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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평가절하… 한국경제 미칠 여파는?

위안화 평가절하… 한국경제 미칠 여파는?

by 뉴시스 2015.08.13

중국 정부가 두 차례에 걸친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를 단행하면서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것은 물론실물경제에까지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이목이 집중된다.

대중(對中) 수출에 긍정적 영향이 예상되지만 글로벌 자금이 무더기로 빠져나갈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어 '양날의 검'이 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

13일 국제금융시장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전날 위안화 환율을 달러당 6.3306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11일 고시환율인 6.2298위안에 비해 1.62% 하락한수치다. 중국은 11일 사상 최대폭인 1.86%의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한 데 이어 연일 절하에 나서면서 위안화는3.51%의 절하폭을 보였다.

이 같은 위안화 평가절하의 배경에는 수출과 소매판매 등 최근 중국 경제 지표의 부진이 자리하고있다. 중국 당국이 경기를 부양하고 경제의 경착륙을 막자는 측면에서 환율 카드를 내세운 것이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라는 측면에서 중국 환율정책의 변화는 우리 경제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불러 일으킬 전망이다.

◇정부, 과도한 불안심리 선 긋기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위안화 평가 절하를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최 부총리는 전날 경제장관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중국 위안화 평가절하는 수출경쟁력 강화 목적도 있다"며 "우리나라 대중 수출 대부분이 중간재이기 때문에 우리 수출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중국으로 수출하는 물품 중 70%가 중간재인만큼 중국 수출이 늘면 우리 수출도 동반증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대중국중간재 수출 비중은 2000년 84.9%에서 2013년 73.2%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70%가 넘는 상황이다.

다만 최근 중국이 중간재 수입을 줄이고 자급률을 높이는 추세라는 점에서 대중국 수출 부진은 더욱우려되는 상황이다. 중국 정부의 중간재 수입 비중은 2000년 64.4%에서 2014년 49.8%로감소했다.

원화 역시 평가절하된 위안화에 동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중국이 위안화를 절하한 1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5.9원 급등했고 2차조치가 이뤄진 12일에는 11.7원 뛰어 순식간에 1190원대로 치솟았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위안화 평가 절하로우리 환율도 함께 절하되는 효과가 있다"며 "기존위안화에 대한 원화의 평가절하현상도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급격한 자금이탈 걱정

그러나 자본시장과 산업현장에선 부정적 효과를 걱정하는 분위기가 더 크다. 위안화 평가절하로 우리 통화의 평가절하가 급격하게 진행되면 원화 통화표시 자산의 매력이 저하된다는 점이 문제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의존도가높은 신흥국'의 통화가치 하락 위험이 더욱 높아졌고 한국 역시 예외가 아니다"라며 "한국 원화도 약세 흐름이 강화된다면 신흥국통화표시 자산 매력이 저하되면서 자본이탈 가능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 수출기업이 중국 제품과의 가격 경쟁에서도 밀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변수다. 위안화 약세가 중국의 수입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우리 제품의 대중 수출도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위안화 약세는한국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견해가 더 우세한 상황"이라며 "한국 수출에 있어 가격경쟁력 약화를 의미함과 동시에 중국 소비시장의 구매력 약화를 의미하기도 한다"고 풀이했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수출시장에서의 경쟁은보다 치열해지고 한국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 수입수요는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관광객 유치에 불리해 지면서 내수 시장 회복도 예상보다 늦어질 확률이 높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르스로 위축된 국내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환율절하는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위안화 평가절하 정책이 우리나라수출경기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차가 발생하는 반면 관광 업계 회복 부진은 더 즉각적으로 나타나 내수 부분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해석했다.

◇전자업계 울고 자동차 업계 웃고

위안화 평가절하로 인한 타격은 산업별로 격차를 보일 전망이다.한·중간 수출 경합도가 높은 가전제품, 스마트폰등 전자업계의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하이얼 등을 위시한 중국 가전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고 있고 화웨이와 샤오미등 IT업체들도 존재감을 뚜렷이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철강업계에도 부정적 영향이 크다는 판단이 나오고 있다. 이재광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위안화 평가절하는 중국의 철강재 수출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중국산 철강재수출량 증가를 불러올 것"이라며 "이는글로벌 철강가격을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중국 경기가 살아나면 자동차 업계에는 희소식이 될 전망이다. 중국 내수 시장이 좋아지면 우리나라 자동차 기업의 대중 수출이 늘어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수출에 있어 긍정적이라고평가하고 있지만 자세하게 들여다 보면 품목마다 상황은 다를 수 있다"며 "외환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유관기관과 수시로 점검회의를 하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기사 ·사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