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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판권 교수님] 하늘, 우러러볼수록 아름답다

[강판권 교수님] 하늘, 우러러볼수록 아름답다

by 뉴시스 기사·사진 제공 2020.04.27

하늘은 인간이 늘 존경하는 대상이다. 그 이유는 반드시 우러러봐야 하고, 예측하기 어려울 만큼 신비스럽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바쁜 일상으로 하늘을 거의 잊고 살아간다. 코로나19는 현대인들에게 하늘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집안에 갇혀서 생활하다 보면 가슴이 답답하다. 이럴 때 잠시나마 하늘을 바라보면 우울한 마음도 금세 사라진다. 나는 하루에 몇 차례 하늘을 바라본다. 하늘을 바라보면 그 어떤 걸림도 없기 때문이다. 간혹 도시나 농촌에서 하늘을 바라보다가 전깃줄 탓에 기분이 상할 때가 있다. 그러나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전깃줄을 거문고나 가야금 혹은 기타줄로 생각할 수 있다. 전깃줄을 악기로 생각하면 한층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예부터 인간은 자신들의 힘이 미치지 않는 하늘의 힘을 빌렸다. 그래서 인간은 지금까지 하늘을 신적인 존재로 여기고 있다. 중국의 경우 주나라에서 숭배한 신이 바로 ‘천(天)’이었다. 주나라의 최고 통치자를 하늘의 아들인 ‘천자(天子)’, 천자의 아들들은 ‘제후(諸侯)’라 불렀다. 중국은 자신을 천자의 나라라 생각한 반면, 주변 국가들을 제후의 나라라 생각했다.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천자의 나라 중국을 섬기면서 스스로 제후국이라 생각했다. 중국이 주변 국가들을 제후국이라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은 막강한 군사력 때문이었다.
중국인들은 인간의 본성을 하늘이 부여한 것이라 생각했다. 중국인들의 이 같은 생각은 사서(四書) 중 하나인 『중용(中庸)』 1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하늘이 명한 것을 성이라 하고, 성 대로 사는 것을 도라 하고, 도 가르치는 것을 교라 한다(天命之謂性, 率性之謂道, 修道之謂敎).” 인간은 하늘이 준 천성을 갖고 있고, 천성을 따라 사는 것이 가장 올바른 길이고, 올바른 길을 닦는 것이 가르침이다. 중국 송나라 사람들은 고대인들의 이러한 생각을 한층 강조하기 위해 『예기(禮記)』의 한 편에 불과했던 『중용』을 『대학』 과 함께 독립 작품으로 승격시키고, 『논어』 와 『맹자』와 더불어 ‘사서(四書)’라 불렀다. 우리나라 조선시대에도 사서를 무척 애지중지했다.
하늘은 중국만이 아니라 서양에서도 존경의 대상을 넘어 신으로 바라보았다. 하느님 혹은 하나님은 하늘을 인격화한 개념이다. 인간은 하늘을 선한 곳, 즉 천국(天國), 땅은 악한 곳, 즉 지옥(地獄)이라 생각했다. 인간은 자신이 발 딛고 있는 곳보다는 닿을 수 없는 곳을 존경의 대상으로 삼았다. 우리나라 윤동주의 〈서시〉에서도 하늘을 선한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잎새에 이는 바람에도/나는 괴로워했다/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걸어가야겠다/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하늘만큼이나 인간도 선한 존재다. 하늘을 바라보면서 선한 마음을 드러내는 시간을 많이 갖는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