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 스님] 동행同行
[정운 스님] 동행同行
by 정운 스님 2020.12.29
흑인에 관한 기록을 보면, 비참할 정도이다. 미국 사회에서 흑인 차별이 얼마나 심한지 흑인의 30%는 감옥을 다녀올 정도라고 한다. 이는 백인들이 흑인을 보는 잣대가 평가절하되고 있는 증거이다[흑인은 문제를 일으키고, 범죄를 저지른다는 관념을 갖고 있음].
또한 미국 사회에서는 흑인들이 맡은 일을 잘 하도록 만들려면 감시하며 위협하고 체벌을 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아무런 거리낌 없이 제기될 정도라고 한다. 수십여 년 전에는 흑인들이 들어갈 수 있는 식당도 정해져 있고, 버스도 앞자리에는 앉지 못하고 뒤편에 앉아야 하는 등 차별이 심각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미국에서 흑인만 차별받는가? 동양인 차별도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시작되면서 미국이나 유럽에서 동양인에 대한 경멸과 테러가 간간이 발생하고 있다. 이제는 그 반대의 이야기를 하나 하려고 한다.
어느 백인 귀부인이 기차를 타기 위해 종종걸음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귀부인은 어떤 사람과 부딪혀 들고 있던 쇼핑백을 떨어뜨렸다. 그 쇼핑백에서 물건들이 쏟아져 급하게 주워 담았지만, 자신이 타려고 했던 기차가 떠나버렸다. 부인은 화가 났지만 다음 기차를 타기로 하고, 구내 음식점에 들어가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샐러드 한 접시를 구입했다. 마침 포크가 없어 포크를 가지러 갔다가 돌아오니, 한 흑인 남자가 자신의 테이블에 앉아 샐러드를 먹고 있었다.
부인은 불쾌했지만, 마음을 편히 하고 나란히 앉아 음식을 나눠 먹었다. 샐러드를 다 먹은 후 흑인 남자는 두 잔의 커피를 주문해 부인에게 건넸다. 부인은 ‘남의 샐러드를 먹더니, 커피는 사줄 정도로 양심이 있네.’라고 생각하며 커피를 마셨다. 부인은 커피를 다 마시고, 기차를 타기 위해 식당에서 나와 걸었다. 몇 걸음을 걷고 생각하니, 깜빡 잊고 쇼핑백을 식당에 두고 왔음을 알아챘다.
당황한 부인이 다시 음식점으로 들어가 찾아보니, 방금 전에 흑인 남자와 앉아 샐러드를 먹었던 테이블 옆 테이블에 샐러드 한 접시가 들어 있는 쇼핑백이 있었다. 이 부인은 자신이 처음 앉았던 테이블로 착각하고, 흑인 남자의 음식을 함께 먹은 것이다. 게다가 그 남자에게 커피까지 얻어 마신 셈이다.
앞의 이야기는 Adam Davidson 감독의 단편영화 ‘The Lunch Date’의 내용이다. 수년 전에 교육방송에서 보았는데, 오랜만에 기억했다. 1989년에 발표되었으니,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영화이다. 그때라면 인종차별로 심각한 시대이다. 물론 영화에서는 인종차별만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지만, 백인 부인의 마음 씀씀이가 대견하다.
우리도 서구 유럽인들에게 차별을 당하면서 우리나라 사람은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인격적으로 평등하게 대할까? 저 귀부인처럼 행동할 수 있을까? 어느 인간인들 세상에 태어났을 때는 그 각자의 몫이 있는 법이요, 귀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또한 미국 사회에서는 흑인들이 맡은 일을 잘 하도록 만들려면 감시하며 위협하고 체벌을 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아무런 거리낌 없이 제기될 정도라고 한다. 수십여 년 전에는 흑인들이 들어갈 수 있는 식당도 정해져 있고, 버스도 앞자리에는 앉지 못하고 뒤편에 앉아야 하는 등 차별이 심각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미국에서 흑인만 차별받는가? 동양인 차별도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시작되면서 미국이나 유럽에서 동양인에 대한 경멸과 테러가 간간이 발생하고 있다. 이제는 그 반대의 이야기를 하나 하려고 한다.
어느 백인 귀부인이 기차를 타기 위해 종종걸음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귀부인은 어떤 사람과 부딪혀 들고 있던 쇼핑백을 떨어뜨렸다. 그 쇼핑백에서 물건들이 쏟아져 급하게 주워 담았지만, 자신이 타려고 했던 기차가 떠나버렸다. 부인은 화가 났지만 다음 기차를 타기로 하고, 구내 음식점에 들어가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샐러드 한 접시를 구입했다. 마침 포크가 없어 포크를 가지러 갔다가 돌아오니, 한 흑인 남자가 자신의 테이블에 앉아 샐러드를 먹고 있었다.
부인은 불쾌했지만, 마음을 편히 하고 나란히 앉아 음식을 나눠 먹었다. 샐러드를 다 먹은 후 흑인 남자는 두 잔의 커피를 주문해 부인에게 건넸다. 부인은 ‘남의 샐러드를 먹더니, 커피는 사줄 정도로 양심이 있네.’라고 생각하며 커피를 마셨다. 부인은 커피를 다 마시고, 기차를 타기 위해 식당에서 나와 걸었다. 몇 걸음을 걷고 생각하니, 깜빡 잊고 쇼핑백을 식당에 두고 왔음을 알아챘다.
당황한 부인이 다시 음식점으로 들어가 찾아보니, 방금 전에 흑인 남자와 앉아 샐러드를 먹었던 테이블 옆 테이블에 샐러드 한 접시가 들어 있는 쇼핑백이 있었다. 이 부인은 자신이 처음 앉았던 테이블로 착각하고, 흑인 남자의 음식을 함께 먹은 것이다. 게다가 그 남자에게 커피까지 얻어 마신 셈이다.
앞의 이야기는 Adam Davidson 감독의 단편영화 ‘The Lunch Date’의 내용이다. 수년 전에 교육방송에서 보았는데, 오랜만에 기억했다. 1989년에 발표되었으니,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영화이다. 그때라면 인종차별로 심각한 시대이다. 물론 영화에서는 인종차별만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지만, 백인 부인의 마음 씀씀이가 대견하다.
우리도 서구 유럽인들에게 차별을 당하면서 우리나라 사람은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인격적으로 평등하게 대할까? 저 귀부인처럼 행동할 수 있을까? 어느 인간인들 세상에 태어났을 때는 그 각자의 몫이 있는 법이요, 귀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