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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 스님] 얼마나 많이 사랑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정운 스님] 얼마나 많이 사랑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by 정운 스님 2018.12.18

미국의 최대 갑부는 해년마다 바뀐다. 어느 해는 워런 버핏으로 발표가 나고, 어느 해는 빌 게이츠로 발표가 난다. 또한 이들은 사회에 큰 액수의 기부금을 내고 있는데, ‘누가 더 많이 냈는가?’로 두 갑부가 엎치락뒤치락 한다. 빌 게이츠인 경우, 그가 죽으면 아프리카에 그의 재산 중의 일부가 기부된다고 한다. 아무리 경제적으로 풍부한 갑부라고 해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베푸는 일이 쉽지 않다. 어떤 갑부는 베푸는 것보다 자신의 욕심을 충족시킨다거나 취미를 즐기는 이들이 더 많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조선시대 최대 갑부 임상옥(1779~1855)도 말년에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였다. 그는 ‘작은 장사는 이문利文을 남기지만, 큰 장사는 결국 사람을 남기기 위해서 한다.’라고 하였다. 임상옥은 말년에 ‘애초부터 내 것이 아닌 물건을 소상업자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돌려주는 것이 당연하다.’는 말을 남겼다. 미국의 유명한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Carnegie Andrew, 1835~1919)도 그의 인생을 볼 때, 전반에서는 부富를 축적했지만, 후반부 인생에서는 사회복지와 교육사업에 투자하였다.
불교 사상 가운데 ‘서원’이 있다. 서원이란 부처님에게 일방적으로 무언가 달라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 앞에서 ‘자신을 위해 그리고 타인을 위해 열심히 기도하고, 돕겠다[自利利他]’는 약속을 말한다. <승만경>이라는 경전에 공감이 될 만한 서원이 있다. 불교신자가 아닌 분들에게는 불편하겠지만, 마음 따뜻한 내용이라 소개를 한다.
“부처님, 저는 오늘부터 깨달음에 이를 때까지 자신을 위해 재물을 모으지 않고, 제가 가지고 있는 물건을 가난하고 불쌍한 중생들을 위해 보시하겠습니다. 부처님, 저는 오늘부터 깨달음에 이를 때까지 자신을 위해 살지 않고,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 살겠습니다. 곧 베풀고, 사랑스러운 말을 하며, 사람들에게 이롭도록 도와주며, 그들이 힘들 때 함께하겠습니다. 부처님, 저는 오늘부터 깨달음에 이를 때까지 외로운 사람ㆍ환자ㆍ독고 노인 등 고통받고 재난당한 이들을 외면하지 않고 보살펴서 그들이 온갖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겠습니다.”
점점 추운 겨울로 접어든다. 연탄 몇 장이 없어 추위에 떠는 이들이 있고, 고시원이나 쪽방 생활하는 이들도 있으며, 홈리스 등 어려운 이들이 많이 있다. 우리의 작은 정성이 모인다면, 어려운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것이다. <어린 왕자>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언젠가 죽어 심판받는 날이 오면 우리에게 던져진 물음은 오직 당신이 얼마나 많이 사랑하며 살았는가? 일거라는 건 조금도 의심해 본 적이 없어. 얼마나 많은 걸 얻었는가? 라는 질문이 아니라 오히려 얼마나 남에게 주었는가? 라는 물음을 받게 될 거야. 겉으로 보이는 대단함은 전혀 중요하지 않아, 우리가 베푼 것만 따지게 될 거야.” ‘죽어서 심판받는다’는 것은 그 사람이 평생을 어떻게 살았는가?, 곧 ‘업業을 어떻게 지었는가?’이다. 인간은 타인에게 사랑을 받고 물질을 받는 것보다는 베풀고 사랑하는 만큼 인생이 더더욱 값지다고 본다. 인생에서 가장 복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연말로 접어들면서 점점 추워진다. 작은 사랑으로 마음만큼은 서로서로에게 훈훈한 겨울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