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섭 시인님] 경조사 이젠 가족위주로
[이규섭 시인님] 경조사 이젠 가족위주로
by 이규섭 시인님 2019.01.11
요즘 결혼식은 철이 없다. 연말과 새해 벽두 지인 자녀 결혼식에 참석하면서 결혼 시즌과는 무관함을 실감한다. 예전엔 혼인 날짜를 잡으려면 고려할 사항이 많았다. 너무 춥거나 더운 때를 피하다 보니 대부분 봄가을에 치렀고 그 전통이 이어져 왔다. 부모의 회갑 등 경사가 겹치면 신랑신부에게 갈 복이 양분될 수 있다는 우려로 피했다. 양쪽 집안 제사가 드는 날은 물론 부모가 혼인한 달도 꺼렸다. 신부의 생리일을 참작하다 보니 택일은 신부 측에서 주로 정했다.결혼식 풍속도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공장에서 찍어 내듯 부부가 탄생하는 틀에 박힌 결혼식 대신 주례 없이 신랑신부가 직접 쓴 혼인서약서를 낭독하는 게 보편화 됐다. 상투적인 주례사 보다 개성과 재치가 넘쳐 가슴에 와 닫는다. 양가 혼주가 나와 덕담을 하고 하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니 살갑다.
가까운 친인척과 친구들만 참석하는 작은 결혼식과 야외 결혼식은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다. 1박2일 결혼식은 신선하다. 식은 간단하게 치르고 하객들이 캠핑을 나온 듯 모닥불 피워놓고 술 한잔하면서 담소를 나눈다. 시간에 쫓기지 않아 여유가 넘친다. 가족여행과 대학 MT를 섞어놓은 듯한 분위기가 연상된다. 토크쇼 형식의 결혼식도 이색적이다. 스피드 퀴즈 등을 통해 신랑신부의 내면을 하객들에게 진솔하고 격의 없이 알릴 수 있고 웃음을 줄 수 있으니 축제다운 결혼 파티다.
한 결혼정보업체가 지난해 2030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원하는 결혼식 유형을 설문조사한 결과 열 명 중 세 명이 주례 없는 파티 형 결혼식(29%)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페 등을 대여한 하우스 웨딩(23%)과 야외결혼식(17%)이 뒤를 이었다. 신랑신부 주도로 결혼식을 하려는 의도가 뚜렷하다.
이제 남의 눈을 의식하여 호화결혼식을 치르거나, 부조금을 회수하려 청첩장을 남발하던 결혼문화를 바뀔 때가 된 것 같다. 결혼식은 신랑신부가 아니라 혼주인 부모 중심으로 이뤄졌다. 결혼 당사자는 얼굴조차 본적 없지만 업무 관계상, 인간 관계상, 축의금을 받았기에 부모를 보고 예식장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청첩장은 일종의 ‘세금 고지서’와 비슷하여 일단 받고 나면 축의금을 내지 않을 도리가 없다. 오죽하면 외국인들이 “한국 웨딩홀엔 로맨스는 없고 비즈니스만 있다”고 꼬집었을까.
경조사비의 긍정적 효과는 분명히 있다. 푼푼히 경조사비를 지출하다가 목돈이 들 때 회수할 수 있으니 보험 구실을 톡톡히 해온 셈이다. 상부상조의 미풍양속이었다. 최근 10년간 경조사를 치른 가구를 모니터링해보니 그동안 썼던 경조사비를 대부분 회수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손혜림·송헌재(서울시립대)교수의 ‘경조사비 지출과 경조사 수입 간의 관계 분석’ 논문이다. “비혼 인구가 늘어나고 개인이 속한 공동체 범위가 넓어지고 소속감이 희미해지면서 앞으로는 지출한 경조사비를 아예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부조금의 악순환 고리를 끊고 경조사를 가족 위주로 치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가까운 친인척과 친구들만 참석하는 작은 결혼식과 야외 결혼식은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다. 1박2일 결혼식은 신선하다. 식은 간단하게 치르고 하객들이 캠핑을 나온 듯 모닥불 피워놓고 술 한잔하면서 담소를 나눈다. 시간에 쫓기지 않아 여유가 넘친다. 가족여행과 대학 MT를 섞어놓은 듯한 분위기가 연상된다. 토크쇼 형식의 결혼식도 이색적이다. 스피드 퀴즈 등을 통해 신랑신부의 내면을 하객들에게 진솔하고 격의 없이 알릴 수 있고 웃음을 줄 수 있으니 축제다운 결혼 파티다.
한 결혼정보업체가 지난해 2030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원하는 결혼식 유형을 설문조사한 결과 열 명 중 세 명이 주례 없는 파티 형 결혼식(29%)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페 등을 대여한 하우스 웨딩(23%)과 야외결혼식(17%)이 뒤를 이었다. 신랑신부 주도로 결혼식을 하려는 의도가 뚜렷하다.
이제 남의 눈을 의식하여 호화결혼식을 치르거나, 부조금을 회수하려 청첩장을 남발하던 결혼문화를 바뀔 때가 된 것 같다. 결혼식은 신랑신부가 아니라 혼주인 부모 중심으로 이뤄졌다. 결혼 당사자는 얼굴조차 본적 없지만 업무 관계상, 인간 관계상, 축의금을 받았기에 부모를 보고 예식장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청첩장은 일종의 ‘세금 고지서’와 비슷하여 일단 받고 나면 축의금을 내지 않을 도리가 없다. 오죽하면 외국인들이 “한국 웨딩홀엔 로맨스는 없고 비즈니스만 있다”고 꼬집었을까.
경조사비의 긍정적 효과는 분명히 있다. 푼푼히 경조사비를 지출하다가 목돈이 들 때 회수할 수 있으니 보험 구실을 톡톡히 해온 셈이다. 상부상조의 미풍양속이었다. 최근 10년간 경조사를 치른 가구를 모니터링해보니 그동안 썼던 경조사비를 대부분 회수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손혜림·송헌재(서울시립대)교수의 ‘경조사비 지출과 경조사 수입 간의 관계 분석’ 논문이다. “비혼 인구가 늘어나고 개인이 속한 공동체 범위가 넓어지고 소속감이 희미해지면서 앞으로는 지출한 경조사비를 아예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부조금의 악순환 고리를 끊고 경조사를 가족 위주로 치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