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부족에 韓 멈춘다...경제·일상 '일손 놓을 판'
'요소수' 부족에 韓 멈춘다...경제·일상 '일손 놓을 판'
by 뉴시스 기사·사진 제공 2021.11.11
요소수 하나에 한국 전체가 마비될 위기에 처했다. 소재가 제때 공급되지 않아 공장에선 생산이 불가능해지고 제품을 수출항만으로 옮기기도 어려울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일상 생활에선 주유소 탱크로리에 석유 제품이 공급되지 않으면서 차량 운행이 힘들어질 수 있다. 위기 상황에서 출동해야 하는 구급차, 소방차 등도 멈춰설 수 있다. 쓰레기대란까지 불러올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이 모든 악몽은 지난달 중순 중국이 석탄부족으로 요소 수출을 강화하며 시작됐다. 중국발 석탄부족 여파를 세심히 살피지 못한 인재(人災)라는 지적이다. 뒤늦게 호주, 베트남 등에서 일부 물량을 수입하기로 했지만 현재 수요를 충당하기엔 역부족이다. 결국 중국이 수출 금지를 완화하지 않으면 사태는 장기화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요소수 최대 생산업체인 롯데정밀화학은 현재 재고분으로 이달 말까지 요소수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도 요소 부족으로 일부 공장 가동은 중단한 상태다.
롯데정밀화학 관계자는 "(소매용) 10ℓ 포장공장의 가동은 지난 5일부터 멈췄다"면서도 "20톤(t) 규모 탱크로리 등으로 공급하는 벌크 생산은 정상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요소 재고분으로는 이달말까지 생산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요소수는 무엇…발암물질, 물과 질소로 분해 역할]
요소수는 요소 32.5%와 물 67.5%를 혼합해 만든다. SCR(배출가스 저감장치)가 장착된 디젤 차량에 연료와 별도로 주입하는 촉매제다. 차량 운행 시 발생하는 발암물질인 질소산화물을 물과 질소로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2016년 이후 제작·수입된 경유 차량에는 의무적으로 SCR이 장착됐다. 해당 차량은 요소수가 없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제작됐다.
요소수가 바닥나면 국내 화물차 운행이 중단된다. 물류난을 불러올 수 있단 점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국내 경유 화물차는 약 330만대 수준이다. 이 중 60%인 200만대에 요소수사 필요한 SCR이 장착됐다. 200만대가 멈춰서면 공장 생산, 출하가 불가능해질 뿐만이 아니라 일상 생활도 마비될 가능성이 크다.
산업군에선 제품 소재가 공급되지 않으면서 공장이 멈춰설 수 있다. 수출공장들은 제품을 항만으로 옮기지 못하는 사태도 발생한다. 레미콘 차량 운행이 불가능해지며 건설현장도 타격을 받는다.
[대중교통 등 일상생활도 큰 타격]
버스운행이 멈추면서 대중교통 이용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승용차 운행 또한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유소 탱크로리에 석유제품 공급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긴급상황에서 출동해야 하는 구급차, 소방차 등도 멈출 수 있다. 쓰레기차량은 쓰레기를 수거하지 못하면서 곳곳에 쓰레기대란 가능성도 제기된다.
요소수 품귀의 발단은 중국 석탄 부족사태에서 비롯됐다. 중국은 석탄에서 암모니아를 추출해 요소를 생산해 왔다. 하지만 석탄 최대 수입국인 호주와의 갈등으로 석탄 수입을 중단했고 이는 결국 중국 현지의 석탄 공급 부족현상을 야기했다. 석탄 부족으로 요소 생산에도 한계가 생기자 중국은 지난달 15일 요소에 대해 '수출화물표지(CIQ)' 의무화 제도를 시행하며 사실상 요소 수출을 금지했다. 중국은 전세계 요소의 30%를 생산한다. 한국은 요소의 90%를 중국으로부터 수입한다. 중국이 수출을 막으면서 국내에 들어오는 양도 대폭 줄었고 재고분까지 바닥난 상황이다.
업계는 요소수 부족사태 이유로 '정부의 안이한 판단'을 지목한다. 중국 석탄부족의 여파를 세심하게 살폈더라면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다. 실제 롯데정밀화학에선 지난달 15일 중국이 요소 수출을 금지하며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했다. 하지만 정부에서 대수롭지 않은 사안으로 판단하며 지금의 결과를 초래했다는게 산업계 전반적인 분위기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호주, 베트남 등에서 일부 수입하기로 했지만 이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최대 수입국인 중국에서 요소 수출을 풀어주지 않으면 사태는 점점 악화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부겸 총리 "아프게 반성하겠다" 사과]
정부 또한 요소수 대응에 대해 미진한 부분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김부겸 총리는 지난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2022년도 예산안 종합정책질의'에 참석해 요소수 대응이 너무 늦었다는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아프게 반성하겠다"며 "초기에 적극성을 띠고 했더라면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지 않았겠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상황이 날로 악화하면서 정부는 이번주 호주로부터 차량용 요소수 2만7000ℓ를 들여오기로 했다. 내주에는 베트남에서도 요소 200t을 수입한다. 이 외에도 요소 생산 국가를 상대로 1만t의 요소를 수입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하지만 이 물량들 역시 임시방편에 불과할 뿐, 국내 전체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제48회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정부는 외교 역량을 총동원해 해외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지나친 불안감을 갖지 마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차제에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따른 원자재 수급 문제를 보다 광범위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특정국가의 수입 의존도가 과도하게 높은 품목에 대해서는 사전조사를 철저히 하고 면밀한 관리체계를 구축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뉴시스 기사ㆍ사진 제공>
이 모든 악몽은 지난달 중순 중국이 석탄부족으로 요소 수출을 강화하며 시작됐다. 중국발 석탄부족 여파를 세심히 살피지 못한 인재(人災)라는 지적이다. 뒤늦게 호주, 베트남 등에서 일부 물량을 수입하기로 했지만 현재 수요를 충당하기엔 역부족이다. 결국 중국이 수출 금지를 완화하지 않으면 사태는 장기화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요소수 최대 생산업체인 롯데정밀화학은 현재 재고분으로 이달 말까지 요소수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도 요소 부족으로 일부 공장 가동은 중단한 상태다.
롯데정밀화학 관계자는 "(소매용) 10ℓ 포장공장의 가동은 지난 5일부터 멈췄다"면서도 "20톤(t) 규모 탱크로리 등으로 공급하는 벌크 생산은 정상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요소 재고분으로는 이달말까지 생산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요소수는 무엇…발암물질, 물과 질소로 분해 역할]
요소수는 요소 32.5%와 물 67.5%를 혼합해 만든다. SCR(배출가스 저감장치)가 장착된 디젤 차량에 연료와 별도로 주입하는 촉매제다. 차량 운행 시 발생하는 발암물질인 질소산화물을 물과 질소로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2016년 이후 제작·수입된 경유 차량에는 의무적으로 SCR이 장착됐다. 해당 차량은 요소수가 없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제작됐다.
요소수가 바닥나면 국내 화물차 운행이 중단된다. 물류난을 불러올 수 있단 점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국내 경유 화물차는 약 330만대 수준이다. 이 중 60%인 200만대에 요소수사 필요한 SCR이 장착됐다. 200만대가 멈춰서면 공장 생산, 출하가 불가능해질 뿐만이 아니라 일상 생활도 마비될 가능성이 크다.
산업군에선 제품 소재가 공급되지 않으면서 공장이 멈춰설 수 있다. 수출공장들은 제품을 항만으로 옮기지 못하는 사태도 발생한다. 레미콘 차량 운행이 불가능해지며 건설현장도 타격을 받는다.
[대중교통 등 일상생활도 큰 타격]
버스운행이 멈추면서 대중교통 이용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승용차 운행 또한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유소 탱크로리에 석유제품 공급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긴급상황에서 출동해야 하는 구급차, 소방차 등도 멈출 수 있다. 쓰레기차량은 쓰레기를 수거하지 못하면서 곳곳에 쓰레기대란 가능성도 제기된다.
요소수 품귀의 발단은 중국 석탄 부족사태에서 비롯됐다. 중국은 석탄에서 암모니아를 추출해 요소를 생산해 왔다. 하지만 석탄 최대 수입국인 호주와의 갈등으로 석탄 수입을 중단했고 이는 결국 중국 현지의 석탄 공급 부족현상을 야기했다. 석탄 부족으로 요소 생산에도 한계가 생기자 중국은 지난달 15일 요소에 대해 '수출화물표지(CIQ)' 의무화 제도를 시행하며 사실상 요소 수출을 금지했다. 중국은 전세계 요소의 30%를 생산한다. 한국은 요소의 90%를 중국으로부터 수입한다. 중국이 수출을 막으면서 국내에 들어오는 양도 대폭 줄었고 재고분까지 바닥난 상황이다.
업계는 요소수 부족사태 이유로 '정부의 안이한 판단'을 지목한다. 중국 석탄부족의 여파를 세심하게 살폈더라면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다. 실제 롯데정밀화학에선 지난달 15일 중국이 요소 수출을 금지하며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했다. 하지만 정부에서 대수롭지 않은 사안으로 판단하며 지금의 결과를 초래했다는게 산업계 전반적인 분위기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호주, 베트남 등에서 일부 수입하기로 했지만 이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최대 수입국인 중국에서 요소 수출을 풀어주지 않으면 사태는 점점 악화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부겸 총리 "아프게 반성하겠다" 사과]
정부 또한 요소수 대응에 대해 미진한 부분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김부겸 총리는 지난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2022년도 예산안 종합정책질의'에 참석해 요소수 대응이 너무 늦었다는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아프게 반성하겠다"며 "초기에 적극성을 띠고 했더라면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지 않았겠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상황이 날로 악화하면서 정부는 이번주 호주로부터 차량용 요소수 2만7000ℓ를 들여오기로 했다. 내주에는 베트남에서도 요소 200t을 수입한다. 이 외에도 요소 생산 국가를 상대로 1만t의 요소를 수입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하지만 이 물량들 역시 임시방편에 불과할 뿐, 국내 전체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제48회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정부는 외교 역량을 총동원해 해외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지나친 불안감을 갖지 마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차제에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따른 원자재 수급 문제를 보다 광범위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특정국가의 수입 의존도가 과도하게 높은 품목에 대해서는 사전조사를 철저히 하고 면밀한 관리체계를 구축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뉴시스 기사ㆍ사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