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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 스님] 사람에게 가장 용감한 것은 ‘용서’

[정운 스님] 사람에게 가장 용감한 것은 ‘용서’

by 정운 스님 2020.10.13

근자에 이런 뉴스가 화제가 되었다. 30대 여자[세입자]가 건물주와 수여 달 동안 집 문제로 말다툼이 있었다. 그러다 어제 그녀[세입자]가 가게로 자동차를 돌진해 들어가 그곳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이 장면이 뉴스에 그대로 방영되었다. 그 장면을 보면서 충동조절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사람이 살면서 마음 조율[미움→용서로]이 쉽지 않다. 하지만 나 혼자 사는 것도 아닌데, 내 욕심대로, 내 욕망대로 충동대로 살 수 있는 세상인가!?
당나라 때, 유명한 선사 마조(709∼788)가 지나다 제자 석공 혜장(생몰미상, 사냥꾼 출신)을 보고 물었다.
“무엇을 하느냐”
“소[牛]를 돌보고 있습니다.”
“어떻게 돌보고 있느냐?”
“한 번이라도 어리석거나 미혹한 데로 떨어지면 단번에 코끝을 잡고 끌어당깁니다.”
“너는 소 기르는 법을 제대로 알고 있구나.”
여기서 소는 인간이 제멋대로 하고자 하는 인간의 번뇌를 말한다. 곧 남을 미워하는 마음, 사람을 함부로 하는 만용, 자기 기만 등 모든 나쁜 생각과 행위를 말한다. 농경사회에서는 농부가 야생이나 다름없는 소를 잘 길들여야 한 해 농사가 잘 되는 법이다. 농부가 소를 잘 길들이는 것처럼, 사람은 악한 성품을 잘 다스려 인격 완성으로 나아가야 한다.
저 사람이 밉다고, 용서할 수 없다고, 나를 화나게 만들었다고 폭력을 행사하거나 피해를 끼쳐서는 안될 것이다. 앞의 세입자로 말한다면, 그 피해는 상대방과 자신, 그리고 자신을 둘러싼 가족들에게도 엄청난 피해를 끼친 것이다. 우리 삶에서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를 위해서 조율해야 할 부분은 ‘용서’라고 본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 미국 미네소타주에 본부를 둔 종합병원] 연구팀에 따르면, 용서하지 못하고 분노에 차 있을 때, 건강에 큰 문제가 발생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즉 다른 사람을 용서하지 못하고 미워하는 감정을 갖고 있으면 혈압과 심장박동 수를 높여 심장 혈관 건강을 해친다고 하였다.
또한 용서하지 못하는 감정은 ‘근육을 긴장시키고 감정 조절 능력을 떨어뜨려 신경계에도 나쁜 영향을 준다’고 하였다. 한편 반대로, ‘상대를 용서하면 마음이 편해지면서 긍정적인 사고를 하도록 뇌를 도와준다’는 것이다.
그러니 용서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그러면 어떻게 용서해야 하는가?
우선 내 마음이 괴롭고 상대를 미워하게 된 원인이 무엇인지 상황을 인식해야 한다. 즉 내 욕망대로 화를 내는 소[牛]가 왜 함부로 날뛰었는지 상황 파악을 하는 것이다.
결국 내가 화가 났지만, 상대방이 문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 문제임을 인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상대방을 용서하는 마음이 생긴다. 언젠가 자신도 어느 누군가를 화나게 했고, 용서받기를 원했던 경험을 떠올리면, 상대방에게 연민심이 생긴다. 용서는 상대를 위한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