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섭 시인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는 세상
[이규섭 시인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는 세상
by 이규섭 시인님 2020.05.07
‘데이케어센터 설치 반대’ ‘우리가 원하는 건 도서관·어린이집 확대 설치!’
서울의 한 아파트 곳곳에 데이케어센터 설치를 반대한다는 현수막이 걸려있다는 기사다. 나이 들다 보니 노인 관련 뉴스에 눈길이 간다. 노노케어니 노노상속이니 하는 것도 노인들과 관련된 일이고 데이케어센터도 마찬가지다.
‘데이케어센터(Day care center)’는 노인 주간보호시설이다. 경증 치매나 노인성 질환이 있는 노인이 미술·음악 수업을 듣고 인지훈련과 적절한 운동으로 질병 진행 속도를 늦추고 회복을 돕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오전 9시에 나와 오후 6시에 귀가하는 ‘노인 유치원’이자 ‘노인 학교’인 셈이다. 우리나라는 2009년에 도입됐고, 집 부근에서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선진국형 복지시설이다. 20일간 매일 8시간씩 이용할 경우 12만 원부터 많게는 24만 원 본인 부담금을 내면 된다. 여가 복지 시설인 노인복지관과 요양보호사가 집으로 와서 도움을 주는 재가복지센터와는 다르다.
지인은 집에서 모시는 80대 후반의 장모를 2년 전에 설치된 아파트 단지 내 데이케어센터에 보낸다. 가벼운 치매 현상이지만 누군가 곁에서 보호해 줘야 하는데 맞벌이를 해야 하는 입장이라 어려움이 많았다. 치매환자를 요양원에 격리하면 비용도 많이 들고 가족과의 관계도 소원해지게 마련이다. 가족과 함께 생활해야 심리적으로도 안정된다. 낮 시간에는 센터에서 보내고 잠은 집에서 자니 가족 유대가 지속된다. 가족들은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어 환자와 가족 모두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데이케어센터를 반대하는 주민들은 겉으로는 노인시설이 위험하다는 이유를 든다. 어르신들은 센터에서 운영하는 버스로 오간다. 가끔 경증 환자가 센터 밖으로 나와 해바라기를 하거나 의자에 기대어 쉬는 데 무엇이 위험하다는 건지 이해하기 어렵다. 단지 내에 도서관과 어린이집이 있는데도 데이케어센터 대신 더 늘려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억지다. 진짜 반대 이유는 아파트값이 떨어질까 우려하는 님비현상이다.
님비현상은 우리 사회에서 사라져야 할 병폐다. 사회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시설인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거주지 주변은 안 된다는 집단 이기주의다. 장애 아동 특수학교, 보육원이나 쓰레기 소각장, 납골당 등 혐오시설이 들어서면 환경이 오염되거나 주민의 건강이 훼손되거나 부동산 가치가 떨어지거나 지역 발전이 후퇴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발생한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은 지난해 802만 명으로 고령사회에 진입한지 4년째다. 10명 중 1명이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은 나라에서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시설은 반드시 필요하다. 전국 지자체 가운데 시설을 갖춰 놓고도 주민 반대로 운영을 못하거나, 부지와 예산을 확보해 놓고 착공조차 못한 곳이 많다니 딱한 노릇이다. 반대 서명 운동에 동참한 주민들의 부모는 물론 본인도 나이 들어 이용자가 될 텐데 눈앞의 이익에 집착한다. 그 기사에 달린 댓글이 긴 여운을 남긴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는 세상이 됐다’고. 어버이의 가없는 사랑을 기리자는 어버이날이 씁쓸하다.
서울의 한 아파트 곳곳에 데이케어센터 설치를 반대한다는 현수막이 걸려있다는 기사다. 나이 들다 보니 노인 관련 뉴스에 눈길이 간다. 노노케어니 노노상속이니 하는 것도 노인들과 관련된 일이고 데이케어센터도 마찬가지다.
‘데이케어센터(Day care center)’는 노인 주간보호시설이다. 경증 치매나 노인성 질환이 있는 노인이 미술·음악 수업을 듣고 인지훈련과 적절한 운동으로 질병 진행 속도를 늦추고 회복을 돕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오전 9시에 나와 오후 6시에 귀가하는 ‘노인 유치원’이자 ‘노인 학교’인 셈이다. 우리나라는 2009년에 도입됐고, 집 부근에서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선진국형 복지시설이다. 20일간 매일 8시간씩 이용할 경우 12만 원부터 많게는 24만 원 본인 부담금을 내면 된다. 여가 복지 시설인 노인복지관과 요양보호사가 집으로 와서 도움을 주는 재가복지센터와는 다르다.
지인은 집에서 모시는 80대 후반의 장모를 2년 전에 설치된 아파트 단지 내 데이케어센터에 보낸다. 가벼운 치매 현상이지만 누군가 곁에서 보호해 줘야 하는데 맞벌이를 해야 하는 입장이라 어려움이 많았다. 치매환자를 요양원에 격리하면 비용도 많이 들고 가족과의 관계도 소원해지게 마련이다. 가족과 함께 생활해야 심리적으로도 안정된다. 낮 시간에는 센터에서 보내고 잠은 집에서 자니 가족 유대가 지속된다. 가족들은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어 환자와 가족 모두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데이케어센터를 반대하는 주민들은 겉으로는 노인시설이 위험하다는 이유를 든다. 어르신들은 센터에서 운영하는 버스로 오간다. 가끔 경증 환자가 센터 밖으로 나와 해바라기를 하거나 의자에 기대어 쉬는 데 무엇이 위험하다는 건지 이해하기 어렵다. 단지 내에 도서관과 어린이집이 있는데도 데이케어센터 대신 더 늘려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억지다. 진짜 반대 이유는 아파트값이 떨어질까 우려하는 님비현상이다.
님비현상은 우리 사회에서 사라져야 할 병폐다. 사회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시설인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거주지 주변은 안 된다는 집단 이기주의다. 장애 아동 특수학교, 보육원이나 쓰레기 소각장, 납골당 등 혐오시설이 들어서면 환경이 오염되거나 주민의 건강이 훼손되거나 부동산 가치가 떨어지거나 지역 발전이 후퇴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발생한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은 지난해 802만 명으로 고령사회에 진입한지 4년째다. 10명 중 1명이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은 나라에서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시설은 반드시 필요하다. 전국 지자체 가운데 시설을 갖춰 놓고도 주민 반대로 운영을 못하거나, 부지와 예산을 확보해 놓고 착공조차 못한 곳이 많다니 딱한 노릇이다. 반대 서명 운동에 동참한 주민들의 부모는 물론 본인도 나이 들어 이용자가 될 텐데 눈앞의 이익에 집착한다. 그 기사에 달린 댓글이 긴 여운을 남긴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는 세상이 됐다’고. 어버이의 가없는 사랑을 기리자는 어버이날이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