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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전월세값, 출산마저 늦춘다… 열쌍 중 세쌍 ‘결혼 2년 후’ 첫 출산

치솟는 전월세값, 출산마저 늦춘다… 열쌍 중 세쌍 ‘결혼 2년 후’ 첫 출산

by 뉴시스 2015.08.26

# 몇달 전 결혼해 전세를 살고 있는 L모(여·30)씨는 적어도 살림살이가 나아지기 전까지는 아이를 가질 생각이없다. 오를 것이 뻔한 전셋값을 감안하면 아이가 없을 때 바짝 벌어야 한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L씨는 가끔 아으로 5년 뒤인 '서른다섯 전에 첫 아이 낳는 것이 목표'라는 자조적 농담을 한다.

경제적 부담으로 인한 만혼에 더해 결혼을 하고도 아기를 갖기를 미루는 젊은 부부들이 많아지고있다. 특히 전월세값 상승으로 주거비가 많이 드는 서울·수도권에서그 현상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결혼생활 후 2년 이전에 첫째아이를 낳는 비율은 71.0%로 지난해 72.1%보다 1.1%포인트 낮아졌다. 첫 아이를 출산할 때까지 결혼생활기간이 2년 미만인 경우의 모의 평균 연령도 30.34세로 전년보단 0.22세, 2004년에 비해선2.09세 상승했다.

첫 아이 출산까지의 부모의 평균 결혼생활기간이 긴 시·도는서울 1.98년, 경기1.88년, 인천 1.80년 순으로 서울 및수도권이 상위에 랭크됐다.

이 지역에서 2년 내에 아이를 출산하는 비율은 각각 65.9%, 68.3%, 70.1%로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제주(78.1%), 전남(78.1%), 전북(77.6%), 광주(76.8%) 등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다.

여성의 평균 출산연령 역시 서울(32.69세), 부산(32.25세), 대구(32,20세), 경기(32.15세) 등 대도시에서 전국 평균(32.04세)보다 높게 나타났다. 충남(31.27세), 전남(31.25세)은상대적으로 평균 출산연령이 낮았다.

거주 비용이 많이 들고 부동산 시장 상승세가 가파른 지역일수록 출산을 하는 여성의 평균 연령이높고 결혼 후 아이를 갖기까지의 기간이 길어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난해 현대경제연구원의 조사를 봐도 출산을 미루거나 하지 않는 이유로 출산 및 육아비 부담(44.3%)과 전반적인 경제 및 고용상황 불안(30.4%) 등 경제적측면이 75% 가량 지목됐다.

고승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희망 자녀수와실제 출산율 간 큰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경제·고용상황 불안, 관련비용 상승 등 출산을 방해하는 구조적, 비자발적 제약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맞춤식 저출산 정책 설계와 고령출산에 대한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뉴시스 기사 ·사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