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은 대표님] 우리가 잊지 않아야 할 것은
[김재은 대표님] 우리가 잊지 않아야 할 것은
by 김재은 대표님 2018.06.21
지난 금요일 저녁 무렵 아직 요양병원에 계신 어머니 뵈러 누나와 함께 고향 가는 길, 휴게소에서 주유를 하고 신나게 출발해서 가고 있는데 휴대폰이 울린다.
낯선 일반 번호다. 무시할까 하다가 받아보니 이런 이런 누나 목소리다(휴대폰을 차에 두고 내려서 주유소 사무실에서 전화했나 보다). 어디냐고 묻는데 순간 뒷자리를 보니 누나가 없다.
아뿔싸~ 라디오를 켜놓고 주유하다가 누나가 잠깐 내린다고 했는데 못 들은 거다 내 오른쪽 귀까지 잘 안 들리니 전혀 모른 채로 출발한 거다.
이를 어찌해야 하나 서울 톨게이트 영업소에 들러 방법을 물으니 어찌어찌하면 된다고 서초IC까지 가서 다시 와야 하니 적어도 1시간 가까이 소요될 듯하다.
잠깐 생각 끝에 아까 그 번호로 전화를 해서 누나와 통화를 했다. 오는 차 중 태워달라고 부탁을 하면 될 듯 해서 그렇게 해보라고 한참 후 작은 용달차가 내 차 곁으로 왔다. 여러 차량이 난색을 표해 겨우 얻어탔다고 했다.
60대 초반쯤 되는 용달차 기사님은 누추해서 태워도 괜찮을지 하면서 오히려 미안해했다고. 참 고마운 일이었다. 다행히 선의를 가진 분을 만났으니.
살다 보니 이런 일도 있구나. 내가 이런 경험의 주인공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해 본 적이 없기에 얼마나 당황스럽던지. 어쨌거나 잊어버릴게 따로 있지, 함께 가던 누나를 잊어버리고 떠났으니. 덕분에 고향집에 오는데 4시간이나 걸렸지만 잊혀지지 않을 추억을 만든 것은 확실한 듯 하다.
긴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잊어버리고 사는 게 참 많은 것 같다. 누군가에게 전화한다고 해놓고 잊어버린 약속은 얼마나 많은가. 계획을 세워놓고 작심삼일도 되기 전에 잊어버린 것도 적지 않고, 친구에게 돈이나 책을 빌려 가고 잊어버린 것이며, 거짓으로 누군가를 속인 일, 말을 함부로 해서 상처를 준 일도 내 마음대로(?) 잊어버렸을지도 모른다.
엊그제 끝난 선거에서도 확인된 것이지만 목숨을 내걸고 지킬 듯이 난무했던 수많은 약속 또한 지켜진 적이 별로 없이 ‘잊어버린 일’의 창고에 쌓여있을 것이다. 역사는 어떠한가?
그냥 기억하지 않고 넘어간 수많은 일들이 다시 또 반복되어 수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지 않았던가. “역사를 기억하지 못한 자, 그 역사를 다시 살게 될 것이다”라고 철학자인 조지 산타야나는 일갈했다.
역사가 그렇듯이 바르지 못한 습관 또한 반복되어 내 삶에 부정적 영향으로 되돌아온다.
서운한 감정, 도와줬다는 생색내기, 상대방의 약점 등 역설적이게도 잊어도 될 것은 정확히 기억하면서도 정작 기억해야 할 것은 잊어버리고 사는 게 우리네 인생살이인 듯하다.
다행히도 민초들은 정확히 기억하고 있기에 민주주의 축제인 선거를 통해 살며시 심판을 하는 것을 보면서 작은 희망을 가져본다. 기억해야 할 것들을 기억하는 사람들에 의해 역사와 공동체는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올 수 있었음을 기억한다.
기억해야 할 것들을 기억한다는 것은 나와 내가 살고 있는 사회가 건강해지는 토대이다.
우리가 잘한 일은 생색내듯이 굳이 기억하지 않아도 되지만 잘못한 일은 꼭 기억해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기억한다는 것은 일상의 삶에 깨어있다는 것이기에 자연스럽게 내 삶은 생동감으로 넘쳐나게 된다.
누군가 ‘당신이 지난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고 말하지 않아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잊지 말아야 한다. 그나저나 내가 누나를 내버려 두고 떠난 것처럼 당신에게도 잊혀지지 않는 웃픈 추억이 있는지 궁금하다.
낯선 일반 번호다. 무시할까 하다가 받아보니 이런 이런 누나 목소리다(휴대폰을 차에 두고 내려서 주유소 사무실에서 전화했나 보다). 어디냐고 묻는데 순간 뒷자리를 보니 누나가 없다.
아뿔싸~ 라디오를 켜놓고 주유하다가 누나가 잠깐 내린다고 했는데 못 들은 거다 내 오른쪽 귀까지 잘 안 들리니 전혀 모른 채로 출발한 거다.
이를 어찌해야 하나 서울 톨게이트 영업소에 들러 방법을 물으니 어찌어찌하면 된다고 서초IC까지 가서 다시 와야 하니 적어도 1시간 가까이 소요될 듯하다.
잠깐 생각 끝에 아까 그 번호로 전화를 해서 누나와 통화를 했다. 오는 차 중 태워달라고 부탁을 하면 될 듯 해서 그렇게 해보라고 한참 후 작은 용달차가 내 차 곁으로 왔다. 여러 차량이 난색을 표해 겨우 얻어탔다고 했다.
60대 초반쯤 되는 용달차 기사님은 누추해서 태워도 괜찮을지 하면서 오히려 미안해했다고. 참 고마운 일이었다. 다행히 선의를 가진 분을 만났으니.
살다 보니 이런 일도 있구나. 내가 이런 경험의 주인공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해 본 적이 없기에 얼마나 당황스럽던지. 어쨌거나 잊어버릴게 따로 있지, 함께 가던 누나를 잊어버리고 떠났으니. 덕분에 고향집에 오는데 4시간이나 걸렸지만 잊혀지지 않을 추억을 만든 것은 확실한 듯 하다.
긴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잊어버리고 사는 게 참 많은 것 같다. 누군가에게 전화한다고 해놓고 잊어버린 약속은 얼마나 많은가. 계획을 세워놓고 작심삼일도 되기 전에 잊어버린 것도 적지 않고, 친구에게 돈이나 책을 빌려 가고 잊어버린 것이며, 거짓으로 누군가를 속인 일, 말을 함부로 해서 상처를 준 일도 내 마음대로(?) 잊어버렸을지도 모른다.
엊그제 끝난 선거에서도 확인된 것이지만 목숨을 내걸고 지킬 듯이 난무했던 수많은 약속 또한 지켜진 적이 별로 없이 ‘잊어버린 일’의 창고에 쌓여있을 것이다. 역사는 어떠한가?
그냥 기억하지 않고 넘어간 수많은 일들이 다시 또 반복되어 수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지 않았던가. “역사를 기억하지 못한 자, 그 역사를 다시 살게 될 것이다”라고 철학자인 조지 산타야나는 일갈했다.
역사가 그렇듯이 바르지 못한 습관 또한 반복되어 내 삶에 부정적 영향으로 되돌아온다.
서운한 감정, 도와줬다는 생색내기, 상대방의 약점 등 역설적이게도 잊어도 될 것은 정확히 기억하면서도 정작 기억해야 할 것은 잊어버리고 사는 게 우리네 인생살이인 듯하다.
다행히도 민초들은 정확히 기억하고 있기에 민주주의 축제인 선거를 통해 살며시 심판을 하는 것을 보면서 작은 희망을 가져본다. 기억해야 할 것들을 기억하는 사람들에 의해 역사와 공동체는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올 수 있었음을 기억한다.
기억해야 할 것들을 기억한다는 것은 나와 내가 살고 있는 사회가 건강해지는 토대이다.
우리가 잘한 일은 생색내듯이 굳이 기억하지 않아도 되지만 잘못한 일은 꼭 기억해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기억한다는 것은 일상의 삶에 깨어있다는 것이기에 자연스럽게 내 삶은 생동감으로 넘쳐나게 된다.
누군가 ‘당신이 지난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고 말하지 않아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잊지 말아야 한다. 그나저나 내가 누나를 내버려 두고 떠난 것처럼 당신에게도 잊혀지지 않는 웃픈 추억이 있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