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 스님] 일등ㆍ중등ㆍ하등?
[정운 스님] 일등ㆍ중등ㆍ하등?
by 정운 스님 2019.08.27
중국 당나라 때, 하북성 성덕군의 절도사 조왕趙王이 조주(778~897) 스님을 찾아왔다. 마침 조주는 선상禪床[스님들이 참선하기 위해 앉아 있는 높은 의자] 위에 앉아 있었다. 스님은 선상에서 내려오지 않고 조왕에게 말했다.
“소승이 어려서부터 일을 많이 해 노쇠해서 선상에서 내려오기 힘듭니다.”
조왕은 조주스님의 이런 행동에도 정중히 예를 올리고 법을 물었다. 왕부로 돌아온 다음 날, 조왕은 한 장군에게 명을 내려 조주에게 선물을 보냈다. 장군이 와서 조주에게 예를 올리자, 조주는 선상에서 내려와 정중하게 그를 맞이했다. 이 점을 괴이하게 여긴 제자가 선사에게 물었다.
“스님, 어제 왕이 왔을 때는 선상에서 내려오지도 않더니 오늘 장군이 오니까 선상에서 내려와 영접하시네요.”
“일등 가는 사람이 오면 선상에 앉아 맞이하고, 중등 가는 사람이 오면 선상에서 내려와 맞이해야 한다. 하등 가는 사람이 오면 대문 밖까지 나가 맞이해야 한다.”
일전에 어느 스님[서울 정각사 광우]이 95세로 돌아가셨다. 문상을 갔더니, 스님의 영정사진이 합장을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스님이 왜 합장하고 있는 모습인지는 나중에 알았다. 5년 전 스님 세납 90세 때, 노환으로 예전 같지 않아서 영정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그런데 스님께서 자꾸 손을 얼굴까지 올리며 합장하셨다. 제자들이 손을 내리시라고 극구 말려도 스님께서 합장하면서 “(미천한) 나를 찾아오는 귀한 분들인데, 웃으면서 맞이해야지!...”라고 하셨다고 한다. 참고로 합장이란 두 손바닥을 합치는 것으로, 상대에 대한 ‘공경’을 의미한다.
필자는 그 말을 듣는 순간 불교 경전인 <법화경>에 나오는 상불경보살을 떠올렸다. 상불경보살은 어떤 사람을 만나든 합장하고 인사하면서 이런 말을 하였다.
“당신을 존경합니다. 당신은 부처님이 될 위대한 존재니까요”
스님은 살아생전 늘 <법화경>을 독송하였고, 직접 번역해 출판도 하셨다. 또 장례식장에서 만난 지인이 들려준 이야기가 있다. 스님께서 입적하기 몇 년 전부터 누가 와서 인사를 올리면, 연신 “감사합니다.”라는 말씀을 반복하셨다고 한다.
글 첫머리에서 거론했던 조주스님은 왕이 오든 하인이 오든 똑같은 마음으로 대했을 것이다. 굳이 왕이 왔다고 해서 고개 굽신 댈 필요도 없고, 하인이라고 하대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어쩌면 조주스님께서 하층 사람들을 더 애민하게 여겼을지도 모른다.
대체로 세상 사람들은 강자에게 한없이 약하고, 약자에게 군림하려는 습성이 있다. 아래 사람으로 있을 때, 갑질을 당하면 서러웠을 텐데 자신도 고위직에 오르면 그대로 답습하는 경향이 있다. 보상이라도 받듯이 … 이 세상에 귀하지 않은 존재는 없다. 불교에서는 어느 누구든 성인이 될 자질과 성품을 갖고 있다고 본다. 이 세상 사람들 어느 누구든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대우받기를 갈망한다. 자신이 대접받기를 원하는 만큼 주변 사람들에게 대접해주면 어떨까?
“소승이 어려서부터 일을 많이 해 노쇠해서 선상에서 내려오기 힘듭니다.”
조왕은 조주스님의 이런 행동에도 정중히 예를 올리고 법을 물었다. 왕부로 돌아온 다음 날, 조왕은 한 장군에게 명을 내려 조주에게 선물을 보냈다. 장군이 와서 조주에게 예를 올리자, 조주는 선상에서 내려와 정중하게 그를 맞이했다. 이 점을 괴이하게 여긴 제자가 선사에게 물었다.
“스님, 어제 왕이 왔을 때는 선상에서 내려오지도 않더니 오늘 장군이 오니까 선상에서 내려와 영접하시네요.”
“일등 가는 사람이 오면 선상에 앉아 맞이하고, 중등 가는 사람이 오면 선상에서 내려와 맞이해야 한다. 하등 가는 사람이 오면 대문 밖까지 나가 맞이해야 한다.”
일전에 어느 스님[서울 정각사 광우]이 95세로 돌아가셨다. 문상을 갔더니, 스님의 영정사진이 합장을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스님이 왜 합장하고 있는 모습인지는 나중에 알았다. 5년 전 스님 세납 90세 때, 노환으로 예전 같지 않아서 영정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그런데 스님께서 자꾸 손을 얼굴까지 올리며 합장하셨다. 제자들이 손을 내리시라고 극구 말려도 스님께서 합장하면서 “(미천한) 나를 찾아오는 귀한 분들인데, 웃으면서 맞이해야지!...”라고 하셨다고 한다. 참고로 합장이란 두 손바닥을 합치는 것으로, 상대에 대한 ‘공경’을 의미한다.
필자는 그 말을 듣는 순간 불교 경전인 <법화경>에 나오는 상불경보살을 떠올렸다. 상불경보살은 어떤 사람을 만나든 합장하고 인사하면서 이런 말을 하였다.
“당신을 존경합니다. 당신은 부처님이 될 위대한 존재니까요”
스님은 살아생전 늘 <법화경>을 독송하였고, 직접 번역해 출판도 하셨다. 또 장례식장에서 만난 지인이 들려준 이야기가 있다. 스님께서 입적하기 몇 년 전부터 누가 와서 인사를 올리면, 연신 “감사합니다.”라는 말씀을 반복하셨다고 한다.
글 첫머리에서 거론했던 조주스님은 왕이 오든 하인이 오든 똑같은 마음으로 대했을 것이다. 굳이 왕이 왔다고 해서 고개 굽신 댈 필요도 없고, 하인이라고 하대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어쩌면 조주스님께서 하층 사람들을 더 애민하게 여겼을지도 모른다.
대체로 세상 사람들은 강자에게 한없이 약하고, 약자에게 군림하려는 습성이 있다. 아래 사람으로 있을 때, 갑질을 당하면 서러웠을 텐데 자신도 고위직에 오르면 그대로 답습하는 경향이 있다. 보상이라도 받듯이 … 이 세상에 귀하지 않은 존재는 없다. 불교에서는 어느 누구든 성인이 될 자질과 성품을 갖고 있다고 본다. 이 세상 사람들 어느 누구든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대우받기를 갈망한다. 자신이 대접받기를 원하는 만큼 주변 사람들에게 대접해주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