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신근의 반려학개론] 1500만 반려인들께 드리는 충언
[윤신근의 반려학개론] 1500만 반려인들께 드리는 충언
by 뉴시스 기사·사진 제공 2021.12.31
지난 한 해 부족한 식견과 경험으로 칼럼을 연재하면서 독자 여러분의 반려 생활에 도움은커녕 누를 끼치지 않았는지 걱정이 된다. 그간 댓글로, 이메일로 필자의 글에 공감을 나타내고, 응원·격려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린다. 이번 연재의 대미를 장식하는 자리이니 몇 가지 부탁을 드리고자 한다.
'반려 생활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남들이 다 키우니까, 보기에 귀엽고 예뻐서, 심심한 데 한 번 등으로는 '생명'을 책임질 수 없다.
입양 전 그 반려동물에 관해 충분히 숙지해 현실에 부합하는지 확인해 결정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함께 사는 가족과 이해를 얻고, 합의돼야 한다.
흔히 "개를 한 마리 키우는 것은 자식을 하나 키우는 것 같다"지만, 실제는 그보다 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특히 최근 유기견이나 유기묘를 입양하는 분도 많은데 그런 경우엔 더욱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한 번 상처를 받은 아이는 그만큼 마음을 열기 쉽지 않고, 행여 중도 포기하면 더 큰 불행은 만드는 탓이다.
측은지심에 섣불리 행동할 일은 결코 아니다.
반려인 중에는 동물만 사랑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관심도 두지 않는 경우가 적잖다. 배신 등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받은 사람 중에 그런 경향을 나타낸다.
그건 옳지 않다. 반려동물이 반려인을 배신하는 일은 거의 없지만, 그렇다고 사람을 멀리하고 반려동물에게 과몰입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는 탓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상처를 조금씩 치유해 다시 자신감 있고 따뜻하게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고 소통하게 되는 것이 반려의 가장 큰 효과가 아닐까 싶다.
반려동물을 지나치게 애지중지하는 것도 삼가야 한다. 사회는 나나 내 가족만 사는 곳이 아니다.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곳이다.
다른 사람의 경우 반려인도 많고, 예비 반려인도 있겠으나 비반려인도 적잖다.
비반려인 중에는 반려동물을 좋아하면서도 상황이 여의치 않아 못 기르는 사람도 있지만, 혐오까지는 아니더라도 싫어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 입장에 반려인의 지나친 행동은 반발을 불러일으키기 쉽다.
반려동물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은 자유지만, 모든 자유는 절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늘 지적한 "우리 개는 물지 않아요"는 올해엔 꼭 사라지기 바란다.
이에 더해 자신의 반려동물을 너무 사랑해 옷이든, 가방이든, 집이든 아낌없이 사주는 것도 개인의 자유지만, 이를 과시하는 듯 SNS에 올리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옛말에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고 했다.
우리나라 '오수개'나 일본 '하치'처럼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반려동물이 스스로 이름을 남긴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반려동물은 반려인 덕에 명성을 얻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반려인이라면 반려동물에게 명성은 남기지 못해도 오명이나 악명은 남기지 않게 할 '의무'가 있다.
수의사나 동물학자가 아닌 우리 사회의 한 구성원이자 같은 반려인으로서 드리고 싶은 말씀이다.
임인년에는 산 중의 왕 호랑이 기세처럼 독자 여러분도 건승하시길 빈다.
[윤신근 - 수의사·동물학박사, 한국동물보호연구회장]
<뉴시스 기사ㆍ사진 제공>
'반려 생활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남들이 다 키우니까, 보기에 귀엽고 예뻐서, 심심한 데 한 번 등으로는 '생명'을 책임질 수 없다.
입양 전 그 반려동물에 관해 충분히 숙지해 현실에 부합하는지 확인해 결정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함께 사는 가족과 이해를 얻고, 합의돼야 한다.
흔히 "개를 한 마리 키우는 것은 자식을 하나 키우는 것 같다"지만, 실제는 그보다 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특히 최근 유기견이나 유기묘를 입양하는 분도 많은데 그런 경우엔 더욱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한 번 상처를 받은 아이는 그만큼 마음을 열기 쉽지 않고, 행여 중도 포기하면 더 큰 불행은 만드는 탓이다.
측은지심에 섣불리 행동할 일은 결코 아니다.
반려인 중에는 동물만 사랑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관심도 두지 않는 경우가 적잖다. 배신 등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받은 사람 중에 그런 경향을 나타낸다.
그건 옳지 않다. 반려동물이 반려인을 배신하는 일은 거의 없지만, 그렇다고 사람을 멀리하고 반려동물에게 과몰입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는 탓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상처를 조금씩 치유해 다시 자신감 있고 따뜻하게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고 소통하게 되는 것이 반려의 가장 큰 효과가 아닐까 싶다.
반려동물을 지나치게 애지중지하는 것도 삼가야 한다. 사회는 나나 내 가족만 사는 곳이 아니다.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곳이다.
다른 사람의 경우 반려인도 많고, 예비 반려인도 있겠으나 비반려인도 적잖다.
비반려인 중에는 반려동물을 좋아하면서도 상황이 여의치 않아 못 기르는 사람도 있지만, 혐오까지는 아니더라도 싫어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 입장에 반려인의 지나친 행동은 반발을 불러일으키기 쉽다.
반려동물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은 자유지만, 모든 자유는 절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늘 지적한 "우리 개는 물지 않아요"는 올해엔 꼭 사라지기 바란다.
이에 더해 자신의 반려동물을 너무 사랑해 옷이든, 가방이든, 집이든 아낌없이 사주는 것도 개인의 자유지만, 이를 과시하는 듯 SNS에 올리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옛말에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고 했다.
우리나라 '오수개'나 일본 '하치'처럼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반려동물이 스스로 이름을 남긴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반려동물은 반려인 덕에 명성을 얻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반려인이라면 반려동물에게 명성은 남기지 못해도 오명이나 악명은 남기지 않게 할 '의무'가 있다.
수의사나 동물학자가 아닌 우리 사회의 한 구성원이자 같은 반려인으로서 드리고 싶은 말씀이다.
임인년에는 산 중의 왕 호랑이 기세처럼 독자 여러분도 건승하시길 빈다.
[윤신근 - 수의사·동물학박사, 한국동물보호연구회장]
<뉴시스 기사ㆍ사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