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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연봉 메뚜기’ 증권맨들 근속 연수 10년 미만

‘고액연봉 메뚜기’ 증권맨들 근속 연수 10년 미만

by 뉴시스 2015.06.09

'고액연봉'으로 부러움을 사고 있는 증권맨의 평균 근속연수가 10년을 밑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평균 15년이 넘는 은행원 등 다른 금융권에비해 매우 짧은 수준으로, 계약직 비율이 높아 구조조정이 쉬운 증권업의 특성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자기자본 규모 10대증권사의 1분기 말 기준 직원 평균 근속연수는 9.3년으로조사됐다.

가장 근속연수가 짧은 곳은 메리츠종금증권으로 4.5년이었다. 삼성증권(8.7년)과미래에셋증권(7.1년)도 대형사치곤 짧은 편이고, NH투자증권(9.7년)과하나대투증권(9.7년)도10년 미만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10.8년), 대신증권(10.4년), 대우증권(10.3년), 신한금융투자(10.3년)은 10년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은행권이 15년을 훌쩍 넘는 것과 비교하면 짧은 편이다.

현대증권의 경우 분기보고서에는 11.9년으로 공시됐지만, 다른 증권사들과 달리 정규직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계약직(389명)을 포함할 경우 실제로는 다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사 중에서는 대기업 계열사인 SK증권이 11.9년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으나, HMC투자증권(4.7개월), KB투자증권(4.4년), IBK투자증권(4.1년) 등대체로 5년을 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대형사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근속연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NH투자증권이 1년 가량 줄었고,현대증권과 대신증권, 하나대투증권도 0.5년줄었다.

이들 증권사는 지난해에 구조조정을 실시한 공통점이 있다. 연차가높은 임직원들이 한꺼번에 퇴사하면서 회사 전체의 근속연수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대형사 가운데 근속연수가 가장 짧은 메리츠종금증권도 5.6년에서 4.5년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지난해 계약직 영업직원을 대거 채용한 게 영향을 미쳤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영업직 직원을 170명 가량 채용해 전체 근속연수가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계약직 비율이 66%로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증권사 직원들의 근속연수가 다른 금융권 직원들에 비해 짧은 건 증권업의 구조적 특성과 관련이깊다. 증권사의 조직문화는 성과주의, 개인주의, 높은 이직률로 설명된다.

실적이 좋은 영업직원의 경우 실적에 따른 임금체계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고, 성과주의 중심의 중소형사 증권사들도 이같은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성과를 따지는 환경이 비정규직을 양산, 고용의질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특히 직원들의 잦은 이직은 상품에 대한 전문성이나 고객과 신뢰관계를떨어뜨리는 문제를 갖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직원들이 고객들에게높은 충성도를 요구하면서도 정작 증권사 직원 본인들은 몸 담고 있는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낮은 편"이라며 "중장기적인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고용환경 마련이 필수적"이라고지적했다.

<뉴시스 기사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