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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간이검사 전국 보건소로 확대…"2023년 퇴치 목표"

에이즈 간이검사 전국 보건소로 확대…"2023년 퇴치 목표"

by 뉴시스 기사·사진 제공 2019.11.28

정부가 2023년 에이즈 퇴치를 목표로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노출 후 검사 권고시기를 3개월에서 한달로 앞당기고 간이검사 체계를 전국 보건소로 확대한다.
감염인 상담 의료기관을 늘려 환자 및 접촉자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신개념 치료제 개발에도 나서기로 했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올해 3월 확정된 제2차 감염병예방관리기본계획(2018∼2022년)에 따른 세부계획으로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관리 대책'을 이 같이 수립했다고 28일 밝혔다.
◇에이즈 발생률 낮지만…20~30대·외국인 감염 증가추세
이른바 에이즈(AIDS)로 불리는 후천성면역결핍증은 HIV 감염으로 면역체계가 손상돼 주폐포자충 폐렴, 결핵 등 기회감염이 나타나는 경우를 가리킨다.
한국은 지난해 말 HIV/AIDS 생존감염인이 1만2991명, 신규 발생은 1206명이었다. 2017년 기준으로 인구 10만명당 HIV 감염인이 2.0명으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36개 회원국 중 일본(1.1명)에 이어 두번째로 적었다. 에이즈 발생률도 10만명당 0.3명으로 OECD 평균(1.5명)의 5분의 1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해 신규 감염인 중 20대 32.8%(395명), 30대 27.2%(328명) 등 10명 중 6명이 20~30대로 전년보다 2.5%포인트, 2013년 대비 7.2%포인트나 늘어나는 등 젊은층의 감염이 증가 추세다. 1년 사이 내국인 감염은 줄었지만(1008명→989명), 외국인은 19.2%(182명→217명)나 늘어났다.
정부는 이처럼 변하는 국내 HIV/AIDS 역학 특성에 대해 예방, 조기진단, 치료지원 등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대책을 통해 2023년(1단계)까지 '감염인지 90%, 치료율 90%, 치료효과 90%', 2030년(2단계)에는 '감염인지 95%, 치료율 95%, 치료효과 95%'를 달성한다는 게 목표다.
◇조기발견·진단 확대하고 감염 관리 강화
우선 HIV 노출 후 감염 선별검사 권고시기를 현재 12주에서 4주로 단축해 조기발견에 나선다. 이때 음성으로 확인되면 재검사(노출일로부터 효소면역시험법 6주, 그 외 검사법 12주) 실시를 권고한다.
이 같은 조기진단과 감염 인지율 증가를 위해 HIV 간이검사 체계를 갖춘 보건소를 현재 전체의 37% 수준인 96곳에서 2023년 전국 모든 보건소로 확대한다. 간이검사 체계를 갖추면 신속검사로 20분 안에 결과를 확인, 양성일 경우 추가검사가 필요하다고 안내하게 된다.
감염취약집단(고위험군) 검진율을 높이기 위해 에이즈 예방센터도 전국 5곳(서울 3개, 부산 1개, 경기 1개)에서 7개소로 2023년까지 확충할 계획이다.
환자 및 접촉자 관리는 한층 강화한다. 감염인 상담사업 의료기관과 전문 상담간호사를 현재 26개소, 35명에서 내년에는 30개소 50명까지 늘리기로 했다.
생존감염인 및 장기요양시설 요구 증가에 맞춰 실질적인 지원이 가능하도록 요양·돌봄·호스피스 서비스 모델을 개발, 정책에 반영한다. 감염인 입원 시 간병인건비·감염관리비 및 상담프로그램지원비를 통한 요양병원에 대한 지원체계를 연구 용역을 거쳐 마련한다.
감염인 진단, 역학조사, 정보시스템 구축운영 시 건강정보 처리 규정 신설 등을 담은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 시행령을 다음달 안으로 개정하고 역학조사, 코호트연구, 감염인상담사업 정보를 통합·분석·활용하는 에이즈 예방 관리지표를 세운다.
◇치료제 개발 나서고 세대별 예방·인식개선 교육
정부는 HIV/AIDS 완치제 개발 및 내성극복을 위한 HIV 저장소 마커 발굴, 저장소 제거 기술 등 신개념 HIV 치료제 개발 연구를 추진하기로 했다.
국내 HIV 질병 발생 요인 분석을 위해 고품질의 역학·임상자료 및 생물자원을 지속해서 확보하고 표준화된 코호트 자원 분양체계를 마련해 임상·역학·분리주 등 특성연구를 확대, 중개연구를 활성화한다.
공익광고는 물론 중앙부처, 의료기관 누리집 등을 통해 감염경로, 감염위험, 예방법 등에 대한 과학적 정보를 세부적으로 에이즈 예방과 인식 개선에 나선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등 온라인 콘텐츠를 통해 청소년(바른 성생활), 3040세대(진단방법), 노년층(성매개감염병 감염경로) 등 세대별 에이즈 관심정보를 제공하고 내년부턴 비제도권 청소년과 감염취약집단을 대상으로 교육·홍보 자료를 배포한다.
에이즈 환자에 대한 의료차별을 개선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 권고에 따라 의료인과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HIV 감염인 인권보호와 안전한 의료 환경 조성을 위한 의료기관 진료 가이드라인'을 보급한다.
◇WHO "커뮤니티가 변화를 만든다"
12월1일 '세계 에이즈의 날(World AIDS Day)'을 맞아 질병관리본부는 2019년 유공자 포상 행사를 29일 오후 1시30분 건국대학교 새천년관 대공연장에서 개최한다.
HIV/AIDS 전문 인력 양성에 기여한 유양숙 가톨릭대 간호대학 교수를 포함한 개인 38명과 2010년부터 의료기관감염인 상담 사업에 참여하여 국민보건향상에 기여한 공로가 큰 경북대 병원 등 2개 기관이 복지부 장관표창을 받는다.
올해로 32번째를 맞는 '세계 에이즈의 날' 주제는 '커뮤니티가 변화를 만든다(Communities make the difference)'다. 지난해 말 전 세계 HIV 감염인 3790만명 중 79%는 검사를 받았고 62%는 치료를 받았으며 53%는 다른 사람에게 감염시킬 위험이 없는 HIV 억제 상태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커뮤니티가 HIV를 종식시키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일차 의료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커뮤니티에 보다 더 활발한 지구촌의 노력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했다.
'세계 에이즈의 날' 맞춰 질병관리본부는 다음달 1일부터 7일까지를 '에이즈 예방주간'으로 정하고 전국 보건소와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에서 퇴치 및 예방 캠페인을 진행한다.
공인식 질병관리본부 결핵·에이즈관리과 과장은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관리 대책' 추진 및 에이즈 예방주간 캠페인을 통해 HIV 감염 조기발견, 지속적인 치료지원, 청소년 및 고위험군 감염 예방 홍보·교육 등을 더욱 강화해 에이즈 퇴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기사·사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