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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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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벌매, 8497마리 날아왔다…관측 이래 최대

'멸종위기' 벌매, 8497마리 날아왔다…관측 이래 최대

by 뉴시스 기사·사진 제공 2021.11.09

종위기 맹금류인 벌매 8000마리 이상이 올가을 우리나라를 지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맹금류 관측 이래 가장 큰 규모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올가을 인천 옹진군 소청도에서 멸종위기 Ⅱ급 벌매가 관측 사상 최대 규모로 이동한 것을 포착했다고 9일 밝혔다.
맹금류인 벌매는 숲 가장자리나 초지에서 볼 수 있는 수리과 조류다. 봄과 가을에 우리나라를 통과하는 '나그네새'다. 맷과, 수리과, 올빼밋과 등 육식성 조류인 맹금류는 국내에 50종이 살고 있지만, 벌매를 포함해 21종이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벌매를 비롯해 총 18종의 맹금류 1만545마리가 소청도를 거쳐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가 2019년부터 소청도에서 맹금류를 조사한 이후 역대 최대 수가 관측된 것이다. 특히 벌매 집단 이동은 국내 최대 이동 기록이다. 앞서 2019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3425마리(벌매 1466마리) 2293마리(벌매 951마리)가 관측됐다.
18종 1만545마리 중 벌매가 8497마리(80.6%)로 가장 많았다. 이어 말똥가리 527마리(5%), 새호리기 406마리(3.9%) 순으로 나타났다.
시기별로 지난 9월10일 첫 조사에서 79마리가 관찰된 이후 같은 달 26일에 2032마리로 크게 늘었다. 다음 날인 9월27일에는 2286마리로 가장 많은 수가 포착됐다.
종별 이동 시기는 차이를 보였다. 9월10일 처음 확인된 벌매는 27일 하루 최대 2245마리가 포착됐고, 10월14일에 마지막으로 관찰됐다. 말똥가리는 10월1일 첫 이동이 확인된 이후 12일에 하루 최대 273마리가 관찰됐다. 말똥가리가 마지막으로 확인된 건 10월28일이다.
국가철새연구센터 관계자는 올해 소청도에서 지난해보다 벌매가 9배 이상 관찰된 이유에 대해 "번식지 상황이 좋아지고 올가을 소청도 기상 조건이 상승기류를 타는 맹금류 이동에 유리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개체 수 증가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중국, 몽골, 러시아 등과 함께 장기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박진영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연구부장은 "국가철새연구센터가 위치한 옹진군 소청도는 벌매의 국내 최대 이동 지역이며, 장거리 이동하는 맹금류 조사에 최적인 장소"라며 "지속적인 조사와 생태 연구를 통해 멸종위기에 처한 맹금류 보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시스 기사ㆍ사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