 3.33%, 개인 양도소득세 비중 0.95%를 더한 수치다.
부동산시장에선 보유세 부담을 강화하는 대신 양도세 완화를 비롯해 취득세 등 거래세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움직이는 부동산시장에서 거래세 인하 기시를 놓칠 경우 시장 왜곡이 발생하고, 자칫 실수요자가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으로 2·4 공급 대책이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실수요자들이 청약보다 매매로 선회하면서 집값을 다시 자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보유세를 꾸준히 올려 고가·다주택자에게 세금 부담을 늘리는 대신 한시적으로 양도세 중과를 완화해 부동산 거래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한시적으로 양도세 부담을 낮춰 다주택자들이 보유한 주택이 매물로 나오도록 유도해 공급을 늘려야 한다"며 "보유세를 올리되 양도세와 취득세를 인하해야 부동산시장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다주택자 상당수가 이미 증여 등 우회 방법으로 주택을 처분한 상황이라 최근의 매물 증가가 집값을 내릴 정도는 아니다”며 “공시가격 현실화에 따른 보유세를 꾸준히 강화하되, 양도세나 거래세를 낮춰 주택 거래를 활성활 시킬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기사ㆍ사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