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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웬 마호니 넥슨 대표 “한국은 게임업계 할리우드”

오웬 마호니 넥슨 대표 “한국은 게임업계 할리우드”

by 뉴시스 2015.05.22

"나라마다 개성 있는 문화와 게임 환경이 있습니다. 게임규제도 그 국가의 문화이니 이해해야죠."19일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인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 개막 현장에서 오웬 마호니(49) 넥슨 대표이사를 만났다.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씨였지만, 넥슨 판교사옥 일대는 게임 업계관계자들과 젊은 대학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오후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패스파인더(Pathfinder·개척자)'를 주제로 환영사를 마친 마호니 대표얼굴은 약간 상기돼 있었다.

그는 "한국은 게임업계의 할리우드"라며 "글로벌 게임 시장을 이끌 수많은 한국의 '패스파인더'를 만나 설레었다"고말했다.

일렉트로닉아츠(EA) 부사장 출신인 마호니 대표는 9년간의 '밀당' 끝에넥슨에 합류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2001년넥슨의 온라인 게임과 부분 유료화 비즈니스 모델에 감명받고 김정주 현 NXC 대표에게 넥슨을 EA에 팔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김 대표에게 역으로 "당신이 우리 회사에 오라"는 스카우트 제의를 받는다.

9년간 3번의 인수 제안과 이직 제안을 주고받은 끝에마호니 대표는 2010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넥슨에들어왔다. 그는 입사 이후 넥슨의 일본 상장 업무를 주도했으며2014년부터는 넥슨 대표이사로서 넥슨 그룹사 비즈니스 및 북미 지역 게임 스튜디오 투자 등을 이끌고 있다.

활발한 해외 사업 덕분에 넥슨은 올 1분기 매출 519억7200만엔(약 4790억원)과 영업이익 222억1900만엔(약 204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 영업이익은 5% 올랐다.

올해 NDC 키워드가 '패스파인더'로 결정된 것에 대해 마호니 대표는 "대부분 사람들은 실수를 두려워해 남들이 걷는 길을 따라간다"며 "최고의 게임, 최고의 창작물을 빚어내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개척자 정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 게임업계에서는 개척자가 되기 위해 거쳐야 할 난관이 많다. 청소년들의 심야 게임을 제한하는 셧다운제와 웹보드 게임 규제 시행에 이어 게임사 자율규제까지 추진되고 있기때문이다.

마호니 대표는 "나라마다 개성 있는 문화와게임 환경이 있다"며 "각 국가에서 이유있는 고민으로 게임 규제가 나왔으니 (그 규제를) 따라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게임 규제를 도입하는 만큼 게임을 올바르게 이용하는 노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호니 대표는 자신의 11살, 9살아들의 사례를 들면서 "아이들에게 숙제를 마치면 게임을 허락한다고 가르친다"며 "게임은 부모와 아이가 함께 즐길 수 있어 자녀교육에 활용하기 좋다"고 전했다.

마호니 대표는 '게임은 예술(Games are Art)'이라고 정의했다. 소설이나 음악은 작가가만든 작품을 대중이 보고 듣는 형식이지만, 게임은 개발자와 이용자가 함께 참여하며 이야기를 만들기 때문에더 역동적인 예술의 한 형태라는 설명이다.

그는 "부모로서 아이들이 어떤 질의 콘텐츠를즐기느냐에 대해 고민이 많다"며 "큰 아이가 10살 때 건설 시뮬레이션 게임 '심시티'를 즐기면서 세금 시스템과 도시 운영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고말했다. 이어 "평범한 아이가 게임을 통해 견문을쌓고 세상을 배울 수도 있다"며 "게임회사 대표로서 재밌으면서도 유익한 작품(art)을 만드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초 불거진 넥슨과 엔씨소프트 경영권 분쟁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양사 협업(그는 '시너지' 대신 '협업'이란 단어를 강조했다)이결과적으로 잘 안 됐지만 업계 종사자로서 엔씨소프트 경영진과 개발자를 존중한다"며 "다만 현재로써 무엇을 같이하고 앞으로 나아갈지 결정된 것은 없다"고말했다.

아울러 그는 성공적인 세계 진출의 조건으로 현지 문화 이해를 꼽았다.

마호니 대표는 "수많은 게임을 다양한 국가에서비스하면서 겪은 가장 어려운 점은 현지화"라며 "넥슨경영진 대부분은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며 나라별 문화 차이를 이해하는 데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에 처음 왔을 때 PC방 문화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며 "출신 국가 간의 문화적 차이를 좁혀가는 일에 희열을 느끼기도 한다"고했다.

그는 인터뷰 도중 "요즘 어떤 게임을 하느냐"고 묻기도 했다. 중국 로코조이가 개발한 모바일 게임 '탑오브탱커' 등을 말하자 마호니 대표는 "넥슨이 서비스하는 게임을 이용해줘서 감사하다"며웃었다.

'탑오브탱커'를 비롯한 중국산 게임이 인기를 끄는 현상에대해 마호니 대표는 "10년 전만 해도 중국은 게임 불모지였는데 이제는 아니다"며 "한국 게임은 여전히 경쟁력이 크기 때문에 중국게임으로 쉽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국 게임사가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전 세계에 흩어져있는 인재를 영입해 최고 게임을 만들려는 사고방식(mindset)이 중요하다"며 "위대한 게임 작품을 만들면 상업적인 성공은뒤따라 올 것"이라고 밝혔다.

<뉴시스 기사 ·사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