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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즈↑품질↑가격↓’… PB상품, 얼마나 먹어봤니?

‘사이즈↑품질↑가격↓’… PB상품, 얼마나 먹어봤니?

by 뉴시스 2015.10.06

#1. 직장인 박모(37)씨는 전날 숙취로 따끈한 국물이 간절했다. 인근에 있는 슈퍼마켓이나다른 편의점을 지나쳐 다소 멀리에 위치한 세븐일레븐을 찾았다. 세븐일레븐에만 있는 '강릉교통반점짬뽕' 컵라면을 먹기 위해서였다. 직접 강릉에 갈 수 없지만 컵라면 하나에 '전국 5대 짬뽕집' 맛이 그대로 담겨 있어 숙취에 최고라고 손을 치켜세웠다.

#2. 여대생 강모(23)씨는 얼마 전 우연히 'CU' 편의점에 들려 평소에 즐겨먹던자몽주스를 구입했다. 매일 같이 다니는 친구들이 커피숍에서 파는 생과일주스보다 'CU플로리다 주스' 시리즈가 훨씬 좋다는 애기를 듣고 일부러 CU편의점을 찾았다. 100% 자몽을 갈아서 과육이 그대로 살아있어찐한 맛에 감탄했다고 말했다.

최근 실속파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가격 대비 품질과 맛이 좋은 편의점 자체브랜드(PB·Private Brand)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편의점 PB상품들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각 상품별로 판매율 1위의 고유브랜드(NB·National Brand)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각 업체마다 이색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업체별 경쟁도 치열하다. 이제는 '편의점에서 PB상품을고른다'는 것보다 '특정PB상품을 구입하기 위해 편의점을 간다'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다.

PB상품은 과거 NB상품보다 품질이 떨어진다는 인식으로인해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최초 구매 고객을 중심으로 맛과 품질이 NB 못지않다는인식이 서서히 확산돼 재구매율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PB상품이 가격과 품질 모든 면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인식이 뿌리내렸다.

6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PB상품들의 매출비중이 점차증가하면서 편의점 전체 매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GS25와 세븐일레븐의올 1분기(!~3월) PB상품매출 비중은 각각 35.3%, 34.8%에 달했다. CU도 PB상품의 매출신장률이 22.8%를 기록할 정도로 높은 성장을 이어가고있다.

현재 주요 편의점체가 판매 중인 PB상품은 ▲GS25 2300여종 ▲세븐일레븐700여종 ▲CU(씨유) 600여종 등 3600여종에 달한다.

특히 PB상품들은 기존 NB상품을 제치고 편의점 매출 1위를 차지하는 사례도 속속 나오고있다.

이는 디자인 간소화, 판촉 등 마케팅 활동에 드는비용을 축소하고 나아가 자제 마진까지 합리적인 수준으로 설정해 NB상품 대비 10~15% 가량 가격을 낮췄다.

또 한때 소비자들이 외면했던 선례를 감안해 품질을 높인 PB상품들을선보이며, 일반상품의 판매량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스낵류에서는 매출 1위였던 '새우깡'이 각 업체의 팝콘류 PB상품에게 1위 자리를 내줬으며, 컵라면류에서도 부동의 1위인 '신라면'보다 각편의점에서 내놓은 PB상품들이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지난 4월 빙수전문점과 커피전문점에서 가장 핫한아이템 중 하나인 망고를 콘셉트로 선보인 '망고' 아이스크림은출시 후 4개월 만에 150만개의 높은 판매율을 기록했다. 최근까지도 아이스크림 전체 카테고리에서 매출액 기준 1위 차지하고있다.

뿐만 아니라 PB상품들은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프리미엄급제품으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다.

GS25는 한국야쿠르트와손잡고 출시한 '야쿠르트 그랜드'가 출시 한 달 만에 160만개가 판매될 정도로 큰 인기다. 극장에서만 즐겨 먹던 팝콘도편의점에서 대표 스낵으로 자리를 잡았다.

편의점 PB상품의 인기에는 편의점 업계의 남모를 노력이있었다.

초창기 PB상품들은 라면이나 음료, 스낵 등 소위 '잘 팔리는 상품'과비슷하게 만들어 가격만 싸게 팔았다. 때문에 가격이 저렴함에도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하지만 편의점 업계의 끈임 없는 연구와 노력으로, 최근출시된 PB상품들은 기존 일반 상품 대비 저렴한 가격은 물론 품질에서도 뒤쳐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 2~3년간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를 높인 PB상품들이잇따라 출시되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CU흰우유'다. 2013년 우유가격 도미노 인상 속에서도 CU는 PB흰우유 2종(200㎖, 300㎖)의가격을 동결(1000㎖-100원 인상)했다.

PB상품 본연의 취지대로 물가안정에 기여하기 위해서였다. 일반상품과동일한 1A등급 원유에 일반상품 대비 약 20%나 저렴하니소비자들의 시선도 PB우유 쪽으로 향할 수 밖에 없었다.

이처럼 편의점 업체들이 PB상품 개발에 열을 올리는이유는 바로 차별화 때문이다.

제조 업체가 아닌 유통업체의 특성상 제조업체의 상품을 유통하다 보면 경쟁사와의 차별화가 쉽지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에 각 업체들은 고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단골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PB상품을 개발·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차별화된 가치 제공은 결국 고객 만족으로 이어지며, 각업체의 브랜드 가치를 향상 시키는 효과를 발휘한다. 즉, 지속적인 PB상품의 개발에 따른 차별화는 각 업체에 찾아오는 고객의 수를 늘림으로써 점포를 운영하는 경영주와 본사의 수익으로연결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PB제품들의 인기는 합리적인 가격에 과거에 비해 품질이 좋아지면서 합리적인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인기가 높다"며 "이는 최근 나빠진 경기 상황으로 확산하고 있는합리적 소비 패턴도 한몫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국소비자원의 조사결과 PB제품이 제조업체 NB제품보다 평균 22% 저렴할 정도로 가격 경쟁력이 앞선다"며 "최근 PB상품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각 업체별로 품질까지높이며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양 많고 질 좋은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고, 편의점 입장에서는 PB상품마진율이 타 제품보다 높아 '말 그대로 누이 좋고 매부 좋다'"며 "품질 좋고 가격 합리적인 PB제품이 대세"라고 덧붙였다.

<뉴시스 기사 ·사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