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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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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지 표기 감추는 배달앱 음식…못 믿을 리뷰도 문제

원산지 표기 감추는 배달앱 음식…못 믿을 리뷰도 문제

by 뉴시스 기사·사진 제공 2021.05.21

1. 평소 배달앱을 이용해 도시락을 자주 시켜먹는 주부 A씨는 최근 배달앱에 원산지 표기가 제대로 돼 있는 지 의문을 품게 됐다. 메인 음식에 사용되는 재료에 대한 정보 등은 주문 앱 메뉴 가장 끝 하단에 위치하는 등 일반 소비자들이 찾기 어려운 곳에 위치해 있었다. 원산지를 확인한 결과 대부분 외국산 재료를 사용하는 곳이 많았다. A씨는 "이제 소규모 업체가 판매하는 음식 주문은 한번 더 고민을 한다"고 말했다.

2. 직장인 B씨는 점심 시간에 배달음식을 시켜먹는 직장인들 중 김치를 먹지 않는 이들이 늘었다고 전했다. 중국에서 알몸으로 배추를 절이는 영상이 공개된 이후 원산지가 불분명한 음식에 대한 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B씨는 "배달앱을 통해 음식을 주문하는 경우 원산지를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생기는 현상"이라고 전했다.

배달앱을 통해 판매되는 음식의 원산지를 확인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원산지 표기란을 자사 홍보란 또는 배달 가격을 표시하는 곳으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원산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업체에서 제공하는 메뉴 가장 끝 하단까지 스크롤 바를 내려야 한다.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고 있는 음식에 사용된 재료 원산지를 알리지 않기 위한 업체들의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배달음식 시장 규모는 약 23조원으로 추산된다. 2017년 15조원과 비교할 때 53% 이상 증가했다. 업계 1위 업체인 배달의민족(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는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배민을 이용하는 업체수와 거래액도 코로나19 이후 크게 늘었다. 배민의 핵심 이용자는 20대에서 지난해 다양한 연령대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자영업자가 배민을 통해 올린 거래액은 15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배달 시장이 코로나19 이후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흡한 부분도 많다. 영세한 사업체라도 배달앱에 수수료만 지불하면 등록,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자 단점이다.
적은 비용으로도 창업할 수 있고 사업을 전개할 수 있다는 점은 국내 배달 시장을 다양화하고 규모를 키우는 장점이다. 하지만 배달 전문점 등 영세 업체가 많다보니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지 여부는 의문이자 단점이다.
실제로 배달을 전문으로 하는 배달앱 입점 업체들은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장소에 업체 소개글 또는 배달비 안내 문구를 표기했다. 원산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업체가 판매하는 제품 메뉴 하단까지 스크롤 바를 내려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음식이 어떤 환경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지, 어떤 재료를 사용해 만들었는 지 제대로된 확인 절차 없이 배달앱을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배달앱 입점 업체들이 이런 판매 행태를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소비자들이 어떤 식재료를 사용했는 지 여부보다 판매된 제품 리뷰를 보고 구매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구매후기를 작성하는 고객에게 서비스 제공 등 음식의 본질보다 사진, 평가 등으로 인해 구매율을 높이기 위한 마케팅이 만연해 있다보니 위생·원산지 등은 뒷전으로 밀릴수 밖에 없다.
일부 소비자들은 원산지표기를 소비자들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배민, 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앱 3사의 개선 노력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하고 있는 지 여부를 자체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 음식을 주문하는 소비자들이 원산지를 확인한 뒤 주문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음식을 시켜먹을 수 있는 배달앱 차원의 관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배달 전문점에 대한 관리·감독이 느슨하게 진행될 경우 유통 기한이 한참 지난 재료를 사용하거나 원산지를 속여도 소비자들이 모르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정부 차원의 단속과 지도·감독이 철저하게 이뤄져야 소비자들도 안심하고 배달앱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뉴시스 기사ㆍ사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