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명민 "우려먹는 걸 안 좋아하는데…전문직 그만 하고 싶어"
[인터뷰] 김명민 "우려먹는 걸 안 좋아하는데…전문직 그만 하고 싶어"
by 뉴시스 기사·사진 제공 2021.06.17
김명민은 11일 화상으로 진행된 JTBC 수목드라마 '로스쿨' 종영 인터뷰에서 "시청자들이 이런 드라마에 목마르지 않았을까 싶다. 쉽진 않지만, 진정성과 정통성이 있는 드라마다 보니 많은 분이 공감하고 반가워했던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로스쿨'은 대한민국 최고의 명문 로스쿨 교수와 학생들이 전대미문의 사건에 얽히게 되면서 펼쳐지는 캠퍼스 미스터리 드라마다.
김명민은 극 중 엘리트 코스를 밟은 검사 출신 형법 교수 '양종훈'으로 분했다. '공포의 양크라테스'란 악명답게 직설화법과 독설로 학생들을 몰아붙인다. 극 초반 캠퍼스에서 벌어진 살인사건 용의자로 몰리지만, 그 뒤에 숨겨진 진실과 정의를 로스쿨 학생들과 함께 풀어나가며 법과 정의를 말한다.
그는 "소신 있는 독설가 교수로 보여지는데, 내면에는 누구보다 제자를 걱정한다. 살짝씩 맛보기로 드러날 때마다 매력적이지 않았나 싶다"며 "이 인물을 알면 알수록 응원하는 마음, 측은한 마음도 생겼다. 제게는 애틋한 캐릭터"라고 밝혔다.
그는 "작품이 솔직히 어려웠다. 작가님 의도를 구현하면서 시청자들이 알기 쉽게 만들려고 했다. 그게 제 목표였고 제가 할 몫이었다"고 말했다.
"한 페이지 대사를 똑같이 외워도 시간이 10배 이상 들어요. 이해하지 않고 외울 순 없죠. 이해가 안 되면 판례를 찾아봤어요. 이해가 돼야 비로소 대사로 읊을 수 있었고, 진정성 있게 전달할 수 있었죠. 대본을 많이 팠어요. 아내 앞에서도 해보고, 반복적으로 연습했어요. 노력이 몇 배가 됐죠. 괴로웠어요. (웃음)"
그도 이를 인정하며 "우려먹는 걸 안 좋아하는데, 초반에 대본을 봤을 때 너무 비슷했다. 여쭤봤더니 일부러 그렇게 썼다고 하더라. 많은 사람이 10여년이 지난 그 작품의 김명민을 다시 보고 싶어 한다고 했다. 그때의 김명민을 접하지 못한 세대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게 감독님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독설이나 포지션이 비슷해서 그렇게 생각한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대로 할 수는 없었죠. 저 나름대로 맛을 살리되, '강마에'의 기시감을 극복하려고 노력했어요. 대본대로 하다 보니까 말투 등 비슷한 면은 있어요. 그래도 '양종훈' 특유의 모습을 보인 것 같아 다행이죠."
'장준혁', '강마에'의 선 굵은 연기가 시청자들 뇌리에 강하게 남아있는 만큼 부담감은 없었을까. "기시감을 극복해야 하는 배우로서 항상 캐릭터에 대한 고민은 있다"며 "그래도 잊어버리실 때쯤, 한 10년에 한 번씩 하는 건 괜찮은 것 같다. 물론 잘하는 것만 자주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매 연기는 다 어렵죠. 그 순간에는 죽기 아니면 살기로 일하는 것 같아요. 될 때까지 하는 거죠. 앞으로도 만족스러운 연기를 하는 일은 없을 것 같아요. 평생, 될 때까지 하죠. 전문직은 어려워요. 그만 하고 싶어요. (웃음)"
'로스쿨'은 김명민이 김석윤 감독과 영화 '조선명탐정' 시리즈 이후 4년 만에 재회한 작품이다. 그는 "드라마로 만나면 어떨까 궁금증과 기대치가 있었는데, 예상만큼 좋았다"며 "아쉬운 건 코로나19에, 현장이 급하게 돌아가다 보니까 꽁냥꽁냥하지 못한 점"이라고 미소 지었다.
'양종훈'의 동기이자 판사 출신 민법 교수 '김은숙' 역의 이정은은 친누나 같다며 친근감을 표했다. "극 중 유일하게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인데, 실제 이정은이라는 사람도 그랬다. 처음부터 서슴없이 누나라고 불렀다. 서로 오래 작품을 하진 않았어도 눈빛만 봐도 통한다"고 말했다.
극 중 통쾌한 신으로는 '진형우' 검사 역의 배우 박혁권과 함께 한 장면을 꼽았다. 박혁권은 '하얀거탑'에서도 김명민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사람들 앞에서 엄벌을 줄 때가 통쾌하다. '하얀거탑' 때도 항상 저한테 당하는 입장으로 나왔다"고 웃으며 "박혁권 배우와 함께 연기하면 신명 나는 느낌이다. 전장에 싸우러 나갈 때 10명, 20명 장수와 나가는 것보다 한 명의 혁권씨와 나가는 게 더 든든한 느낌이다. 이번에도 역할을 얄밉게 잘해줘서 고맙고, 그로 인해 양 교수 역이 더 살아났다"고 말했다.
"간접 체험한 배우로서 가슴 속이 뜨거워질 때가 많았어요. 우리 사회 이슈를 투영하면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해요. '양종훈' 같은 법조인만 있으면 살기 좋은 나라가 될 것 같아요. 어디선가 그 같은 삶을 사는 법조인들이 있겠죠. 여운이 길게 남을 것 같아요."
"살아가면서 '양종훈'을 많이 떠올릴 것 같아요. 살아가는 방식, 목표하는 지향점 등이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죠. 소신 있게 작품에 임하는 배우로서 책임감을 갖고 시청자들에게 나아가야 하겠다는 가치관 정립이 좀 더 된 것 같아요."
<뉴시스 기사ㆍ사진 제공>
김명민은 극 중 엘리트 코스를 밟은 검사 출신 형법 교수 '양종훈'으로 분했다. '공포의 양크라테스'란 악명답게 직설화법과 독설로 학생들을 몰아붙인다. 극 초반 캠퍼스에서 벌어진 살인사건 용의자로 몰리지만, 그 뒤에 숨겨진 진실과 정의를 로스쿨 학생들과 함께 풀어나가며 법과 정의를 말한다.
그는 "소신 있는 독설가 교수로 보여지는데, 내면에는 누구보다 제자를 걱정한다. 살짝씩 맛보기로 드러날 때마다 매력적이지 않았나 싶다"며 "이 인물을 알면 알수록 응원하는 마음, 측은한 마음도 생겼다. 제게는 애틋한 캐릭터"라고 밝혔다.
그는 "작품이 솔직히 어려웠다. 작가님 의도를 구현하면서 시청자들이 알기 쉽게 만들려고 했다. 그게 제 목표였고 제가 할 몫이었다"고 말했다.
"한 페이지 대사를 똑같이 외워도 시간이 10배 이상 들어요. 이해하지 않고 외울 순 없죠. 이해가 안 되면 판례를 찾아봤어요. 이해가 돼야 비로소 대사로 읊을 수 있었고, 진정성 있게 전달할 수 있었죠. 대본을 많이 팠어요. 아내 앞에서도 해보고, 반복적으로 연습했어요. 노력이 몇 배가 됐죠. 괴로웠어요. (웃음)"
그도 이를 인정하며 "우려먹는 걸 안 좋아하는데, 초반에 대본을 봤을 때 너무 비슷했다. 여쭤봤더니 일부러 그렇게 썼다고 하더라. 많은 사람이 10여년이 지난 그 작품의 김명민을 다시 보고 싶어 한다고 했다. 그때의 김명민을 접하지 못한 세대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게 감독님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독설이나 포지션이 비슷해서 그렇게 생각한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대로 할 수는 없었죠. 저 나름대로 맛을 살리되, '강마에'의 기시감을 극복하려고 노력했어요. 대본대로 하다 보니까 말투 등 비슷한 면은 있어요. 그래도 '양종훈' 특유의 모습을 보인 것 같아 다행이죠."
'장준혁', '강마에'의 선 굵은 연기가 시청자들 뇌리에 강하게 남아있는 만큼 부담감은 없었을까. "기시감을 극복해야 하는 배우로서 항상 캐릭터에 대한 고민은 있다"며 "그래도 잊어버리실 때쯤, 한 10년에 한 번씩 하는 건 괜찮은 것 같다. 물론 잘하는 것만 자주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매 연기는 다 어렵죠. 그 순간에는 죽기 아니면 살기로 일하는 것 같아요. 될 때까지 하는 거죠. 앞으로도 만족스러운 연기를 하는 일은 없을 것 같아요. 평생, 될 때까지 하죠. 전문직은 어려워요. 그만 하고 싶어요. (웃음)"
'로스쿨'은 김명민이 김석윤 감독과 영화 '조선명탐정' 시리즈 이후 4년 만에 재회한 작품이다. 그는 "드라마로 만나면 어떨까 궁금증과 기대치가 있었는데, 예상만큼 좋았다"며 "아쉬운 건 코로나19에, 현장이 급하게 돌아가다 보니까 꽁냥꽁냥하지 못한 점"이라고 미소 지었다.
'양종훈'의 동기이자 판사 출신 민법 교수 '김은숙' 역의 이정은은 친누나 같다며 친근감을 표했다. "극 중 유일하게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인데, 실제 이정은이라는 사람도 그랬다. 처음부터 서슴없이 누나라고 불렀다. 서로 오래 작품을 하진 않았어도 눈빛만 봐도 통한다"고 말했다.
극 중 통쾌한 신으로는 '진형우' 검사 역의 배우 박혁권과 함께 한 장면을 꼽았다. 박혁권은 '하얀거탑'에서도 김명민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사람들 앞에서 엄벌을 줄 때가 통쾌하다. '하얀거탑' 때도 항상 저한테 당하는 입장으로 나왔다"고 웃으며 "박혁권 배우와 함께 연기하면 신명 나는 느낌이다. 전장에 싸우러 나갈 때 10명, 20명 장수와 나가는 것보다 한 명의 혁권씨와 나가는 게 더 든든한 느낌이다. 이번에도 역할을 얄밉게 잘해줘서 고맙고, 그로 인해 양 교수 역이 더 살아났다"고 말했다.
"간접 체험한 배우로서 가슴 속이 뜨거워질 때가 많았어요. 우리 사회 이슈를 투영하면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해요. '양종훈' 같은 법조인만 있으면 살기 좋은 나라가 될 것 같아요. 어디선가 그 같은 삶을 사는 법조인들이 있겠죠. 여운이 길게 남을 것 같아요."
"살아가면서 '양종훈'을 많이 떠올릴 것 같아요. 살아가는 방식, 목표하는 지향점 등이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죠. 소신 있게 작품에 임하는 배우로서 책임감을 갖고 시청자들에게 나아가야 하겠다는 가치관 정립이 좀 더 된 것 같아요."
<뉴시스 기사ㆍ사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