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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은 대표님] 어떤 행복한 삶을 위한 즉문즉설

[김재은 대표님] 어떤 행복한 삶을 위한 즉문즉설

by 김재은 대표님 2018.11.22

한 여자가 있었다.
결혼한 지 3년, 이제 두 살 된 아이와 세 가족이 행복하게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이름 모를 병에 걸렸다. 시름시름 앓더니 발병 2주 만에 세상을 떠났다.
마른하늘에 날벼락도 분수가 있지, 이를 어찌해야 할지 정신이 하나도 없고 눈물조차 나오지 않으면서 앞으로 살아갈 일이 막막하기 그지없었다.
스승을 찾아왔다. 난 이제 어찌해야 하냐고 하소연했다.
먼저, 내가 참으로 사랑한 사람, 그리고 가족을 사랑하고 애쓰다 젊은 나이에 떠나버린 남편이 너무도 불쌍하다. 그리고 내 앞에 이런 일이 생긴 것이 너무 억울하다.
둘째, 아무것도 모르는 저 어린 아들은 어찌해야 할까, 그리고 어떻게 키워야 할지 모르겠다.
스승이 물었다.
당신은 지금 누구를 걱정하고 있느냐고. 죽은 남편인가 아니면 나 자신인가?
먼저 죽은 남편이 불쌍해서 견딜 수 없다면, 이미 어찌할 수 없는 것이기에 그것은 걱정거리가 안된다. 남편이 당신을 진정으로 사랑했다면 당신이 남편의 죽음을 슬퍼하며 힘들게 살아가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그렇게 슬픔에 못 견뎌 하며 힘겹게 지내는 당신이 마음에 걸려 당신이 그토록 원하는 편한 곳에 못 가고 무주고혼(無主孤魂)이 될 것이다.
오히려 당신이 슬픔을 접고 진정 행복하기를 바랄 것이다. 당신이 혼자 살아가든 아니면 재혼하여 다시 행복한 삶을 꾸리든 행복하기만 하다면 저세상에서 기꺼이 축하의 박수를 보낼 것이다.
어찌할 수 없는 것이긴 하지만 당신에게는 새로운 삶의 기회가 온 것이다.
남들은 눈치 보며 해야 하겠지만 당신은 당당히 새로운 사람을 선택하여 새로운 가정을 꾸릴 수가 있다. 남들은 한 번도 하기 어려운 결혼을 두 번이나 그것도 눈치 볼 것 없이 할 수 있으니 슬퍼하기보다는 오히려 기뻐해야 하는 것 아니냐.
그리고 죽은 남편에 대한 미련을 기꺼이 놓을 때 남편의 고혼이 편안하게 이승을 떠날 것이고 당신 또한 행복한 삶의 문을 열 수 있을 것이다. 두 사람이 진정 서로를 사랑했다면 이러한 자세야말로 말 그대로 상생 아니겠느냐면서 지금의 눈물은 슬픔의 눈물이 아니라 기쁨의 그것이어도 괜찮겠다며 스승은 웃으며 화답한다.
그리고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떠난 남편보다는 살아있는 내 자신의 걱정이 우선인 것이 우리네 범부들이기에 어떤 선택을 하든 내 인생을 당당하게 살아가는 가는 것이 최선임을 덧붙인다.
이상은 오래전 무더운 휴일에 함께 한 즉문즉설(卽問卽說)의 한 풍경에 대한 소회(所懷)이다.
우리네 다른 삶도 그러하다. 어쩔 수 없는 슬픔에 메이면 어떤 일도 제대로 해나갈 수 없다.
내 앞에 일어나는 모든 일을 당당하게 받아들이자.
새로운 삶, 새로운 행복의 길이 약간의 먼지를 뒤집어쓴 채 저만치서 이름 모를 들꽃과 함께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이 늦은 가을에 왜 오래전 이야기가 나에게 떠오르는지 알 수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