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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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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냄새'로 소통한다…생명연구원, 식물 대화비밀 풀어

식물 '냄새'로 소통한다…생명연구원, 식물 대화비밀 풀어

by 뉴시스 기사·사진 제공 2020.12.10

국내 연구진이 직접적인 접촉없이 식물들은 잎에서 잎으로 냄새를 통해 뿌리에 있는 미생물의 종류를 선별해 반응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미생물(유익균)에 의해 영향을 받은 식물이 냄새(기체 성분의 휘발성 물질)로 다른 식물에 영향을 미치고 냄새로 영향을 받은 다른 식물은 면역이 증가하는 방향으로 변화한다는 사실을 규명해 냈다고 10일 밝혔다.
생명공학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 류충민 박사팀(교신저자: 류충민 박사, 제1저자: 공현기 박사)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미생물 생태학분야 국제 저널인 국제미생물생태학지(ISME Journal, IF 9.1) 온라인판에 지난 9월 24일 게재됐다.(논문명 : Achieving similar root microbiota composition in neighbouring plants through airborne signalling)
식물 유익균을 하나의 식물 뿌리에 처리하면 유익균에 의해 식물병이 잘 발생하지 않는 것은 확인됐지만 바로 옆에 있는 식물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는 아직 보고 되지 않았다.
식물생장촉진세균(PGPR)은 현재 농약을 대체해 식물병을 방제키 위한 수단으로 많이 사용되며 현재 이들 유익균이 기존 식물 주위에 있는 미생물과 식물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 것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중이다.
기존 연구에서 식물병 발생 시 식물의 휘발성물질에 의해 주위에 있는 식물에게 신호를 전달한다는 것을 확인한 류 박사팀은 이번 연구서 유익균을 처리한 뒤 식물과 식물뿌리 주위의 미생물 종류를 비교 분석했다.
연구팀은 유익균을 토마토 뿌리에 뿌리고 옆에 유익균을 처리하지 않은 토마토 식물을 관찰, 유익균을 처리하지 않은 식물에서도 생육이 증대하는 것을 발견했다.
또 연구팀은 유익균이 처리된 토마토 뿌리 토양과 주변의 토마토 뿌리 토양에서 미생물 군집을 분석하고 유익균이 처리됐을 때 토마토 식물에서 특별하게 만들어지는 휘발성 물질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토마토 뿌리 주위에 있는 미생물의 종류가 유익균을 처리한 미생물의 종류와 비슷하게 바뀌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어 휘발성 물질 분석을 통해 베타 카이로파일렌이라는 냄새물질이 유익균을 처리한 토마토에서 옆에 있는 토마토로 공기를 통해 전달돼 냄새물질을 받은 식물의 뿌리에서 살리실산이라는 물질이 만들어 진다는 사실을 규명해 냈다. 살리실산은 식물이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생산되는 물질이다.
이를 통해 뿌리에서 만들어진 살리실산에 의해 냄새 물질을 전달받은 식물은 미생물 다양성이 변화게 돼 유익균을 뿌린 토마토 뿌리와 비슷한 미생물 종류를 만든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책임자인 류충민 박사는 "냄새로 식물에게 유리한 미생물을 선별해 자연계에서 다양한 스트레스를 견디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매커니즘을 최초로 규명했다"며 "향후 유익균과 휘발성물질을 이용해 뿌리의 미생물을 조절하는 기술로 고도화, 건강한 식물을 만들 수 있는 기술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시스 기사·사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