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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내려 월 300만원씩 적금들어"...종부세 '폭탄'에 한숨

"종부세 내려 월 300만원씩 적금들어"...종부세 '폭탄'에 한숨

by 뉴시스 기사·사진 제공 2019.11.28

국세청이 지난주 발송한 올해 고가주택 보유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고지서가 자택으로 도착하면서 곳곳에서 한숨소리가 들리고 있다.
부동산 보유세 중 하나인 종부세는 9억원 이상의 고가주택 소유자와 다주택자들에게 부과하는 세금이다. 재산세와는 별도다.
몇 년 사이 집값이 오르면서 종부세 대상자들도 늘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서울 종부세 납부 대상 아파트는 총 20만3174가구로 지난해보다 50.6%나 증가했다.
문제는 정부가 고가 주택에 대한 공시가격 현실화 기조를 본격화하면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올해 서울의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14.02%가 올라 2007년 이후 12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고, 재산세나 종부세의 과표기준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지난해 80%에서 올해 85%로 높아졌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실제 세금 납부액을 계산할 때 사용하는 일종의 할인율이다.
신한은행 우병탁 부동산자문센터 팀장(세무사)에 따르면 만 59세 이하 1주택자 기준으로 전년보다 종부세가 2배 이상으로 늘어나는 세대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
반포자이 전용 84.94㎡는 한 채만 가지고 있어도 올해 종부세가 163만원으로, 전년 69만원 대비 138.4% 증가한다. '아크로리버파크'의 전용 84.99㎡도 올해 종부세는 240만원으로, 전년 101만원 대비 138.8% 오른다.
래미안퍼스티지, 래미안대치팰리스 등 강남권 선호 단지들도 전용 84㎡의 종부세가 173만원, 120만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21.7%, 136.6%씩 상승한다. 올해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한남더힐의 235.3㎡도 올해 종부세가 1232만원으로 추정돼 전년보다 64.1% 증가할 전망이다.
더욱이 정부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매년 5%포인트씩 높여 2022년에는 100%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렇다보니 강남지역에서는 종부세를 내려고 매달 200만원, 300만원 씩 적금을 드는 사람들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당장 세부담 때문에 종부세대상자들이 집을 팔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집값이 세 부담을 상쇄할 만큼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요율이 높아지면서 종부세에 대한 부담은 있다. 하지만 입지가 괜찮은 주택의 경우 집값이 어차피 가격이 오를 거라는 기대와 양도세 부담 때문에 매도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더욱이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은 이전의 학습효과로 인해 세제의 영향이 일시적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일시적 충격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세금은 집값을 계속해서 낮출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아니다"라며 "종부세가 도입됐을 때도 일부 사람들이 충격으로 인해 집을 팔겠다고 했지만, 집값이 떨어진 건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8년 이후였다. 양도세 중과했던 시기에도 일시적으로 위축되긴 했었지만 결국엔 다시 올랐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부장은 "정부가 계속해서 세금, 대출 등 어느 때보다도 수요자들에게 부담이 될 만큼 규제로 누르고 있지만 정작 수요자들은 이게 영원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으로 버티고 있다"고 부연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원하는 것처럼 집값을 안정화하기 위해서는 양도세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양 연구소장은 "지금 집값 상승의 근본원인은 매물 잠김 현상 때문이다"라며 "집값 안정화를 위해서는 매물이 나와야 한다. 양도세를 줄여서 매도가 되게 해야 한다. 단순히 지금 상태로는 집값이 더 오를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안 부장 역시 "다주택자들의 매각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양도세 중과 규정을 완화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퇴로가 없다"면서도 "내년 하반기 이후엔 시장 영향에 따라서 세 부담을 덜고자 하는 사람들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시스 기사·사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