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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변요한 "연기에 늘 목말라… '자산어보' 진실하게 연기"

[인터뷰] 변요한 "연기에 늘 목말라… '자산어보' 진실하게 연기"

by 뉴시스 기사·사진 제공 2021.03.25

"배움에 갈증을 느끼는 조선시대 어부 창대가 연기 갈증이 큰 나의 모습과 다를게 없었어요. 우리 모두의 청춘이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배우 변요한이 4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이준익 감독의 신작 '자산어보'에서 청년 어부 '창대'로 성공적인 이미지 변신을 일궜다.
23일 화상으로 만난 그는 "연기 갈증이 컸던 내 모습과 자산어보' 속 창대가 같았다"고 영화와의 첫 만남을 떠올렸다.
'자산어보'는 흑산으로 유배된 후 책보다 바다가 궁금해진 학자 정약전(설경구)과 바다를 벗어나 출셋길에 오르고 싶은 청년 어부 창대(변요한)가 자산어보를 집필하며 벗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변요한이 연기한 창대는 흑산도를 벗어나기 위해 글공부에 매진하는 어부로 정약전을 만나 가치관의 변화를 겪는다. 조선시대 신분제도 속에서 나라의 통치 이념인 성리학을 따르지만 더 나은 세상을 바라는 뜨거운 마음도 잃지 않는다.
변요한은 창대 캐릭터와 관련 "그 시대에 창대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마음으로 학문에 대한 갈증을 느낄지 고민했다"며 "너무 계산적으로 연기하고 싶지 않았다. 흘러가는 대로 잘 묻어나고 싶었다. 한편으로는 나 역시 창대와 같은 갈증을 느끼는 대목이 있어서 창대의 연기가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연기에 늘 목마르다. 연기라는 두 글자이지만 그 연기 안에는 누군가의 삶이 있다"며 "장창대라는 인물을 좀 더 잘하고 싶었고 연기를 할 때도 고민이 굉장히 많고 나를 몰아갈 때도 있었고 괴롭힐 때도 있었다"고 했다.

["흑백영화 출연 영광…서툴더라도 진실하게 연기"]
'자산어보'는 이준익 감독의 열네 번째 연출작이자 '동주'에 이은 두 번째 흑백 영화로도 주목받고 있다.
변요한은 흑백 영화에 출연한 것에 대해 "감사함이 가장 먼저 컸고 정말 영광스러운 일이었다. 무엇이 더 옳게, 바르게 담길 것인지 고민했다"며 "배우에게 섹시함을 보여줄 수 없고 형태로만 연기해야만 했다. 흑백의 모습이 어떨까 궁금증도 컸다"고 회상했다.
이어 "색채감이 없고 배우의 눈과 목소리만으로 전달해야 하지 않나? 조금은 서툴더라도 진실하게 연기하고 싶었다"며 "사투리 연기도 해야 했고 생물 손질도 해야 했는데 그런 부분은 어려운 과정이 아니었다. 주변에 든든한 선배들이 있어서 어렵지 않고 즐겁게 촬영했다"고 밝혔다.

["이준익 감독ㆍ설경구 선배 함께하며 즐기는 법 배워"]
변요한은 '자산어보' 촬영을 하며 '즐기는 법'을 배웠다고 고백했다. 이준익 감독과 설경구 배우 등 선배 영화인들과 호흡하고 함께하면서다.
그는 "선배들 만나면서 배운 건 물론 잘해야겠지만, 좀 더 즐기는 법을 알았다. '즐기려면 좀 더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몸을 던져버리자' 그렇게 배웠다"며 "선배들에게 고민이 있을 때는 풀어서 지혜를 얻곤 했다"고 고마워했다.
이어 "평소 설경구 선배님과 이준익 감독님 두 분을 동경했는데 이렇게 한 작품에서 만났다"며 "설경구 선배님은 정말 준비된 배우의 자세를 보여주셨다. 아침에 줄넘기를 1000개를 하고 촬영장에 오시고 대사를 다 외우셔서 현장에서는 대본도 안 보신다. 좋게 느낀 부분에 대해 말씀드리려 하면 밤 샐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가장 마음속에 깊이 새겨져있는 마음은 서툴러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고 후배 배우들을 너무 잘 챙겨주고 하나하나 선택을 할 때 들어주시면서 그 이상의 지혜를 주는 분이다. 그런 부분에 있어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산어보는 신분과 나이를 초월해 진정한 벗의 우정을 나눈 정약전과 창대의 교감을 중점적으로 다루지만 그 시대 주민들도 뜨겁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웃음이 끊이지 않고 묘하게 복합적인 감정이 보인다"며 "약전과 창대만의 벗이 아니라 모든 주민들이 벗이라고 느꼈다. 그게 참 따뜻했다. 모든 인물들이 여운을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추어올렸다.
31일 개봉하는 '자산어보'는 공교롭게도 코로나 속 포문을 여는 한국 상업영화가 됐다. 자산어보를 시작으로 '서복' 등 기대작들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오랜만에 언론 시사를 한다는 것 자체도 감사한데 극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작품이 됐으면 해요. 시사회에서 처음에는 눈물을 많이 참았는데 뒤에 있는 경호원 분들도 울고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울어도 되겠다 싶었어요(웃음). 관객들도 위로와 위안, 공감을 얻고 우리 작품이 이야기한 메시지를 느꼈으면 해요. 깊은 울림을 줄 것이라는 자신도 있습니다."
<뉴시스 기사ㆍ사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