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섭 시인님] 언택트 한가위
[이규섭 시인님] 언택트 한가위
by 이규섭 시인님 2020.09.18
‘아들, 딸, 며느리야! 이번 추석에는 고향에 안 와도 된당께∼ 코로나19로부터 고향 안전을 지키는 아부지, 어머니 일동’
노랑 바탕에 귀향을 자제해달라고 쓴 현수막 사진이 신문에 크게 실렸다. 전라남도 보성군 읍내에 걸린 현수막으로 정감 넘치고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올 추석 코로나 통제 불능을 우려한 정부가 고향과 친지의 방문을 자제해 달라며 초유의 ‘비대면 명절’ 권고에 따른 캠페인이다.
코로나는 조상과도 거리를 둬야 하는 ‘언택트(Untact) 한가위’로 바꿔놓았다. 산소를 찾는 벌초 대신 산림조합 등 대행 서비스 이용을 권고한다. 성묘는 ‘e하늘장사정보시스템’을 활용하라고 권장한다. 온라인으로 영정, 헌화, 차례상 등을 꾸며 놓고 가족들이 고인에 대한 추모 글을 작성할 수 있게 구성한 서비스다.
노인요양시설과 요양병원을 요주의 시설로 취급한 건 심기가 불편하다. 명절 때 찾지 않는 게 ‘효도’라니 역설이 지나치다. 병실에 갇혀 명절이면 가족들이 더 그립고 보고 싶은 건 인지상정이다. 가족들은 차례 음식이라도 가져다드리고 싶어도 자제할 수밖에 없으니 딱한 노릇이다.
추석선물도 과일이나 고기 등 식품 보다 위생용품과 건강기능 식품으로 대체됐다. 손 세정제와 핸드워시, KF94 마스크 등 ‘위생 세트’가 인기라고 한다. 수해와 태풍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어민을 돕겠다는 ‘착한 선물’도 눈길을 끈다. 참기름, 가공육 등으로 구성된 황태, 전복 등 수산물 선물로 ‘고향의 맛’을 전한다는 것. 내수 진작을 위해 ‘김영란법’ 상한선을 20만 원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추석선물 세트 판매가 늘어난 건, 고향에 못 가는 섭섭함을 선물로 대신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문 방식도 비대면으로 바뀌었다.
문제는 이번 추석 고향에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이는 사람들이 많다. 70대 지인은 장손으로부터 명절 때 차례 지내러 오지 말라는 전화를 받았다. 이젠 뒷방 신세로 밀려나는 게 아닌가 싶어 서운해하는 눈치다. 명절이면 자식과 손주 보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시골의 부모님을 생각해 당일치기라도 다녀와야 하겠다는 젊은 가장도 주변에 있다.
커뮤니티에도 찬반양론이 뜨겁다. 명절이 아니면 부모님, 친지, 친구 얼굴 보기도 힘든데 고향에 가겠다는 적극적인 귀향파가 있다. 친지 한 명이라도 바이러스를 품고 있는 분이 있으면 한 집 안에 무더기로 확진자가 나올 수 있는 만큼 올 추석은 ‘집콕’이 답이라는 반대 의견도 만만찮다.
잡코리아가 알바몬과 직장인 855명을 대상으로 올해 추석 연휴 계획을 물어 본 결과, ‘집콕’이 30.8%, ‘부모님 집만 다녀오겠다’28.8%, ‘부모님과 가까운 친지 찾아뵙고 안부 나누겠다’가 24.9%로 나타나 귀향 쪽으로 무게중심이 기운다. 고향을 가지 않는 대신 여행을 가겠다는 인구도 녹록치 않다. 풍선효과로 더 위험해질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동해안 대형리조트 예약률이 70% 넘는다고 한다. 이럴 바엔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고향으로 부모 보러 가는 게 낫지 않을까.
노랑 바탕에 귀향을 자제해달라고 쓴 현수막 사진이 신문에 크게 실렸다. 전라남도 보성군 읍내에 걸린 현수막으로 정감 넘치고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올 추석 코로나 통제 불능을 우려한 정부가 고향과 친지의 방문을 자제해 달라며 초유의 ‘비대면 명절’ 권고에 따른 캠페인이다.
코로나는 조상과도 거리를 둬야 하는 ‘언택트(Untact) 한가위’로 바꿔놓았다. 산소를 찾는 벌초 대신 산림조합 등 대행 서비스 이용을 권고한다. 성묘는 ‘e하늘장사정보시스템’을 활용하라고 권장한다. 온라인으로 영정, 헌화, 차례상 등을 꾸며 놓고 가족들이 고인에 대한 추모 글을 작성할 수 있게 구성한 서비스다.
노인요양시설과 요양병원을 요주의 시설로 취급한 건 심기가 불편하다. 명절 때 찾지 않는 게 ‘효도’라니 역설이 지나치다. 병실에 갇혀 명절이면 가족들이 더 그립고 보고 싶은 건 인지상정이다. 가족들은 차례 음식이라도 가져다드리고 싶어도 자제할 수밖에 없으니 딱한 노릇이다.
추석선물도 과일이나 고기 등 식품 보다 위생용품과 건강기능 식품으로 대체됐다. 손 세정제와 핸드워시, KF94 마스크 등 ‘위생 세트’가 인기라고 한다. 수해와 태풍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어민을 돕겠다는 ‘착한 선물’도 눈길을 끈다. 참기름, 가공육 등으로 구성된 황태, 전복 등 수산물 선물로 ‘고향의 맛’을 전한다는 것. 내수 진작을 위해 ‘김영란법’ 상한선을 20만 원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추석선물 세트 판매가 늘어난 건, 고향에 못 가는 섭섭함을 선물로 대신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문 방식도 비대면으로 바뀌었다.
문제는 이번 추석 고향에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이는 사람들이 많다. 70대 지인은 장손으로부터 명절 때 차례 지내러 오지 말라는 전화를 받았다. 이젠 뒷방 신세로 밀려나는 게 아닌가 싶어 서운해하는 눈치다. 명절이면 자식과 손주 보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시골의 부모님을 생각해 당일치기라도 다녀와야 하겠다는 젊은 가장도 주변에 있다.
커뮤니티에도 찬반양론이 뜨겁다. 명절이 아니면 부모님, 친지, 친구 얼굴 보기도 힘든데 고향에 가겠다는 적극적인 귀향파가 있다. 친지 한 명이라도 바이러스를 품고 있는 분이 있으면 한 집 안에 무더기로 확진자가 나올 수 있는 만큼 올 추석은 ‘집콕’이 답이라는 반대 의견도 만만찮다.
잡코리아가 알바몬과 직장인 855명을 대상으로 올해 추석 연휴 계획을 물어 본 결과, ‘집콕’이 30.8%, ‘부모님 집만 다녀오겠다’28.8%, ‘부모님과 가까운 친지 찾아뵙고 안부 나누겠다’가 24.9%로 나타나 귀향 쪽으로 무게중심이 기운다. 고향을 가지 않는 대신 여행을 가겠다는 인구도 녹록치 않다. 풍선효과로 더 위험해질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동해안 대형리조트 예약률이 70% 넘는다고 한다. 이럴 바엔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고향으로 부모 보러 가는 게 낫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