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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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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먹어야 잘 큰다?…소아비만, 성인병 단초될 수도

많이 먹어야 잘 큰다?…소아비만, 성인병 단초될 수도

by 뉴시스 기사·사진 제공 2022.03.03

대다수 부모들은 성장기 충분한 영양공급이 필요하다며 자녀가 음식을 과다 섭취하는 것에 대해 관대하지만 소아 비만은 지방간, 당뇨병, 고혈압 등 성인병을 유발하는 단초가 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소아비만은 보통 유아기에서 사춘기까지의 연령대에서 표준 체중보다 20% 이상 많이 나가거나, 같은 연령대에서 체질량지수(BMI)가 상위 5%인 경우를 말한다. 서구화된 식습관에 코로나19 장기화로 길어진 '집콕'의 영향까지 더해지면서 소아비만에 빨간불이 켜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비만으로 치료받은 환자 중 20세 미만 소아·청소년 환자는 2015년 1837명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4749명으로 2.6배 증가했다.
김도현 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음식이 귀하던 과거와 달리 영양 과잉과 함께 간편식·인스턴트 위주의 식습관, 불규칙한 생활습관으로 소아비만 발병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며 ”어른들이 비만 아동에게 '괜찮아, 다 키로 갈 거야'라고 말하지만, 모든 살이 다 키로 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균형잡힌 식단과 충분한 칼로리 소모로 적정한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면 많이 먹어도 괜찮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된다는 것이다.
소아비만은 성장 속도를 오히려 늦출 뿐 아니라 성조숙증을 유발할 수 있고 지방간, 당뇨, 고혈압 등 성인병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으로는 지방간과 당뇨병이 대표적이다. 지방간은 간 무게의 5% 이상의 지방이 체내에 쌓이게 된 경우를 말한다. 증상이 없어 방치되기 쉽고 지속될 경우 지방간염으로 진행돼 간섬유화와 간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15년 간 소아·청소년의 지방간 유병률은 44% 증가했다.
또 소아·청소년 당뇨병 환자 중 40~50%는 비만, 과체중과 관련이 있는 '2형 당뇨병'으로, 어린 나이에 발생할수록 다른 질환의 발병 및 사망 위험도도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전숙 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부적절한 식생활과 식습관이 소아 비만의 일차적 원인으로 손꼽힌다"면서 "아이의 성장을 돕는다는 이유로 좋아하는 음식을 무조건 허락하면 결국 탄수화물이나 지방, 단백질 등 특정 영양소에 치우친 식사로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부모와 주위 어른들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을 돕기 위해서는 균형잡힌 식단을 제공하고, 식사할 때는 먹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여러 번 씹고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함으로써 영양분이 잘 흡수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만은 크게 원발성과 이차성으로 구분된다. 특별한 질환 없이 섭취한 에너지 총량이 소비되는 에너지보다 많다면 원발성, 특정 질환과 관련돼 발생한다면 이차성이다. 전문의와의 상담과 각종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효과적으로 관리해나가야 하는 이유다.
전 교수는 “지방질을 섭취하는 것은 무조건 나쁘다고 인식하는 경우가 있지만 지방은 성장기, 호르몬 생성과 작용에도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양질의 적절한 지방 섭취는 필수"라면서 “체질량지수는 정상 범위인데 편식이 심하다면 균형잡힌 식사와 함께 생활습관 지도가 우선시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아비만 치료의 핵심은 운동과 식습관 조절이다. 수영과 실내 자전거는 효과가 좋지만, 아이가 흥미를 갖지 못한다면 운동처럼 즐길 수 있는 게임도 권장된다. 식습관을 교정할 땐 성장 중임을 감안해 무조건적인 감량보다는 충분한 영양 섭취가 이뤄질 수 있도록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 교수는 ”최근 병원을 찾는 소아비만 환자를 보면 코로나19와 추운 날씨의 영향 때문인지 체중이 줄기는커녕 오히려 10~20kg씩 늘어서 오는 경우가 대다수“라면서 ”가족 구성원 간 생활과 식사패턴이 비슷하기 때문에 가족 모두가 운동과 식생활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모는 아이가 지속할 수 있는 수준의 운동을 규칙적으로 꾸준히 할 수 있도록 돕고, 비만의 원인이 되는 단순당이 많은 음료와 군것질 등은 제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기사ㆍ사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