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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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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고공행진에 채솟값 요동…물가 9년만에 폭등

기름값 고공행진에 채솟값 요동…물가 9년만에 폭등

by 뉴시스 기사·사진 제공 2021.06.02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2.6% 상승하며 9년여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작황 부진과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으로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고 석유류 가격 상승, 재료비 인상 등이 더해져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여기에 지난해 저물가에 따른 기저효과가 더해지면서 상승 폭이 확대됐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46(2015=100)으로 1년 전보다 2.6% 올랐다. 이는 2012년 4월(2.6%) 이후 9년 1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월(1.5%)부터 3개월 연속 1%대를 유지하다가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된 4월(0.1%) 0%대로 내려앉더니 5월(-0.3%)에는 마이너스 물가를 찍었다. 6월(0.0%) 보합을 보인 후 7월(0.3%)부터는 9월(1.0%)을 제외하고 0%대 상승률을 유지했다.
올해 2월(1.1%)과 3월(1.5%) 2개월 연속 1%대를 보이더니 4월(2.3%)에는 2018년 11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2%대를 넘어섰다. 이후 지난달까지 2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12.1% 상승했다. 채소류(11.6%)를 포함한 농산물 가격이 16.6% 오르면서 전체 물가에 0.69%포인트(p) 기여했다. 특히 파 가격이 130.5% 올랐으며 고춧가루(35.3%), 마늘(53.0%) 등도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달걀(45.4%), 국산쇠고기(9.4%), 돼지고기(6.8%) 등의 영향으로 축산물 가격도 10.2% 올랐다. 수산물은 0.5% 상승했다.
공업제품은 2012년 5월(3.5%) 이후 최대 상승 폭인 3.1% 올랐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휘발유(23.0%), 경유(25.7%), 자동차용 LPG(24.5%) 등 석유류 가격이 23.3%나 껑충 뛰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국제유가가 하락한 것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되면서 석유류 가격은 2008년 8월(27.8%) 이후 가장 크게 상승했다.
도시가스(-10.3%), 전기료(-2.1%), 지역난방비(-2.6%) 등이 내려가면서 전기ㆍ수도ㆍ가스 가격은 4.8% 하락했다. 지난해 7월 도시가스가 인하된 데 이어 전기료마저 올해 1월부터 내려가면서 전기ㆍ수도ㆍ가스 물가를 끌어내렸다.
서비스 물가는 1.5% 올랐다. 고등학교 납입금(-100%) 등 정부의 무상교육 정책으로 공공서비스는 0.7% 하락했으나 개인서비스가 2.5% 올랐다. 이는 2019년 2월(2.5%)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공동주택관리비(7.3%), 보험서비스료(9.6%) 등이 오르면서 외식 외 서비스 물가가 2.8% 상승했다. 구내식당식사비(4.4%) 등 외식 물가도 2.1% 올랐다.
집세는 1.3% 상승하며 2017년 11월(1.4%)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전세는 2018년 3월(1.9%) 이후 최대 상승 폭인 1.8%를 기록했으며 월세는 2014년 8월(0.8%) 이후 최고 상승률인 0.8%를 보였다.
구입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1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3% 상승했다. 2017년 8월(3.5%)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휘발유, 경유 등 석유류와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0% 상승하며 4개월째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1.5% 상승했다. 2017년 9월(1.6%) 이후 최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보다 1.2% 올랐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지난해 2분기 국제유가 급락에 따라 물가가 굉장히 낮았던 것에 대한 기저효과로 6~7월도 2%대 상승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햇상품 출하 시작으로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고 국제 유가도 오름세가 더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하반기에는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6월 소비자물가는 기저효과가 일부 완화되며 오름폭이 축소될 전망"이라며 "하반기에는 물가 여건이 개선되며 연간 기준으로 물가 안정 목표인 2%를 상회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기상 여건 악화 등 농축산물 가격 불안 지속, 국제원자재 가격 추가 상승, 백신 보급 확대로 인한 소비 증가 등 물가 상방 리스크 요인이 존재한다"며 "물가 불안 요인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지 않도록 적극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기사ㆍ사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