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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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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졸라맨 허리띠…작년 '적자' 가구 오히려 줄었다

코로나19에 졸라맨 허리띠…작년 '적자' 가구 오히려 줄었다

by 뉴시스 기사·사진 제공 2021.03.23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가 위축된 지난해 적자 가구 비중이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재난지원금 정책 등으로 가계 소득은 가까스로 보존됐지만, 지출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교육, 오락ㆍ문화 등 대면서비스업종 중심으로 지출 감소가 두드러졌다.
23일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가구(2인 이상) 소득 적자 가구 비율은 1분기 22.7%, 2분기 16.7%, 3분기 21.4%, 4분기 20.9%로 나타났다. 2019년 1분기 27.9%, 2분기 22.9%, 3분기 23.0%, 4분기 22.2% 등과 비교하면 지난해 적자 가구 비율이 모두 줄었다.
적자 가구 비율은 소득에서 조세, 연금, 사회보험료, 이자 비용 등 비소비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이 많은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즉, 버는 돈에 비해 소비가 더 많은 가구를 의미한다.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 상황에도 가계 소득은 늘었지만, 소비는 눈에 띄게 감소했다. 지난해 처분가능소득은 1분기 429만1000원으로 전년 같은 분기(408만2000원)보다 5.1% 증가했다. 2분기에는 430만1000원으로 전년(403만8000원)보다 6.5% 늘었다. 3분기와 4분기에도 426만1000원, 417만5000원으로 각각 3.2%, 2.3% 증가했다.
가계의 평균 소득이 증가한 배경에는 정부가 지급한 보편ㆍ선별적 재난지원금 영향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 지급된 시기인 지난해 2분기 이전소득은 전년보다 80.8%나 증가했다. 3분기와 4분기에도 정부의 코로나19 피해지원 대책 등으로 이전소득이 17.1%, 25.1% 늘었다.
반면 소비지출은 지난해 2분기 2.7% 증가한 것을 제외하면 1분기 6.0% 감소했고, 3분기와 4분기에도 각각 1.4%, 0.1% 줄었다. 매 분기 소득은 늘었지만 실질적인 씀씀이는 줄어든 셈이다. 특히 오락ㆍ문화, 교육, 음식ㆍ숙박 등 대면 업종 중심으로 지난해 1~4분기 모두 전년보다 지출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보면 오락ㆍ문화 지출은 1분기 25.6%, 2분기 21.0%, 3분기 28.1%, 4분기 18.7% 뒷걸음질했다. 교육 역시 작년 1분기(-26.3%), 2분기(-29.4%), 3분기(-13.6%), 4분기(-15.2%)에 씀씀이가 전년보다 모두 줄었다. 음식ㆍ숙박이나 의류ㆍ신발 등의 지출도 전년보다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돈을 안 쓰거나, 못 쓰는 상황이 생기면서 적자 가구 비중이 감소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재난지원금 등으로 처분가능소득은 증가했지만, 소비지출이 줄다 보니 흑자율이 올라가고 반대로 적자 가구 비중이 줄어들었다"며 "다른 소비는 큰 차이가 없지만, 교육비, 오락ㆍ문화 등 대면 비목을 중심으로 지출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유경원 상명대학교 교수는 '과거 경제위기와 코로나19 확산기의 소비지출 패턴 비교'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충격은 소득 충격이 그리 크지 않은 상황에서 전염병 확산의 불확실성과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전 계층의 소비 위축을 가져왔다"며 "백신 개발 등 전염병 확산의 불확실성이 축소될 경우 축적된 저축은 빠른 소비회복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기사ㆍ사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