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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생활

경제·생활 : 창업/취업

지각했다고 벌금 내라고요?

지각했다고 벌금 내라고요?

by 뉴시스 2015.10.06

직장인이 가장 괴로워하는 것 중 하나는 '출근길'일 것입니다.

특히 서울 등 수도권에 거주하는 직장인은 오늘도 세계적으로도 악명 높은 교통체증과 싸우며 출근합니다. "출근에 필요한 시간과 행복도는 반비례한다"는조사 결과도 있다고 하니, 직장인들이 출근길에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는지 알만합니다.

출근길은 특히 시간과의 전쟁입니다. 10분 차이로지각이 결정됩니다. 누군가는 "삶과 죽음의 양 갈래길"이라는 우스갯소리도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아침에 지하철역에 가면 점잖은 정장을입은 남녀들이 구두를 신고 전력질주를 하는 광경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출근시간'은 근무 태도와 노력 여부를 나타내는 무형의 척도이기도 합니다. 이때문에 많은 사람이 시간에 맞춰 또는 상사보다 먼저 회사에 도착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오늘도 지하철 안에서도 뛰고 있습니다.

회사에 따라 지각한 직원에 대한 제재는 다양합니다. 어떤회사는 지각하면 벌금을 징수하기도 합니다. 또 지각 5회를하면 기본급의 10%를 공제하기도 하고, "지각 3번이면 결근으로 처리한다"는 내부규칙을 적용하는 경우도있다고 합니다.

심하게는 지각이 잦다는 이유로 해고하는 경우도 없지 않습니다.해고 사유에 단골로 등장하는 것이 '근무 태도'인데그 근거는 보통 지각의 빈도가 되곤 합니다.

그렇다면 지각에 대해 회사는 어떤 '제재'를 가할 수 있고, 어떤 것을 할 수 없는지를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직원에 대해 지각한 시간 이상만큼 벌금을 물리거나, 임금을공제하는 것은 부당합니다. 다만 지각한 만큼의 시간에 대해서는 임금을 삭감할 수 있습니다. 1시간 지각을 했다면 1시간 시급을 삭감하면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직원들끼리 지각하면 1만원씩 '벌금'을 걷자는 규칙을 정하는 회사도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걷힌 벌금은 간식이나 회식비로 사용하는 것이죠. 이것도 부당한일이 되지는 않습니다. 이런 경우는 사용자의 간섭없이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합의한 것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합니다. 물론 이 경우에도 사장님의 지시로 정한 규칙이라면 조금 곤란하겠습니다.

지각을 반차, 연차를 사용한 것으로 처리하는 부분도비슷합니다. 지각한 시간만큼은 연차를 사용하는 것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단, 이때는 해당 직원의 동의를 반드시 얻어야 합니다. 지각한 시간을 결근으로 봐야 할지, 연차를 사용한 것으로 봐야 할지는전적으로 직원의 의사에 따라 결정될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지각이 매우 잦은 직원에 대해 해고도 가능할까요? 공인노무사회이훈 노무사는 "드물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고말합니다.

지각에 대해서 사업주가 충분히 취업규칙에 따라 주의, 경고등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개선될 가능성이 없을 정도로 반복되면 해고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이때는사회통념상 합리적으로 '사업장의 질서를 문란하게 하고 근로관계를 유지하기 힘들 정도'라는 판단이 들어야 합니다.

결국 지각에 대해 적절하게 주의하라고 하는 것은 상관없겠지만,필요 이상 제재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출근하는 것은 참 고역입니다. 모두가 어느 정도 이해하는 부분이겠으나 잦은 지각은 습관이며, 직장생활에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을 직장인들이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또 사장님들도 지각한 사원에 대해 필요 이상의제재를 가하는 '무리수'를 두면 안 된다는 점을 잊지 않으셨으면좋겠습니다.

<뉴시스 기사 ·사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