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박사님] 꽃눈말
[김민정 박사님] 꽃눈말
by 김민정 박사님 2020.10.12
너무 늦었거나 쿨한 척 접었거나
젖어야 터지는 시한 없는 말이 있다
미안해, 딱딱해진 심장을 조금 발라 내어놓는
비쭉대는 입술에 마른 침을 바르며
녹슨 펌프에 마중물을 숙여 붓듯
나직이 내뱉는 순간 저 먼저 씻기는 말
남몰래 벼린 날로 옹이를 마저 베고
퍼렇던 서슬쯤 슴벅슴벅 껴안으면
미안해, 늦어 더 새뜻한 그냥 마냥 꽃눈 트는
- 정수자, 「꽃눈말」 전문
우리는 세상을 나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늘 더불어 살아간다. 살아가면서 누군가에게 잘못을 했을 때나 미처 하지 못한 말들이 있을 때가 많다. ‘너무 늦었거나 쿨한 척 접었거나/ 젖어야 터지는 시한 없는 말이 있다’고 화자는 말하고 있다. ‘미안해’ 참 쉬운 한 마디이고 그 한 마디를 함으로써 우리의 인간관계는 좋아질 수가 있는데도 우리는 살아가면서 그 한 마디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 말을 할 순간을 놓쳤거나, 아니면 얄팍한 자존심 때문에, 아니면 용기가 없어서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미안해, 딱딱해진 심장을/ 조금 발라 내어놓는’이라는 화자의 말에는 감정 없이 굳어가는 사람들이라는 의미가 강하게 담겨 있다. 늦었더라도, 조금 자존심이 상하더라도 용기를 해서 그 말을 할 수 있으면 얼마든지 유연할 수 있고,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워질 수 있는데, 그러지를 못해서 우리의 삶은 더 삭막해 가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나이 들수록 아집만 더 강해지는 것은 아닐까?
‘비쭉대는 입술에 마른침을 바르며/ 녹슨 펌프에 마중물을 숙여 붓듯// 나직이 내뱉는 순간/ 저 먼저 씻기는 말’이라고 한다. ‘미안해’ 한 마디를 하면, 그동안 흉을 보며 비쭉대던 마음도 미워하던 마음도 녹슨 펌프 같은 인간관계에 마중물이 되어 ‘저 먼저 씻기는 말’이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말하는 당사자 마음이 먼저 씻기고 맑아진다는 뜻이다. 실제로 우리 삶에서 그런 경우를 많이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그래서 공감이 가는 구절이다.
셋째 수에 오면 ‘남몰래 벼린 날로 옹이를 마저 베고/ 퍼렇던 서슬쯤 슴벅슴벅 껴안으면// 미안해, 늦어 더 새뜻한/ 그냥 마냥 꽃눈 트는’ 여기서 ‘남몰래 벼린 날’은 남을 베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속에 키운 자신에게 냉정한 모습이라 생각된다. 자기 마음에 남아있던 옹이, 즉 타인에 대한 나쁜 감정 또는 오해를 베어내는 것이리라.
그리하여 퍼렇던 서슬쯤 슴벅슴벅 껴안을 수 있는 마음가짐이 된다면 ‘미안해’라는 말은 자존심을 깎는 일이 아니라 그것은 ‘더 새뜻한 꽃눈’말이 된다는 뜻이다. 이 시가 주는 교훈은 미안하다는 말을 함으로써 껄끄러운 관계를 개선할 수 있고 아름다운 인간관계를 더욱 유연하고 아름답게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늘 남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므로 모든 것을 내 뜻대로만 하며 살 수는 없다. 서로 협동하고 조금은 양보하고 도와가며 살아야만 원만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내게 조금만 손해가 와도 섭섭해하고, 나와 조금만 생각이 달라도 싫어하다 보면 삶은 너무 피곤해진다. 사과할 것이 있으면 정정당당히 사과하고 상대방에게 받아들일 장점이 있으면 받아들이며 살아야 상처를 덜 받고 덜 주며 살 수 있다. 아름다운 인간관계는 나 자신의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젖어야 터지는 시한 없는 말이 있다
미안해, 딱딱해진 심장을 조금 발라 내어놓는
비쭉대는 입술에 마른 침을 바르며
녹슨 펌프에 마중물을 숙여 붓듯
나직이 내뱉는 순간 저 먼저 씻기는 말
남몰래 벼린 날로 옹이를 마저 베고
퍼렇던 서슬쯤 슴벅슴벅 껴안으면
미안해, 늦어 더 새뜻한 그냥 마냥 꽃눈 트는
- 정수자, 「꽃눈말」 전문
우리는 세상을 나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늘 더불어 살아간다. 살아가면서 누군가에게 잘못을 했을 때나 미처 하지 못한 말들이 있을 때가 많다. ‘너무 늦었거나 쿨한 척 접었거나/ 젖어야 터지는 시한 없는 말이 있다’고 화자는 말하고 있다. ‘미안해’ 참 쉬운 한 마디이고 그 한 마디를 함으로써 우리의 인간관계는 좋아질 수가 있는데도 우리는 살아가면서 그 한 마디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 말을 할 순간을 놓쳤거나, 아니면 얄팍한 자존심 때문에, 아니면 용기가 없어서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미안해, 딱딱해진 심장을/ 조금 발라 내어놓는’이라는 화자의 말에는 감정 없이 굳어가는 사람들이라는 의미가 강하게 담겨 있다. 늦었더라도, 조금 자존심이 상하더라도 용기를 해서 그 말을 할 수 있으면 얼마든지 유연할 수 있고,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워질 수 있는데, 그러지를 못해서 우리의 삶은 더 삭막해 가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나이 들수록 아집만 더 강해지는 것은 아닐까?
‘비쭉대는 입술에 마른침을 바르며/ 녹슨 펌프에 마중물을 숙여 붓듯// 나직이 내뱉는 순간/ 저 먼저 씻기는 말’이라고 한다. ‘미안해’ 한 마디를 하면, 그동안 흉을 보며 비쭉대던 마음도 미워하던 마음도 녹슨 펌프 같은 인간관계에 마중물이 되어 ‘저 먼저 씻기는 말’이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말하는 당사자 마음이 먼저 씻기고 맑아진다는 뜻이다. 실제로 우리 삶에서 그런 경우를 많이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그래서 공감이 가는 구절이다.
셋째 수에 오면 ‘남몰래 벼린 날로 옹이를 마저 베고/ 퍼렇던 서슬쯤 슴벅슴벅 껴안으면// 미안해, 늦어 더 새뜻한/ 그냥 마냥 꽃눈 트는’ 여기서 ‘남몰래 벼린 날’은 남을 베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속에 키운 자신에게 냉정한 모습이라 생각된다. 자기 마음에 남아있던 옹이, 즉 타인에 대한 나쁜 감정 또는 오해를 베어내는 것이리라.
그리하여 퍼렇던 서슬쯤 슴벅슴벅 껴안을 수 있는 마음가짐이 된다면 ‘미안해’라는 말은 자존심을 깎는 일이 아니라 그것은 ‘더 새뜻한 꽃눈’말이 된다는 뜻이다. 이 시가 주는 교훈은 미안하다는 말을 함으로써 껄끄러운 관계를 개선할 수 있고 아름다운 인간관계를 더욱 유연하고 아름답게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늘 남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므로 모든 것을 내 뜻대로만 하며 살 수는 없다. 서로 협동하고 조금은 양보하고 도와가며 살아야만 원만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내게 조금만 손해가 와도 섭섭해하고, 나와 조금만 생각이 달라도 싫어하다 보면 삶은 너무 피곤해진다. 사과할 것이 있으면 정정당당히 사과하고 상대방에게 받아들일 장점이 있으면 받아들이며 살아야 상처를 덜 받고 덜 주며 살 수 있다. 아름다운 인간관계는 나 자신의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