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섭 시인님] 저무는 한 해의 길목에서
[이규섭 시인님] 저무는 한 해의 길목에서
by 이규섭 시인님 2018.12.28
‘사랑보다 찬란한 보석이 없음을/ 정녕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누구를 미워한 날이 더 많았던/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믿음 보다 진실한 빛이 없음을/가슴으로 새기고 새겼어도/ 불신의 늪으로 높은 울타리만 쌓았던/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용서보다 아름다운 향기가 없음을/ 진실로 깨닫지 못하고/ 반목의 싸늘한 바람만 불어왔던/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비우고 낮추라는 말이/ 정녕 옳은 줄은 알지만/ 부질없는 욕심의 씨앗만 키워왔던/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잘못을 인정하기보다/ 변명으로 포장한 고집과 아집으로/ 고요한 자성의 목소리를 잃어버린/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끝내 용서하지 못하고/ 끝내 홀로인 고독의 외딴방으로/ 어리석게도 스스로 자신을 가둬버린/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나만 잘 살고/ 나만 행복하면 그만이라는/ 불치의 이기심을 버리지 못한 채/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뒤돌아서 당신을 비난했던/ 슬기롭지 못한 나를 용서하세요/ 지혜롭지 못한 나를 용서하세요. 12월의 창문을 열고 하늘을 보니/ 곧 하얀 눈이 펑펑 올 것 같습니다/ 그때, 내 마음의 천사도 함께 왔으면/ 오늘은 왠지 하얀 눈길을 걷고 싶습니다.’ <출처: 이채 뜨락>
이채 시인의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는 한 해를 되돌아보는 심상에 어리석음과 회한이 고스란히 전이되어 스스로를 부끄럽게 만든다. 조정권 시인은 12월은 ‘살아도 살아도 이자가 붙지 않는’다지만, 나의 12월은 청산 못한 부채처럼 무겁다. 낡은 목재 계단처럼 삐걱대기 시작하는 건강은 언제까지 지탱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얼마나 더 살아봐야 세상 시름 떨쳐버린 청징한 나목이 될 수 있을까.
속절없이 저무는 한 해의 길목에서 작은 기쁨 한 자락 건진 게 그나마 위로가 된다. 언론기관의 수기 공모 ‘나의 삶과 미디어교육’ 동상을 받았다. 맺음 달에 거둔 흐뭇한 결실이다 퇴직 후 10년 가까이 미디어강사로 활동했으니 스스로를 성찰해보는 계기가 되겠다 싶어 망설이다 응모했다. 활동 계기와 소회, 역점을 둔 강의 주제를 풀어냈다. 언론 생태계는 광속도로 변한다. 활자에서 영상, 1인 미디어로 진화됐다. 변화의 변곡점에서 지켜야 할 가치는 기본이다. 어설픈 흉내나 어정쩡한 모방 보다는 내가 잘할 수 있는 주제를 고집스레 고수해 왔다.
바닷가 작은 학교 강의 때 버스터미널까지 마중 나오고 배웅해 준 선생님이 고맙다. 지방 도서관 학부모 강의 때 아이 셋 키우는 엄마가 고맙다며 초콜릿과 함께 건네준 손 편지는 뭉클하다. 5년 전 광주 명문고 신문반 강의에 참여했던 학생은 신방과 진학을 알려왔고, 군에 입대한 뒤에도 가끔 안부 문자를 보내 보람을 느낀다. ‘해품달’ 닮은 사람들을 만난 게 가장 큰 행복이다.
믿음 보다 진실한 빛이 없음을/가슴으로 새기고 새겼어도/ 불신의 늪으로 높은 울타리만 쌓았던/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용서보다 아름다운 향기가 없음을/ 진실로 깨닫지 못하고/ 반목의 싸늘한 바람만 불어왔던/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비우고 낮추라는 말이/ 정녕 옳은 줄은 알지만/ 부질없는 욕심의 씨앗만 키워왔던/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잘못을 인정하기보다/ 변명으로 포장한 고집과 아집으로/ 고요한 자성의 목소리를 잃어버린/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끝내 용서하지 못하고/ 끝내 홀로인 고독의 외딴방으로/ 어리석게도 스스로 자신을 가둬버린/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나만 잘 살고/ 나만 행복하면 그만이라는/ 불치의 이기심을 버리지 못한 채/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뒤돌아서 당신을 비난했던/ 슬기롭지 못한 나를 용서하세요/ 지혜롭지 못한 나를 용서하세요. 12월의 창문을 열고 하늘을 보니/ 곧 하얀 눈이 펑펑 올 것 같습니다/ 그때, 내 마음의 천사도 함께 왔으면/ 오늘은 왠지 하얀 눈길을 걷고 싶습니다.’ <출처: 이채 뜨락>
이채 시인의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는 한 해를 되돌아보는 심상에 어리석음과 회한이 고스란히 전이되어 스스로를 부끄럽게 만든다. 조정권 시인은 12월은 ‘살아도 살아도 이자가 붙지 않는’다지만, 나의 12월은 청산 못한 부채처럼 무겁다. 낡은 목재 계단처럼 삐걱대기 시작하는 건강은 언제까지 지탱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얼마나 더 살아봐야 세상 시름 떨쳐버린 청징한 나목이 될 수 있을까.
속절없이 저무는 한 해의 길목에서 작은 기쁨 한 자락 건진 게 그나마 위로가 된다. 언론기관의 수기 공모 ‘나의 삶과 미디어교육’ 동상을 받았다. 맺음 달에 거둔 흐뭇한 결실이다 퇴직 후 10년 가까이 미디어강사로 활동했으니 스스로를 성찰해보는 계기가 되겠다 싶어 망설이다 응모했다. 활동 계기와 소회, 역점을 둔 강의 주제를 풀어냈다. 언론 생태계는 광속도로 변한다. 활자에서 영상, 1인 미디어로 진화됐다. 변화의 변곡점에서 지켜야 할 가치는 기본이다. 어설픈 흉내나 어정쩡한 모방 보다는 내가 잘할 수 있는 주제를 고집스레 고수해 왔다.
바닷가 작은 학교 강의 때 버스터미널까지 마중 나오고 배웅해 준 선생님이 고맙다. 지방 도서관 학부모 강의 때 아이 셋 키우는 엄마가 고맙다며 초콜릿과 함께 건네준 손 편지는 뭉클하다. 5년 전 광주 명문고 신문반 강의에 참여했던 학생은 신방과 진학을 알려왔고, 군에 입대한 뒤에도 가끔 안부 문자를 보내 보람을 느낀다. ‘해품달’ 닮은 사람들을 만난 게 가장 큰 행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