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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은 대표님] 코로나 19, 지금 우리는 어디에 있는 걸까

[김재은 대표님] 코로나 19, 지금 우리는 어디에 있는 걸까

by 김재은 대표님 2020.03.05

성찰(省察)이라는 말이 있다.
사전에서 찾아보니 마음속으로 깊이 반성하여 살피는 것, 다른 말로 `돌이켜 봄', `깊이 살핌'이라고 나와 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흔한 말이지만 이보다 우리 사회와 저만치 떨어져 있는 말도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인 일일까.
지금 우리 공동체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19를 겪으며 ‘성찰’이 생각나서이다.
예고 없이 들이닥친 감염병의 기습공격에 우리 공동체가 살아있음을 확인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진정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를 정도로 비난과 남 탓의 말 잔치가 무성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진정 우리에게 ‘지금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를 묻고 있다.
끝없이 쌓아올린 그 무엇도 우리가 연결된 존재라는 것을 놓치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아니 영영 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고통스럽게 말하고 있다.
이 세상은 거대한 그물이며, 너와 나는 그 그물의 그물코 들이다. 그러기에 ‘나’를 제외한 채 누구의 잘못이라고 손가락질하는 순간 문제는 방치된 채 그 사회는 끝없는 혼란과 나락으로 빠져든다. 누구나 ‘성찰’이라는 거울을 들여다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이다. 이 세상은 모두가 주인이고 그에 따른 책임자이기 때문이다.
어려운 처지일 때 진정한 친구가 드러나듯이 세상이 어려울 때 우리의 민낯은 드러난다. 손가락질 대신 따뜻하게 손을 내밀고 공감과 연대의 마음을 내어주는 것이 진정한 친구이다. 언젠가 이 거대한 고통도 끝내 사라질 것이지만 함께 한마음은 남을 것이다. 헌신어린 노력도 남고 손가락질과 남 탓의 마음도 남을 것이다. 바로 그때의 마음이 남는다고 생각하니 아찔하다. 바로 여기에 꼭 필요한 게 성찰이다.
어느 과학자의 힘의 법칙을 말하지 않아도 세상은 너와 나의 작용과 반작용의 반복이다. 탐욕과 독점, 배타와 우월 등 나만이 옳다는 생각과 잇속 챙기기의 현실이 계속되는 한 코로나19 또한 언제나 진행형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멀리 갈 필요가 없다. 지금 나의 모습을 돌아보라. 가까운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라.
그곳에 삶의 문제가 있고 이를 풀어갈 열쇠가 있고 비밀과 힌트가 그대로 있다.
우리 인류는 숱한 세월 속에서 수많은 어려움과 시련을 겪으며 살아왔다. 문제는 어려움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고 나갈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성찰 없이 상처와 반목, 분열과 혼란만 남는다면 이 세상은 더 큰 어려움에 처할 것이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에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알아차리는 것이야말로 코로나19가 우리에게 준 최고의 교훈이자 선물 인지도 모른다.
함께 건강하고 행복한 지속가능한 공동체는 바로 이 성찰 위에서 가능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