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섭 시인님] 거리의 복면가왕
[이규섭 시인님] 거리의 복면가왕
by 이규섭 시인님 2018.06.22
어머니의 날씨 예보는 신통방통 잘 맞았다. 몸이 무겁고 찌뿌둥하면 “비가 오려나 보다”했고 비는 어김없이 내렸다. 기상 관측 방법도 다양하다. 저녁연기가 낮게 깔리거나 제비가 낮게 날면 비를 예견했다. 저녁노을이 붉게 물들면 “내일은 맑고 무덥겠다.”고 전망했다.
과학적 근거가 있는 예측이다. 저기압으로 구름이 잔뜩 끼면 혈액이 무거워져 순환이 잘 되지 않아 몸이 찌뿌둥해진다. 저기압에 공기가 무거워지니 저녁연기는 낮게 깔리고 제비의 비행도 낮아진다. 우리나라는 중위도 지역으로 연중 편서풍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저기압과 고기압 등 기상 현상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움직인다. 서녘 노을은 날씨를 예측할 수 있지만 동쪽 하늘은 날씨와 연관 지을 수 없다. 어머니의 날씨 예측은 조상들의 체험적 바탕에서 터득한 생활의 지혜다.
기상 예보 방법도 변했다. 1970년대 우리나라 1호 기상캐스터 김동완 통보관은 날씨를 이해하기 쉽게 기상도를 손으로 그려가며 예보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불쾌지수가 높으면 “감정 관리에 각별히 유념하시라”는 멘트를 날린 것도 당시에는 파격적이었다. 요즘은 대부분 여성 기상캐스터가 몸에 딱 붙은 옷을 입고 나와 시선을 끈다. 벨기에 TV에선 만화 캐릭터가 날씨 예보하는 걸 보았다. 재미있고 인건비도 절약되겠구나 싶었다.
날씨의 관심도 달라졌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자외선 지수를 확인하는 게 일상이 됐다. 눈을 뜨자마자 미세먼지 기준치까지 확인한 뒤 아침 운동을 나갈까 말까 결정한다. 미세먼지가 보통 수준에서 약간 나쁜 수준으로 떨어져도 대부분 나간다. 근린공원엔 숲이 있으니 인근 관측소 보다 공기가 좋을 것이라는 자의적 판단에서다. 800여m 둘레를 돌다 보면 도로 쪽 보다 숲이 있는 언덕 쪽 하늘이 더 투명하다.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프랑스 파리 보다 두 배 많고 미국 LA보다 1.3배 높은 것으로 드러나 갈수록 신경 쓰인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는 외출을 자제해야 하고 바깥 활동 때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는 것은 상식이 된지 오래다.
비 그친 다음 날 미세먼지를 체크 해보니 초미세먼지까지 ‘좋음’이다. 근린공원의 하늘은 가을하늘을 닮았다. 공기는 달고 상큼하다. 녹색 잎 새에 쏟아지는 아침 햇살은 찰랑찰랑 눈부시다.
이런 날에도 마스크를 끼고 운동하는 사람들을 보면 천식이나 감기 때문이려니 이해하려다가도 고개가 갸우뚱 해진다. 챙이 넓은 투명 모자로 얼굴을 가린 것도 모자라 오리주둥이 같은 이상한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모습은 꼴불견이다. 복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음악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스타도 아닌데 얼굴을 가리고 다니는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 마스크는 말 그대로 입과 코를 가리는 데 쓴다. 스페인에서는 얼굴을 가린 마스크를 쓰면 피부병이나 나병환자 취급을 한다고 들었다. 오스트리아는 공공장소에서 부르카를 비롯하여 얼굴을 가리는 복장을 법으로 금지한다. 아무리 제 잘난 멋에 산다지만 보는 이들이 혐오감을 느낀다면 삼가 하는 것이 미덕 아닐까.
과학적 근거가 있는 예측이다. 저기압으로 구름이 잔뜩 끼면 혈액이 무거워져 순환이 잘 되지 않아 몸이 찌뿌둥해진다. 저기압에 공기가 무거워지니 저녁연기는 낮게 깔리고 제비의 비행도 낮아진다. 우리나라는 중위도 지역으로 연중 편서풍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저기압과 고기압 등 기상 현상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움직인다. 서녘 노을은 날씨를 예측할 수 있지만 동쪽 하늘은 날씨와 연관 지을 수 없다. 어머니의 날씨 예측은 조상들의 체험적 바탕에서 터득한 생활의 지혜다.
기상 예보 방법도 변했다. 1970년대 우리나라 1호 기상캐스터 김동완 통보관은 날씨를 이해하기 쉽게 기상도를 손으로 그려가며 예보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불쾌지수가 높으면 “감정 관리에 각별히 유념하시라”는 멘트를 날린 것도 당시에는 파격적이었다. 요즘은 대부분 여성 기상캐스터가 몸에 딱 붙은 옷을 입고 나와 시선을 끈다. 벨기에 TV에선 만화 캐릭터가 날씨 예보하는 걸 보았다. 재미있고 인건비도 절약되겠구나 싶었다.
날씨의 관심도 달라졌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자외선 지수를 확인하는 게 일상이 됐다. 눈을 뜨자마자 미세먼지 기준치까지 확인한 뒤 아침 운동을 나갈까 말까 결정한다. 미세먼지가 보통 수준에서 약간 나쁜 수준으로 떨어져도 대부분 나간다. 근린공원엔 숲이 있으니 인근 관측소 보다 공기가 좋을 것이라는 자의적 판단에서다. 800여m 둘레를 돌다 보면 도로 쪽 보다 숲이 있는 언덕 쪽 하늘이 더 투명하다.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프랑스 파리 보다 두 배 많고 미국 LA보다 1.3배 높은 것으로 드러나 갈수록 신경 쓰인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는 외출을 자제해야 하고 바깥 활동 때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는 것은 상식이 된지 오래다.
비 그친 다음 날 미세먼지를 체크 해보니 초미세먼지까지 ‘좋음’이다. 근린공원의 하늘은 가을하늘을 닮았다. 공기는 달고 상큼하다. 녹색 잎 새에 쏟아지는 아침 햇살은 찰랑찰랑 눈부시다.
이런 날에도 마스크를 끼고 운동하는 사람들을 보면 천식이나 감기 때문이려니 이해하려다가도 고개가 갸우뚱 해진다. 챙이 넓은 투명 모자로 얼굴을 가린 것도 모자라 오리주둥이 같은 이상한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모습은 꼴불견이다. 복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음악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스타도 아닌데 얼굴을 가리고 다니는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 마스크는 말 그대로 입과 코를 가리는 데 쓴다. 스페인에서는 얼굴을 가린 마스크를 쓰면 피부병이나 나병환자 취급을 한다고 들었다. 오스트리아는 공공장소에서 부르카를 비롯하여 얼굴을 가리는 복장을 법으로 금지한다. 아무리 제 잘난 멋에 산다지만 보는 이들이 혐오감을 느낀다면 삼가 하는 것이 미덕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