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섭 시인님] 디지털 노인들
[이규섭 시인님] 디지털 노인들
by 이규섭 시인님 2019.02.08
지자체서 운영하는 정보화교육에 도전했다.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참여는 처음이다. 수강 신청부터 녹록지 않다. 전화 접수가 아니라 지정된 날짜 오전 10시에 인터넷을 이용한 선착순이다. ‘파워 디렉터를 활용한 동영상 편집’과 요즘 대세로 떠오른 ‘1인 미디어 라이브 방송’ 2개 강좌를 선택했다.
지자체 홈페이지 정보화교육 사이트를 열고 대기했는데 막상 10시가 되니 화면이 흐트러진다. 접수가 한꺼번에 몰린 탓이다. 다시 접속을 시도하니 작동이 느리다.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지자체 거주자라야 수강이 가능하다. 이름, 남녀 구분, 주소를 입력한 뒤 ‘1인 미디어 라이브 방송’은 4분 만에 12번째로 접수됐다. 이어서 접속한 ‘파워 디렉터를 활용한 동영상 편집’은 9분 만에 25번째 턱걸이 등록이다. 두 강좌 모두 30명 모집에 대기 인원이 10여 명 넘는다. 컴퓨터와 인터넷, 스마트폰 기초반은 전화접수가 가능하다. 수강료는 1만 원, 만 55세 이상과 기초수급자 등은 무료다. 교재는 구매하거나 교육장에 비치한 교재를 무료로 활용할 수 있다.
한 강좌에 하루 2시간 30분씩 주 2회다. 두 강좌를 들으니 연속 나흘 이어지는 강행군이다. 수강자는 대부분 5070세대로 빠지는 사람이 없고 수업 태도가 진지하다. 미디어강의 때 겪는 산만한 교실 분위기와는 대조적이다. 따라가지 못하거나 에러가 발생하면 손을 들어 도움을 요청한다. 앞 쪽은 강사가 뒤쪽은 보조 강사가 다가와 수정하거나 바로 잡아준다. 30명의 화면이 같아야 다음 과정이 진행되니 다소 느린 감은 든다. 어떤 수강자는 “진도 좀 나갑시다.” 목청을 높이며 은근히 실력을 과시한다.
나이든 수강자들이 열성을 쏟아 집중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70대 중반의 옆 사람에게 슬쩍 물어보니 “컴퓨터와 휴대폰 기초부터 6년째 정보화교육을 받고 있다”는 것. 경로당이나 공원에서 무료하게 소일하는 노인들에 비해 의욕 넘치고 진취적이다. 수료 후 지자체로부터 ‘실버명예강사’로 위촉되어 경로당 등에서 IT봉사 활동을 하는 노인들도 있다. 정부에서 주관하는 정보화 제전에 참가하여 좋은 성적을 거둔 사례도 있다니 앞서가는 ‘디지털 노인’들이다.
동영상 얼굴의 모자이크 처리와 화면 배경에 꽃비가 내리는 방법을 따라 하며 “이렇게 하는 거구나” 신비로움을 느낀다. 배경 음악 깔기와 내레이션 실습은 흥미롭다. 요즘 텔레비전은 자막처리가 대세다. 내용을 암시하는 의미 있는 내용도 있지만 군더더기 과잉 친절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많다. 글자 크기, 색상 넣기, 움직임 등 다양한 방법을 안다는 건 즐거움이다.
동영상은 활자에 기대어 살아온 내겐 넘기 힘든 벽이다. 강사가 스크린을 통해 제시하는 커저를 놓치지 않으려고 집중하다 보니 머리에 쥐가 난다. 진행을 따라잡지 못해 연신 손을 든다. 시작부터 과욕을 부린 것 같다. 개념을 어렴풋이 이해한 것만도 수확이라 자족한다. 기억력이 가물가물 해지고 휴대폰을 어디에 두었는지 깜빡깜빡하는 데 꾸준히 활용하지 않으면 금방 까먹는다. 도전은 따분해지기 쉬운 노인의 삶에 활력소다.
지자체 홈페이지 정보화교육 사이트를 열고 대기했는데 막상 10시가 되니 화면이 흐트러진다. 접수가 한꺼번에 몰린 탓이다. 다시 접속을 시도하니 작동이 느리다.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지자체 거주자라야 수강이 가능하다. 이름, 남녀 구분, 주소를 입력한 뒤 ‘1인 미디어 라이브 방송’은 4분 만에 12번째로 접수됐다. 이어서 접속한 ‘파워 디렉터를 활용한 동영상 편집’은 9분 만에 25번째 턱걸이 등록이다. 두 강좌 모두 30명 모집에 대기 인원이 10여 명 넘는다. 컴퓨터와 인터넷, 스마트폰 기초반은 전화접수가 가능하다. 수강료는 1만 원, 만 55세 이상과 기초수급자 등은 무료다. 교재는 구매하거나 교육장에 비치한 교재를 무료로 활용할 수 있다.
한 강좌에 하루 2시간 30분씩 주 2회다. 두 강좌를 들으니 연속 나흘 이어지는 강행군이다. 수강자는 대부분 5070세대로 빠지는 사람이 없고 수업 태도가 진지하다. 미디어강의 때 겪는 산만한 교실 분위기와는 대조적이다. 따라가지 못하거나 에러가 발생하면 손을 들어 도움을 요청한다. 앞 쪽은 강사가 뒤쪽은 보조 강사가 다가와 수정하거나 바로 잡아준다. 30명의 화면이 같아야 다음 과정이 진행되니 다소 느린 감은 든다. 어떤 수강자는 “진도 좀 나갑시다.” 목청을 높이며 은근히 실력을 과시한다.
나이든 수강자들이 열성을 쏟아 집중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70대 중반의 옆 사람에게 슬쩍 물어보니 “컴퓨터와 휴대폰 기초부터 6년째 정보화교육을 받고 있다”는 것. 경로당이나 공원에서 무료하게 소일하는 노인들에 비해 의욕 넘치고 진취적이다. 수료 후 지자체로부터 ‘실버명예강사’로 위촉되어 경로당 등에서 IT봉사 활동을 하는 노인들도 있다. 정부에서 주관하는 정보화 제전에 참가하여 좋은 성적을 거둔 사례도 있다니 앞서가는 ‘디지털 노인’들이다.
동영상 얼굴의 모자이크 처리와 화면 배경에 꽃비가 내리는 방법을 따라 하며 “이렇게 하는 거구나” 신비로움을 느낀다. 배경 음악 깔기와 내레이션 실습은 흥미롭다. 요즘 텔레비전은 자막처리가 대세다. 내용을 암시하는 의미 있는 내용도 있지만 군더더기 과잉 친절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많다. 글자 크기, 색상 넣기, 움직임 등 다양한 방법을 안다는 건 즐거움이다.
동영상은 활자에 기대어 살아온 내겐 넘기 힘든 벽이다. 강사가 스크린을 통해 제시하는 커저를 놓치지 않으려고 집중하다 보니 머리에 쥐가 난다. 진행을 따라잡지 못해 연신 손을 든다. 시작부터 과욕을 부린 것 같다. 개념을 어렴풋이 이해한 것만도 수확이라 자족한다. 기억력이 가물가물 해지고 휴대폰을 어디에 두었는지 깜빡깜빡하는 데 꾸준히 활용하지 않으면 금방 까먹는다. 도전은 따분해지기 쉬운 노인의 삶에 활력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