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섭 시인님] 사람에게 가장 쾌적한 온도
[이규섭 시인님] 사람에게 가장 쾌적한 온도
by 이규섭 시인님 2018.07.27
덥다. 숨이 턱턱 막힌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줄줄 흐른다. 낮엔 찜통더위에 녹초가 되고 밤엔 열대야로 파김치가 된다. 반짝 장마 끝에 엄습한 무더위로 전국이 펄펄 끓는다. 기세등등한 폭염이 언제 꺾일지 모른 채 속수무책 시달린다. 단독주택 거실의 낡은 에어컨은 가래 끓는 소리로 돈다. 켜 놓을 때 잠시 시원할 뿐, 끄면 더 후덥지근하다. 창문을 열고 선풍기 두 대를 동시에 틀어도 더운 바람만 나온다. 찬물을 뒤집어써도 그때 뿐이다. 대서인 지난 23일 서울의 아침 최저 기온은 29.2도로 가장 무더운 아침을 보냈다. 그날 강릉은 31.1도로 ‘초(超)열대야’ 현상이다. ‘더위 먹은 소 달만 봐도 허덕인다’는 속담이 실감 난다.
기상 관측이래 가장 더웠다는 1994년과 2016년의 여름도 거뜬히 견뎠는데 더위와 싸울 기력이 쇠진해졌다. 1994년 7월의 폭염일수는 18.3일이었고, 서울은 38.4도로 정점을 찍었다. 1994년 7월 9일 점심을 먹으러 나가다가 ‘김일성 주석 사망’ 긴급뉴스를 듣고 호외를 발행하려 서둘러 신문사로 들어갔다. 사망은 8일 새벽 2시였으나 9일 정오에 발표했다. 정수리에 쏟아지는 햇볕은 자글자글 끓듯이 뜨거웠던 기억이 또렷하다. YS의 방북을 앞둔 시점이다. 2년 전 여름 서울의 폭염일수는 24일, 열대야 일수는 32일을 기록했다. 당시 두 시간 강의를 위해 경북 포항의 구룡포까지 대중교통을 10시간 넘게 갈아타며 강행군을 하면서도 무탈하게 보냈다.
사람들은 몇 도(度)에 가장 쾌적함을 느낄까? 화씨 척도를 만든 독일 물리학자 파렌하이트는 화씨 70도(섭씨 21.1도)가 딱 기분 좋은 온도라고 했다. 화씨 80도(섭씨 26.7도)면 상당히 더운 편이고, 화씨 90도(섭씨 32.2도)면 심각하게 덥다고 했다. 섭씨 38도면 상징적 한계인 화씨 100도를 넘어 ‘참기 어려운 수준’이다. 연일 폭염특보가 기록을 갱신하며 한반도를 뜨겁게 달군다.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의 수은주는 38.6도, 영천은 40.3도까지 치솟았다. 대구 도심엔 대형 ‘계란 프라이 조형물’까지 등장했다.
최근 두 달간 전국 병원 응급실에 실려 온 온열질환자는 1200여 명 가까이 된다. 그 가운데 12명이 숨졌다. 살인적 폭염이다. 온열질환자는 전년 대비 61% 늘었다. 소, 닭, 돼지, 오리 등 가축의 폐사로 농심은 까맣게 타들어간다. 폭염으로 가축이 죽어도 전염병 폐사와 달리 정부 차원의 보상이 안 된다.
현재 재난안전법상 자연재난은 태풍과 홍수, 호우, 강풍, 풍랑, 해일, 대설, 낙뢰, 가뭄 등 기상이변과 지진, 황사, 조류 대발생, 화산활동 등이지만 폭염과 혹한은 재난규정에 없다. 18대 국회부터 폭염을 자연재난에 포함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이 여러 차례 발의됐으나 흐지부지 지나갔다. ‘폭염과 혹한은 예측이 가능하고 건강, 환경에 따라 피해가 다르고 개인의 노력으로 피해를 예방 할 수 있다’는 반론에 밀려서다.
그동안 자연재난에 폭염 포함은 어렵다고 반대하던 정부의 입장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지구온난화와 고령화로 폭염 피해는 갈수록 더 커질 것은 뻔하다. 입법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자연재해로 입법이 되면 폭염 피해 관리가 국가 차원 매뉴얼로 격상되고 피해보상도 가능해진다.
기상 관측이래 가장 더웠다는 1994년과 2016년의 여름도 거뜬히 견뎠는데 더위와 싸울 기력이 쇠진해졌다. 1994년 7월의 폭염일수는 18.3일이었고, 서울은 38.4도로 정점을 찍었다. 1994년 7월 9일 점심을 먹으러 나가다가 ‘김일성 주석 사망’ 긴급뉴스를 듣고 호외를 발행하려 서둘러 신문사로 들어갔다. 사망은 8일 새벽 2시였으나 9일 정오에 발표했다. 정수리에 쏟아지는 햇볕은 자글자글 끓듯이 뜨거웠던 기억이 또렷하다. YS의 방북을 앞둔 시점이다. 2년 전 여름 서울의 폭염일수는 24일, 열대야 일수는 32일을 기록했다. 당시 두 시간 강의를 위해 경북 포항의 구룡포까지 대중교통을 10시간 넘게 갈아타며 강행군을 하면서도 무탈하게 보냈다.
사람들은 몇 도(度)에 가장 쾌적함을 느낄까? 화씨 척도를 만든 독일 물리학자 파렌하이트는 화씨 70도(섭씨 21.1도)가 딱 기분 좋은 온도라고 했다. 화씨 80도(섭씨 26.7도)면 상당히 더운 편이고, 화씨 90도(섭씨 32.2도)면 심각하게 덥다고 했다. 섭씨 38도면 상징적 한계인 화씨 100도를 넘어 ‘참기 어려운 수준’이다. 연일 폭염특보가 기록을 갱신하며 한반도를 뜨겁게 달군다.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의 수은주는 38.6도, 영천은 40.3도까지 치솟았다. 대구 도심엔 대형 ‘계란 프라이 조형물’까지 등장했다.
최근 두 달간 전국 병원 응급실에 실려 온 온열질환자는 1200여 명 가까이 된다. 그 가운데 12명이 숨졌다. 살인적 폭염이다. 온열질환자는 전년 대비 61% 늘었다. 소, 닭, 돼지, 오리 등 가축의 폐사로 농심은 까맣게 타들어간다. 폭염으로 가축이 죽어도 전염병 폐사와 달리 정부 차원의 보상이 안 된다.
현재 재난안전법상 자연재난은 태풍과 홍수, 호우, 강풍, 풍랑, 해일, 대설, 낙뢰, 가뭄 등 기상이변과 지진, 황사, 조류 대발생, 화산활동 등이지만 폭염과 혹한은 재난규정에 없다. 18대 국회부터 폭염을 자연재난에 포함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이 여러 차례 발의됐으나 흐지부지 지나갔다. ‘폭염과 혹한은 예측이 가능하고 건강, 환경에 따라 피해가 다르고 개인의 노력으로 피해를 예방 할 수 있다’는 반론에 밀려서다.
그동안 자연재난에 폭염 포함은 어렵다고 반대하던 정부의 입장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지구온난화와 고령화로 폭염 피해는 갈수록 더 커질 것은 뻔하다. 입법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자연재해로 입법이 되면 폭염 피해 관리가 국가 차원 매뉴얼로 격상되고 피해보상도 가능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