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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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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요소수 재고 바닥…추가 확보 못하면 '물류·버스 대란' 현실화

이달 말 요소수 재고 바닥…추가 확보 못하면 '물류·버스 대란' 현실화

by 뉴시스 기사·사진 제공 2021.11.08

중국발(發) 요소수 품귀 사태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디젤 화물차 등의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에 들어가는 요소수의 생산 원료인 요소 재고량이 이달 말이면 바닥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요소수 확보 총력전에 나선 정부가 이번 주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면 이번 사태는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
8일 정부와 정유업계 등에 따르면 요소수 생산에 필요한 요소 물량은 현재 이달 말 분까지만 확보된 상태다.
구체적으로 국내 요소수 시장의 과반을 점하고 있는 롯데정밀화학이 이달 말까지 요소수 생산이 가능한 재고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른 업체들의 상황도 비슷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그 이후다. 우리나라가 절대적으로 요소 수입을 의존하고 있는 중국이 수출 금지 조치를 취한 가운데 요소를 조기에 확보하지 못하면 당장 11월부터 요소수 공급에 차질이 빚는다.
특히 시중에 요소수 공급이 '완전 중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디젤 화물차 운행 중단으로 이어지면서 우려하는 물류대란이 발생하게 되는 셈이다.
롯데정밀화학 관계자는 "다른 공급처를 찾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방법이 없다"면서 "추가로 재고 확보가 안 될 경우 이달 말이 지나면 공장을 닫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산업용 요소수 재고 자체도 충분치 않은 현실이다.
요소수를 직접 사용하는 업종으로는 철강과 화력발전, 시멘트 업계 등이 손꼽히는데 이들 업계 모두 요소수 재고가 넉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일부 제철소에서 요소수를 사용하는 포스코는 재고가 1개월 치에 불과한 실정이며, 화력발전소에 요소수를 쓰는 한국전력 한 자회사의 경우도 공급업체가 가격 인상 부담으로 공급 계약 해지를 거론해 내부적으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경유차 운행에 꼭 필요한 ‘요소수’가 품귀현상을 빚자 경유차 운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화물차 운전자들은 요소수를 구하는 게 업무의 연장선이 될 정도로 주변에서 제품을 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주유소 수십 곳 돌아다녀 판매처를 겨우 찾아도 최근 급등한 가격 탓에 살 엄두가 나지 않는다. 요소수 부족 사태 발생 전까지만 해도 10ℓ당 1만원 수준이던 것이 배 이상을 호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제품을 사겠다는 사람이 줄을 서면서 일부 판매상은 10배가 넘는 값을 부르고 있다.
요소수가 경유차 운행에 필수적이라서다. 유럽연합의 배출가스 규제 '유로6' 시행을 앞두고 2015년부터 출시된 경유차는 요소수를 교체해주지 않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게 돼있다.
화물 운수를 업으로 삼고 있는 운전자들은 비싼 값에도 울며 겨자 먹기로 사지 않을 수 없게 된 상태다. 일부 지역에서는 사재기나 웃돈을 붙여 되팔기까지 나오면서 화물차 운전자들을 허탈하게 만들고 있다.
화물차 운전자들은 운행을 멈출 수 없어 일단 최근 가격 급등 상황을 감내하고 있지만, 특수고용자 신분인 화물차 운전자들이 얼마나 견딜 수 있을지는 자신할 수 없는 상태다. 특히 연말로 갈수록 물류 수요가 더 늘어날 수 있어 화물차 운전자들의 고민이 크다.
화물연대본부는 최근 발표한 성명에서 “요소수 품귀현상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발생 중이지만 화물노동자에게 대부분 비용이 전가될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이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은 개인의 빚과 생계 곤란으로 남을 것”이라며 구제방안 마련을 정부에 요청했다.
요소수 품귀 현상은 물류업계를 넘어 사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시외·고속버스 등이 디젤 엔진을 사용하고 있는데다 학교 통학차량, 학원차 등 일부 전세버스 등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소방차와 구급차 등도 요소수가 없으면 운행을 할 수 없다. 소방당국 등은 재고 관리에 나서는 등 사태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 군용 차량, 콤바인, 트랙터 등 농기계 등도 사태 장기화에 따라 운행이 어려울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일반 승용차의 경우 화물차보다 요소수 교체 주기가 길지만 앞으로가 걱정이다.
경유차 운전자들은 자구책을 마련하는 데 분주하다.
일부 운전자들은 미국, 일본 등 국외에서 요소수를 사 비축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배송료와 관세 등을 모두 합쳐 5만~10만원 수준으로, 종전 가격보다는 비싸지만 품귀현상이 장기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로 직접 해외 구매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요소수 품귀에 지쳐 직접 만들어 쓰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나누기도 한다.
기존 요소수에 물을 더 타서 쓰거나, 요소비료와 물을 섞어 요소수를 만들 수 있다는 등 제조법을 소개하는 글도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고가 장비인 SCR(배기가스저감)가 망가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뉴시스 기사ㆍ사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